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지훈은 왜 그렇게 스스로를 괴롭혀야만 했나[인터뷰]

2011. 12. 20. 0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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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 짧은 듯 긴 시간이었다. "눈 한 번 감았다 떴더니 3년이 지나 있다"지만 배우 주지훈은 아직까지 제대를 실감하지 못한다고 말했다.

쏟아지는 카메라 플래시 앞에 서서야 실감이 난다는 그는 공식석상에서도 인간 주지훈과 스타 주지훈의 경계에 서있는 듯 했다.

"남들 다 가는 군대"라곤 하지만 그의 입대는 조금 특별했다. 2009년 뮤지컬 '돈 주앙' 이후 마약 파문으로 활동을 잠정 중단, 집행유예를 선고받은 뒤 이듬해 영장을 받고 곧바로 군 입대한, 사연 많은 입대였다.

순간의 실수로 어쩌면 겪지 않았어도 될 풍파를 만난 그는 '스타' 타이틀을 잠시 내려놓고 '인간' 주지훈으로 돌아갔다.

군 생활은 주지훈에게 무엇보다 신체 건강을 채워줬다. 워낙 호리호리하던 체격이었던 그는 군대에서 규칙적인 생활을 하며 10kg이나 쪘다. "원래 디스크가 있었는데 살이 찌니 허리가 너무 아프더라고요. 그래서 살을 빼게 됐죠." 8~9개월에 걸쳐 다이어트를 통해 원상복구 하고 나니 "몸은 군대 가기 전보다 건강해진 것 같다" 한다. 군악대 활동은 까마득하게 길게만 느껴졌을지 모를 시간을 조금이나마 위로해 준 소중한 경험이다.

제대하고 보니 어느덧 서른이다. 지인의 표현을 빌리자면 어느 순간에나 솔직했던 그이기 때문일까. 주지훈은 2년 전 마약 사건에 대해서도, 서른이 된 현재의 마음에 대해서도 솔직하게 털어놨다.

"팬들 그리고 가족들에게 평생 갚을 수 없는 빚을 졌다는 거, 알고 있습니다. 오랜만이라 웃고는 있지만 사실 제가 웃는 게 웃는 게 아니에요.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시간인데, 미안함 죄송함 모든 감정들을 버무려 내린 결론은 지금보다 더 열심히 해서 좋은 연기를 보여드리는 것 밖에 없다고 생각합니다."주지훈은 "어떤 사죄나 보답을 해야 한다면, 본인이 가장 잘 할 수 있는 것으로 하는 게 보답이라 생각한다"며 "뮤지컬뿐 아니라 어떤 무대에서도 데뷔 때보다 더 열심히 할 것이다. 의지가 아닌, 그렇게 이미 변해있다. 정말 최선을 다 해 할 것이다"고 말했다.

"이제 서른이 됐는데. 많이 달라진 것 같기도 해요. 예전엔 좀 더 확신이 있었고, 방향을 정해놓고 달려가는 게 있었죠. 지금도 어리지만 그 땐 더 어렸고, 목표라는 걸 굉장히 중요하게 생각하는 강박관념이 있었는데 지금은 좀 더 세상을 넓게 보게 됐고, 세상에 대한 관심도 더 많이 생겼어요." 그를 믿고 기다려 준 팬들에 대한 마음도 한결 여유로워졌단다. "예전에는 뭐랄까. 연기만 하고 싶었어요. 그 땐 나이도 어렸고 경험도 부족해 집중력이 부족했던 것 같은데, 지금은 팬들에게 더 편하게 웃어줄 수 있게 된 것 같아요." 군 복무 기간 동안 1년여 정도 전 소속사가 정리돼 홀로 지냈던 그는 지하철을 타고 다니며 출퇴근을 했다.(그는 상근예비역이었다). 이전에도 혼자 잘 다니는 편이었지만 군대 가면서 더 일상적인 일들을 접하게 됐단다.

뮤지컬 '닥터 지바고'로 컴백을 앞둔 지금 그는 부단히 스스로를 괴롭히고 있다. "이렇게 하지 않아도 된다는 걸 이성적으론 알고 있지만, 그게 감성적으로 잘 안 되더군요." 단순히 불안감 때문이 아닌, 모델로서 무대 위에 서는 동안 그리고 (군 복무 등 공백기를 뺀) 3년여 동안의 연예계 생활에서 자연스럽게 체화된 성격이다. "늘 주인공을 맡게 된다는 건 행복한 일이지만 한편으론 두려운 일이기도 하죠. 나 스스로 혹은 주위 사람의 평가를 통해 성취감을 얻는 단계도 밟지 못한 채, 평가를 받게 되니까요. '궁' 때 느낀 건데, 아무리 주인공이 신인이라 해도 대중은 아무도 그를 신인으로 봐주지 않더라고요." 그래서 주지훈은 매사 "목숨 걸고 했다". "목숨 걸고 해도 본전이더라고요. 그렇다 보니 그게 제 성격이 된 거죠. 남들이 볼 때는 되게 행복해 보이고, 아, 물론 실제로도 행복하죠. 내게 이런 기회 온다는 것 자체가 감사하죠. 하지만 빛이 밝으면 그림자가 지잖아요."'닥터 지바고'를 컴백작으로 택한 가장 큰 이유는 대본에 공감했기 때문이란다. "유리 지바고는 의사이자 시인이고, 전쟁을 겪으며 군의관으로 활동한 인물이죠. 어릴 적 몰락한 귀족 출신으로 인생의 풍파가 많은 인물입니다. 공감 가는 부분이 많아요." 점점 유리 지바고의 내면 깊이 들여다보게 되기 때문일까. '풍파'는 요즘 그의 머릿속을 채우고 있는 화두다. "모든 사람들은 자기만의 배를 띄우고 인생을 살아가잖아요. 저 역시 어느 날 하루아침에 데뷔한 것부터 시작해 버라이어티 한, 고저가 큰 일을 겪었으니까요. 극적이고 큰 사건 속의 일상, 그 일상에서 느끼는 사랑과 소중함을 많이 느꼈습니다. 단지 글 속에 써있는 장치에 국한된 게 아닌, 좀 더 핵심을 파악할 수 있게 준비하려 합니다." 공교롭게도 주지훈은 뮤지컬계에서 내로라하는 가창력을 지닌 홍광호와 더블 캐스트다. 그 스스로도 "엄청나다. 남자가 보는데도 감동적이고 설렌다" 평할 정도니 부담감이 아예 없진 않겠으나, 그럼에도 주지훈은 "차별화에 대한 두려움은 없다"고 말했다.

"배움에 있어서만큼은 자존심이 별로 없는 편이에요. 기존의 다른 작업을 통해 내가 이끌어낼 수 있는 시너지가 있을 것이고, 내가 못 하는 부분은 배워야죠. (홍)광호와 동갑내기 친구인데, 나 말고 아무한테도 노래 안 가르쳐줄걸요? 하하." 뮤지컬 '닥터 지바고'는 오는 2012년 1월27일부터 6월3일까지 샤롯데씨어터에서 공연된다.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박세연 기자 psyon@mk.co.kr/사진=강영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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