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중앙일보

잘 불지 않는 떡국, 비밀은 생선 비늘의 콜라겐

박태균 입력 2012. 01. 20. 00:04 수정 2012. 01. 20. 05:28

기사 도구 모음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o i

번역할 언어 선택
글자 크기 조절 레이어
약대 나온 발명가 윤규형 게놈앤메디신 대표

"설날을 앞두고 끓인지 두세 시간이 지나도 거의 퍼지지 않은 떡국을 만들었어요."

 설날 때 빠질 수 없는 떡국. 바로 먹으면 맛있지만 시간이 좀 지나면 떡이 불어 터진다. 약대 출신 발명가 윤규형(55·사진) 게놈앤메디신 대표는 떡국·짜장면·생면·칼국수 등 각종 면류 음식이 금세 불지 않도록 하는 비법을 개발해 지난달 특허 출원했다.

 밀가루에 생선(도미) 비늘에서 얻은 콜라겐을 0.5% 가량 넣었더니 쫄깃한 맛이 오래 보전된다는 것이다.

 윤 대표는 "동물성 단백질의 일종인 콜라겐이 탄수화물(면류의 주성분) 간의 결합력을 탄탄하게 한 덕분일 것"으로 풀이했다. 콜라겐은 식품 내 수분이 외부로 빠져나가는 것을 막아주는 효과를 갖고 있다.

 그가 콜라겐에 매료된 것은 2000년대 초부터다.

 "콜라겐은 피부 진피 층의 70%를 이루며 주름 개선과 피부노화 억제를 돕습니다. 세포와 세포사이를 연결하는 고리사슬 같은 역할을 하며 관절·연골에 탄성을 주어 충격 흡수에도 유익해요."

 콜라겐은 주로 돼지 껍질(돈피)·소 껍질(우피)·생선 껍질(어피) 등 동물의 껍질에서 얻는다. 이렇게 추출한 콜라겐은 분자량(크기)이 크고 격자 모양이어서 피부 등에서 잘 흡수되지 않는다. 그래서 눈을 돌린 것이 생선 비늘이다.

 "생선 비늘의 99%는 콜라겐입니다. '콜라겐 덩어리'인 셈이죠. 게다가 생선 비늘의 콜라겐은 분자량이 작고 층(層) 모양이어서 얇고 작게 가공하기 쉽습니다. 당연히 피부나 소화관에 잘 흡수됩니다. 생선 껍질에도 콜라겐이 들어 있지만 비린 맛이 남는 것이 흠이죠."

 - 생선 비늘에서 얻은 콜라겐엔 비린 맛이 없나.

 "있다. 그래서 비린 냄새를 제거했다."

 - 콜라겐은 물에 잘 녹지 않는데.

 "맞다. 기존의 콜라겐은 물에 녹는 온도가 우리 체온보다 높은 40도여서 사람 몸에 거의 흡수되지 않았다. 반면 생선 비늘에서 얻은 콜라겐(자사 제품)은 8.5도에서 물에 녹아 흡수가 쉽다. 고분자 물질을 저분자로 쪼갠 것이 콜라겐의 수용성(水溶性)을 높인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막연히 '건강, 특히 피부 건강에 이로울 것"으로 생각하는 콜라겐이지만 아직 정부(식품의약품안전청)가 인정한 건강기능식품 원료 리스트엔 포함되지 않았다. 막대한 비용이 드는 인증 비용을 중소기업이 감당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남자에게 좋은데, 정말 좋은데 말로 표현할 수도 없고…"라는 TV광고 카피가 가슴에 더 와 닿는다고 한다.

 윤 대표는 생선 비늘에서 얻은 콜라겐을 각종 면발에 적용해봤다. 하나같이 맛이 더 쫄깃쫄깃해지고 잘 불지 않았다. 떡·찹쌀떡 등에도 콜라겐을 넣어 봤다. 만 하루가 지나도 딱딱해지지 않고 물컹함을 유지했다. 콜라겐을 첨가하면 빵에 비해서 빨리 굳어지는 떡의 단점을 극복할 수 있다. 그는 식품회사에 '콜라겐 라면'을 만들자고 제안하는 등 상품화에 나서고 있다.

박태균 기자 tkpark@joongang.co.kr

Copyrightⓒ중앙일보 All Rights Reserved.

포토&TV

    이 시각 추천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