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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 IT업계, 손실 눈덩이로 공적자금 수혈

류성무 입력 2011. 11. 21. 15:46 수정 2011. 11. 21. 15: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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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산ㆍ구조조정 자구노력 '한계'

(타이베이=연합뉴스) 류성무 특파원 = 대만의 주력 산업인 IT 업계가 공적자금 성격의 국가발전기금을 지원받아 구조조정에 나서는 등 총체적인 위기를 맞고 있다.

대만의 자랑이던 첨단 업종들이 최근에는 '참혹한(慘) 업종'이라는 별명까지 얻었다.

당국이 서둘러 합병 등 구조조정 지원 방안을 마련하고 나섰지만 글로벌 경기둔화 상황과 맞물려 업종 침체 상황이 상당기간 지속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IT업종 누적 손실 6조원 = 21일 대만 경제부 등에 따르면 지난 1~3분기 LCD 디스플레이, D램, LED, 태양광 등 4대 IT 업종의 누적 순손실액은 1천500억 대만달러(약 6조원)에 달했다.

이 중 LCD 디스플레이 분야의 손순실액 규모가 1천억 대만달러(약 4조원) 규모로 가장 많았다. 상대적으로 상황이 심각하다는 의미다. 대만 당국이 우선 구조조정 대상으로 이 업종을 선택한 것도 이런 배경이다.

은행권은 금년도 IT 업계의 순손실 규모가 2천억 대만달러(약 8조원)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했다.

이에 따라 채권단이 잇따라 신규 대출을 억제하고 여신 심사를 강화하면서 해당 업체들의 자금난이 가중되고 있다.

대표적인 D램 업체인 NTC와 파워칩 등이 최근 자금난으로 '홍역'을 치렀다.

파워칩은 대만 당국이 막후에서 보증하는 형태의 의견서를 은행권에 제출하면서 대출 기한을 1년여 연장했다. NTC는 대주주 관계사가 새로 발행된 주식을 인수하는 방식으로 투자해 진통 끝에 운전자금을 마련했다.

◇"하청 의존, 근본 경쟁력 문제" = 대만 IT 업체들이 상대적으로 큰 타격을 받는 것은 먼저 구조적인 원인이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대만 IT업계는 해외 대형 메이커의 하도급생산에 의존하는 비율이 상대적으로 높다. 이렇다 보니 세계 경기가 둔화하면서 원청업체로부터의 생산 주문이 줄어 일차적으로 타격을 받게 된다는 분석이다.

중국시보 등 대만 언론은 최근 대만 산업의 근본적인 경쟁력 문제를 지적하는 사설을 잇달아 실었다.

독자적인 기술력 개발보다는 하청생산과 원가 경쟁력에만 의존하다 보니 시장 환경 변화에 대응하는 능력이 상대적으로 약하다고 꼬집었다.

은행권은 "시장에 대한 과도한 낙관적 전망이 공급이 수요를 초과하는 상황을 촉발했다"고 지적했다.

향후 IT업계의 경기에 대해서도 현재로선 비관적인 전망이 많다.

대만 최대 LED 업체인 에버라이트의 예인푸(葉寅夫) 회장은 최근 기자들과 만나 "내년 하반기 전에는 경기 회복이 어려울 것"이라고 예측했다.

◇감산·인력조정 자구노력 = 기업들도 인력감축, 무급휴가 실시 등 자구책 마련에 나서고 있다.

노동위원회는 지난 16일 현재 48개 기업이 5천513명을 대상으로 무급휴가를 실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들 업체의 대부분이 대만의 주력 산업인 IT 업종이다.

민간단체인 대만 전자전기정보업협회의 조사에 따르면 무급휴가에 들어간 인력이 이미 3만명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앞서 PC 제조사인 콴타와 인벤텍은 지난달 1천명과 400여명의 감원 계획을 밝혔다. 일부 기업들이 추가 정리해고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공개적인 감산을 결정하는 기업들도 속속 나오고 있다. NTC는 지난 3·4분기 10% 감산에 이어 4·4분기에도 추가 감산하겠다고 밝혔다.

대만 행정원은 "경기 신속 대응팀을 구성, 업계 동향과 은행권 자금 사정 등을 종합적으로 관찰하고 있다"면서 "앞으로 상당기간 어려움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tjd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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