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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N 종편, 시청률 반토막난 사연

고재열 기자 입력 2011. 12. 19. 09:47 수정 2011. 12. 19. 09: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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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편 생존 게임의 승자는 누가 될까? 종편 개국 전 마지막까지 개국 시점을 놓고 샅바싸움이 벌어졌다. JTBC가 12월1일 개국을 밀어붙이자 TV조선 측과 채널A 측에서 필사적으로 말렸다. 개국 준비가 덜 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JTBC 측이 끝까지 고집을 부렸다. 1980년 11월30일 정파된 TBC를 계승하기 위해서는 12월1일 개국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여기에는 속내도 있었다. 다른 종편사 채널과 출발 단계에서부터 차별화해서 종편과 경쟁하는 채널이 아닌 지상파와 경쟁하는 채널의 이미지를 만들기 위한 것이었다. 뚜껑을 열어보니 종편 4사 중 JTBC가 가장 앞서기는 했다. AGB닐슨미디어리서치 자료에 따르면 JTBC는 다른 종편사들을 멀찌감치 따돌리고 드라마를 중심으로 프라임타임대를 형성하고 있다.

그러나 아직까지 압도적인 파괴력은 보여주지 못했다. < 빠담빠담 > < 발효가족 > 등의 드라마를 선보였지만 시청률은 1%를 넘는 정도였다. 지상파 드라마와 비교하면 새 발의 피다. 앞부분을 보지 않으면 중간에 시청자가 유입되지 않는 드라마 특성상 특별한 이슈를 만들어내지 않는 한 JTBC가 반등을 이뤄내기는 쉽지 않으리라 보인다.

ⓒ뉴시스 종편 4사의 초반 판세는 JTBC과 TV조선이 앞서고 있다는 평가다.

종편사 중에서 가장 빨리 망할 것이라는 예상이 나왔던 동아일보의 채널A에 대해서는 우려했던 것보다는 프로그램이 잘 나왔다는 반응이다. 문제는 시청률이다. 채널A는 JTBC 수준의 편성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시청률이 절반밖에 나오지 않았다. 타 종편사의 한 간부는 "채널A는 애매한 방송이다. 구색도 갖췄고 프로그램도 괜찮은 편인데 시청률이 안 나온다. 편성 전략이 없기 때문인 것 같다. 앞으로도 계속 헤맬 것 같다"라고 평했다.

종편 관계자들은 JTBC와 채널A가 각축하고 TV조선과 MBN이 경쟁할 것으로 예상한다. 예능과 드라마에 기반한 종편 모형이라는 점에서 JTBC와 채널A가 비슷하고 뉴스와 시사·경제 프로그램에 기반한 종편 모형이라는 점에서 TV조선과 MBN이 비슷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두 채널끼리 준결승전을 치르면서 종편 최종 승자가 결정되리라 보인다.

준결승전의 초반 판세는 예능·드라마 모형에서는 JTBC가 채널A에 압도적인 우위를 보이고 있다. 채널A는 JTBC와 비슷한 편성을 하고도 시청률은 절반밖에 나오지 않았다.

뉴스와 시사·경제 모형에서는 TV조선이 MBN을 빨리 따라잡았다고 평가된다. 10년 이상 케이블 채널을 운영했던 MBN을 TV조선이 단숨에 추격할 수 있었던 비결로는 충성도 높은 신문 독자가 꼽힌다. 사실 TV조선은 가장 준비되지 않은 종편이었다. 이는 시청률 상위 10위 프로그램 중 2편이 영화( < 가문의 위기 > < 웰컴 투 동막골 > )였다는 것에서도 알 수 있다. 급한 대체 편성이 많았다. JTBC의 한 관계자는 TV조선에 대해 "이건 종편이 아니다. 그냥 프로그램 중간 유통업자일 뿐이다"라고 폄훼하기도 했었다.

그러나 JTBC와 채널A가 90% 정도 패를 보여준 상황인 데 비해 TV조선은 70% 정도밖에 패를 꺼내지 않은 상황이라는 반론도 있다. 더욱이 TV조선은 처음부터 2등 전략이었다. 1등(JTBC)의 행보를 보고 단계적으로 추격하겠다는 전략이었다. 단 2등에 익숙하지 않은 문화로 인해 내분이 일기도 했다. '중앙 종편에 질 수밖에 없는 이유'라는 내부 보고서가 작성되기도 했다. TV조선 윤석암 편성실장은 "단계적인 편성 전략을 쓸 예정이다. 시청률이 저조할 때 카드를 함부로 쓰는 것은 위험하다. 먼저 기반을 다지고 서서히 추격할 예정이다"라고 했다. JTBC 측에서는 TV조선이 드라마를 정규 편성하면 만만치 않은 적수가 될 것으로 우려한다.

MBN, 기존 시청자를 버렸다

지난 17년 동안 케이블TV 채널을 운영했기 때문에 종편사 중에서 가장 알찬 장사를 할 것이라는 평가를 받았던 MBN은 현재 종편사 중에서 가장 확실하게 손해를 보았다. 11월까지 평균 시청률이 0.5% 정도로 케이블 채널 중에서 상위권이었던 MBN은 종편 개국 후 시청률이 0.3%대로 떨어져 반토막났다.

MBN의 실패는 특화된 시청자 층을 겨냥하는 케이블TV 편성 전략을 버리고 무리하게 전체 시청자를 겨냥하는 편성을 했다가 기존 시청자도 잃은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지난 8월 수해 보도 이후 경쟁사인 YTN을 제치기까지 했던 MBN의 시청률이 하락한 것에 대해 한 MBN 기자는 "MBN은 경제뉴스라는 특화된 강점이 있었다. 돈 때문에 이 채널을 보던 사람들이 오락 프로그램을 보면서 웃을 정신이 있겠나"라고 꼬집었다.

1991년 SBS는 6개월 이상의 시험 방송을 거쳐 개국했다. 당시에는 케이블TV가 없어서 대안도 없었다. SBS가 < 모래시계 > 를 통해 KBS, MBC와 어깨를 나란히 하는 지상파 방송사로 자리를 잡기까지는 5년이 걸렸다. 종편사 채널들이 자리를 잡을 때까지 과연 버틸 수 있을지, 결과가 주목된다.

고재열 기자 / scoop@sisa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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