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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200억 불법대출 이황희, 드러나는 '문어발 로비'

박진석 입력 2011. 12. 14. 00:40 수정 2011. 12. 14. 1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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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박진석] 고양종합터미널 시행사 대표 이황희(53·구속 기소)씨가 금융감독원·감사원·국세청 관계자들과 구청장 3명에게 전방위 금품 로비를 벌였다는 정황이 검찰에 포착됐다. 이에 따라 이씨의 정·관계 로비 의혹이 유동천(71·구속 기소) 제일저축은행 회장의 로비 의혹과 함께 저축은행 비리 수사의 양대 축이 될 것으로 보인다.

 저축은행 비리 합동수사단은 금감원 수석검사역 출신인 토마토저축은행 감사 신창현(53)씨가 이씨와 에이스저축은행 전무 최재건(52·구속 기소)씨로부터 수억원을 받은 정황을 포착하고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 혐의로 신씨를 13일 체포했다. 이씨는 검찰 조사과정에서 "에이스저축은행의 불법대출 사실을 숨기기 위해 2005년부터 최근까지 신씨에게 1억원 이상을 줬다"고 진술했다. 검찰은 신씨가 최씨로부터도 1억여원을 받은 정황을 포착했다. 이씨는 또 "오랫동안 알고 지냈던 이자극(52) 전 금감원 부국장에게도 수시로 금품을 줬다"고 진술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전 부국장은 부산저축은행 측으로부터 1억여원을 받고 저축은행 부실을 눈감아준 혐의로 구속 기소돼 지난달 말 1심에서 징역 6년형을 선고 받았다. 이 전 부국장은 이씨의 감사원 로비 의혹과도 관련이 있다. 앞서 이씨는 "이 전 부국장이 부산저축은행 부실감사 의혹 때문에 감사원 감사를 받게 됐을 때 감사 무마를 위해 지인들을 통해 성모(57) 전 감사원 국장에게 5000만원을 줬다"고 자백한 바 있다.

 이씨가 구청장 3명에 대해 로비를 시도했다는 정황도 포착됐다. 최근 검찰에 소환된 이씨의 부하직원 등은 "이씨가 아파트 시행사업 인허가 등 편의 제공을 위해 지인들을 통해 서울 지역 구청장 2명과 인천 지역 구청장 1명에게 억대의 금품 로비를 벌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진술했다. 검찰은 이씨를 상대로 진위 여부를 확인하는 한편, 금품 전달자로 지목된 인사들을 소환해 실제 구청장들에게 돈이 전달됐는지 조사할 방침이다. 검찰 관계자는 "회사 전무인 박모씨 주도로 국세청 관계자에 대한 세금 감면 로비도 이뤄졌다"는 진술을 확보해 수사 중이다.

 에이스저축은행에서 모두 7200억원의 불법대출을 받은 혐의로 구속 기소된 이씨는 이 중 120억원으로 서울 강남지역의 나이트클럽을 인수하고 포르셰와 벤틀리 등 고급 외제차를 굴리는 등 호화 생활을 했다. 한 여자 연예인에게 BMW 승용차와 아파트 전세금을 지원하는 등 이른바 '연예인 스폰서' 역할을 한 것으로 밝혀지기도 했다.

 이로써 저축은행 구명 로비 의혹 수사는 크게 두 갈래로 진행될 전망이다. 현재 유동천 회장은 이명박 대통령의 사촌 처남인 김재홍(72·구속영장 청구) KT & G복지재단 이사장과 한나라당 이상득(76) 의원 보좌관 박배수(45·구속)씨 등에게 구명 로비용으로 각각 거액을 건넨 혐의가 드러나 수사를 받고 있다. 유 회장 수사는 합수단 중 대검 중수부 인력, 이씨 수사는 서울중앙지검 금융조세조사부 수사 인력 중심으로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박진석 기자 < kailasjoongan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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