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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NS가 만든 위안부 할머니 '희망승합차'

입력 2011. 12. 14. 14:51 수정 2011. 12. 14. 14: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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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무관심·기업 "회사 이미지 안 맞아" 후원 거절시민 힘으로 마련한 새 승합차 '눈길'

[세계일보]

"가난한 고등학생이라 친구들과 조금씩 모아서 보냈습니다. 조금이나마 할머니들께 도움이 됐으면 좋겠네요."(@dmd****)"잊고 사는 게 너무 많았네요. 할머니들께 죄송합니다. 작지만 크게 받아주세요."(@iro****)

14일 일본 대사관 앞에서 1000번째 수요집회를 여는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의 새 차 '희망승합차'를 마련한 것은 정부도, 기업도 아닌 일반 시민들이었다.

지난달 20일 '미디어몽구'라는 명칭으로 트위터에서 활발하게 활동하는 김정환씨는 위안부 할머니들이 이용하는 승합차가 낡고 잔고장이 많지만 바꿀 여유가 없다는 소식을 접했다.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에서 자동차 회사에 후원을 요청했지만 '회사 이미지와 맞지 않다'는 이유로 번번이 거절당한 것.

김씨는 처음에 승합차를 기부해줄 사람을 찾기 위해 트위터에 글을 올렸다. 그러자 "우리가 돈을 모아서 사 드리자"는 제안이 쏟아졌고 김씨는 지난달 22일 승합차 구입을 위한 계좌를 개설했다.

"1000만 원 정도 모이면 중고 승합차를 기부하려고 했습니다."

트위터 이용자들은 '희망 승합차' 모금 계좌를 쉴새없이 퍼 날랐고 기부자도 순식간에 늘어났다. 계좌를 개설한 지 하루 만에 500만 원이 모였다. 13일 기준으로 2000여 명의 시민들이 5500여 만 원을 기부했다.

김씨는 트위터 이용자들과 함께 '풀옵션'을 단 새 차에 할머니들이 편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보조 발판 등을 설치, 최고의 '희망승합차'를 마련할 수 있었다. 승합차는 서울 서대문구에 있는 쉼터 '우리집'에 기증하고, 나머지 금액은 쉼터 전세 대금 등으로 지원할 계획이다.

승합차에는 기부자의 이름을 모두 새겼다. 기부자의 이름은 '적은 금액이라 죄송해요', '화이팅' 등 익명도 많다. 김씨는 "할머니들이 어디를 가시든 우리가 함께한다는 걸 보여주고 싶었다"며 "일본 측도 이런 차를 보면 할머니들 뒤에 국민이 있다는 걸, 우리의 분노가 어느 정도인지 보여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씨는 내년에는 경기도 광주에 있는 또 다른 쉼터 '나눔의 집' 승합차를 위한 모금 운동도 할 계획이다.

직장인 김모(26·여)씨는 "수 많은 기부자들이 트위터에 남긴 글을 보면서 감격스러웠지만, 일본 눈치 본다고 차 한대 바꿔주지 못한 정부와 기업이 야속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이유진 기자 heyday@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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