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백두혈통' 부각 위해서 잦은 성지순례

이용욱 기자 입력 2011. 12. 22. 22:11 수정 2011. 12. 23. 0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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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일 국방위원장은 지난 2년간 중국을 4차례나 방문했다. 김 위원장의 잦은 방문은 3대세습 체제를 인정받으려는 것이란 관측이 나왔고, 2010년 8월과 2011년 5월 방중 때는 그런 의도가 두드러지게 드러났다. 중국의 경제개방 성과를 시찰하는 데 집중했던 이전 방중 경로와는 달리, 김일성 주석의 항일항쟁지를 잇달아 방문한 것이다. '백두혈통'의 정통성을 과시하려는 행보라는 분석이 나왔다.

2010년 8월 방중 때 김 위원장은 권력승계를 염두에 둔 듯 김 주석의 항일활동지역을 잇달아 찾았다. 북한식 '성지순례'를 한 것이다. 김 위원장은 방중 첫날인 26일 지린성 지린시를 찾아 김 주석의 모교인 위원(毓文)중학교와 베이산(北山) 공원을 둘러봤다. 베이산 공원은 김 주석이 1920년대 말 공원 내 약왕묘 지하실에서 동료들과 함께 조선공산주의청년동맹을 결성한 곳이다. 김 위원장은 이곳에서 혁명열사릉과 혁명열사기념관을 참관한 것으로 전해진다.

김 위원장은 28일엔 하얼빈에 도착해 김일성 항일유적지 등을 방문했다. 29일엔 하얼빈에서 조선과 중국의 공산당이 항일 공동투쟁을 위해 결성한 동북항일연군의 기념관을 참관했다. 김 주석은 동북항일연군 제1로군 2군 6사장을 거쳐 이후 제1로군 2방면군 지휘관을 지냈다. 김 위원장은 30일엔 헤이룽장성 무단장(牧丹江)에 들렀다. 무단장은 동북항일연군이 1930년대 활동했던 주무대다.

김 주석과 최현·서철·오백룡·임춘추·안길·최용건·김책 등 북한 정권 수립의 주역들이 모두 이곳에서 항일투쟁을 벌였다. 헤이룽장 조선민족출판사는 1997년 김 주석의 무단장 지역 활동을 소개한 137쪽짜리 < 김일성의 목단강 시절 > 이라는 책 2000부를 한정 발행하기도 했다.

김 위원장은 지난 5월20일 방중 때도 '세습 행보'를 했다. 20일 새벽 북·중 국경지대에 있는 투먼에 도착해 몇 시간 휴식을 취한 뒤 곧바로 지난해 8월 방중 때 찾았던 무단장으로 다시 이동했다. 베이산 공원을 참배한 김 위원장은 공원에서 차로 1시간 거리인 징보후(鏡泊湖)도 둘러봤다고 한다. 김 주석은 생전에 이곳을 자주 들렀으며, 마오쩌둥(毛澤東) 중국 주석에게 직접 고기를 잡아줬다는 일화도 있다. 그래서 북한은 북·중 혈맹의 뿌리가 이곳에서 시작됐다고 상징성을 부여한다. 당시 '김정은 동행설'이 나왔지만 확인되진 않았다.

전문가들은 두 차례의 방문을 두고 3대 세습의 정통성을 부여하기 위한 '성지순례'라고 해석했다. 김정일 정권의 정통성의 뿌리인 김일성 항일 민족운동 유적지를 돌아봄으로써 '김일성-김정일-김정은'으로 이어지는 3대세습에 백두혈통의 정통성과 정당성을 부각하려는 의도가 담겼다는 것이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김 위원장이 죽기 전에 김일성 주석의 항일운동 행적을 살펴봄으로써 자신이 못다 한 주석의 유훈을 계승자인 아들 김정은이 반드시 이루도록 하겠다는 전의를 다진 행보가 아닌가 생각된다"고 말했다.

< 이용욱 기자 woody@kyunghyang.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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