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매일경제

착한 '트친 봉사단' 위안부 할머니 쉼터에 도배해 드려야겠어요

입력 2011. 12. 23. 17:07 수정 2011. 12. 23. 20:23

기사 도구 모음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o i

번역할 언어 선택
글자 크기 조절 레이어

순식간에 160명 지원…도배비용도 십시일반 600만원이나 모여"새집에 이사온 듯"할머니들 모처럼 활짝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이 생활하고 계시는 쉼터 '우리집'에서 도배가 한창 진행 중입니다. 트위터에서 준비한 크리스마스 선물이죠. '트친 자봉단(트위터 친구들 자원봉사단의 줄임말)'이 구슬땀을 흘리고 있어요."(@medi******) "국가가 할 일을 국민이 하네요. 응원 리트윗(RTㆍ재전송)!!!"(@k16****) 23일 오전 10시 서울 서대문구 충정로에 있는 위안부 피해자의 쉼터 '우리집'.

자원봉사자 10명은 264㎡(약 80평) 크기의 2층짜리 건물 벽에서 낡은 벽지를 모두 뜯어내고 새것으로 도배를 하느라 바쁘게 움직이고 있었다.

올겨울 들어 가장 추운 이날 위안부 할머니에게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타고 '산타클로스'가 찾아왔다.

이들은 트위터를 통해 모인 '트친(트위터 친구)'이다. 최근 일본 정부에 위안부 피해자에 대한 사과와 손해배상을 요구하는 1000번째 수요집회가 열린 것을 계기로 지난 18일 일요일부터 매주 봉사활동을 하기로 했다. 당시 눈에 들어온 건 곰팡이가 슬어버린 누런 벽지였다. 2003년 이사를 온 뒤 한 번도 도배를 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트위터 아이디 '미디어 몽구'는 "크리스마스 선물로 할머니들께 도배를 해드려야겠다"며 트친들을 모았다.

SNS에 글을 올리자 생면부지의 160명이 지원해 10명으로 추렸다. 도배에 필요한 비용도 트위터를 통해 십시일반으로 600만원이나 모았다.

도배를 끝낸 주방의 바닥 청소를 하던 유재은 씨(26ㆍ여)는 "트위터 글을 보고 무작정 참여했는데 조금이라도 할머니께 도움이 돼드릴 수 있어 뿌듯하다"며 "앞으로 매주 쉼터를 방문해 할머니들의 말동무를 해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쉴 새 없이 가구를 옮기던 임태근 씨(28ㆍ고려대 미술사학 4학년)는 "위안부 할머니들을 위해 해준 게 아무것도 없어서 대학생인 내가 뭘 할 수 있을까 고민하다가 트위터에 올라온 글을 보고 바로 지원했다"며 "직접 와보니 환경이 너무 열악해 마음이 아팠다. 이런 봉사라면 100번도 더하고 싶다"고 말했다.

위안부 할머니들은 "새집에 이사한 것 같다"며 박수를 쳤다. 김복동 할머니(86)는 "승합차에 이어 너무 큰 크리스마스 선물을 받았다"며 "젊은 친구들이 바쁜데도 이렇게 애써줘서 정말 고맙다"며 활짝 웃었다.

손영미 쉼터 소장은 "자원봉사자들이 도와주는 모습이 너무나 보기 좋다. 이분들이야말로 정말 대단한 사람들"이라며 엄지를 치켜세웠다. 트친들의 활약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최근 일본대사관 앞에 세워진 평화비인 소녀상이 추울까봐 모자와 목도리를 둘러준 것도 이들이다.

얼마 전 위안부 할머니들의 이동수단인 승합차가 10년이 넘도록 문도 잘 안 닫히고 운행 중 멈추는 등 문제가 많자 지난달 11월 중순부터 이달 14일까지 23일간 트위터를 통해 모금활동을 벌여 1939명에게서 5930만8284원을 모은 뒤 11인승 '희망승합차'를 선물하기도 했다.

이들은 앞으로 매주 5명씩 조를 짜서 일요일마다 봉사활동을 계속할 계획이다. 트위터를 통해 모금한 뒤 쓰다 남은 돈은 모두 봉사활동에 사용하기로 했다. [임영신 기자 / 전경운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포토&TV

    이 시각 추천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