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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부러진 화살'로 재조명..'석궁테러 사건'이란?

신정원 입력 2012. 01. 22. 16:48 수정 2012. 01. 22. 16: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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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신정원 기자 = 법정 실화극 '부러진 화살'(감독 정지영)이 심상치 않은 흥행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가운데 이 영화의 모티브가 된 2007년 '석궁 테러 사건'이 재조명을 받고 있다.

석궁 테러 사건은 교수 재임용에서 탈락한 김명호(55) 전 성균관대 조교수가 복직소송을 벌이다 2007년 1월 패소하자 당시 재판장이던 박홍우 당시 서울고법 부장판사(현 의정부지법원장)에 석궁을 쏜 사건이다.

김 전 교수는 총포·도검화약류 등 단속법 위반, 집단·흉기 등 상해죄 등을 적용받아 징역 4년형에 처해졌다. 그는 4년간 복역을 마치고 지난해 1월24일 만기 출소했다.

◇김명호 교수, 재임용 탈락 법적 다툼…계속된 敗

법원 등에 따르면 김 전 교수는 1991년 3월1일 성균관대 이과대학 수학과 조교수에 3년 임기로 임용돼 근무하다 1993년 3월1일 재임용됐다.

그러다 1995년 1월 대학별 고사 수학 출제문제에 오류가 있다는 주장을 제기했고, 같은 해 부교수 승진대상자였음에도 불구하고 10월 교수 승진에서 탈락했다.

이에 김 전 교수는 "대학 및 교육부 인사관리지침 상 승진임용요건을 충족했음에도 불구하고 대학 측이 부당한 평가를 해 승진에서 탈락시켰다"며 부교수 지위 확인 소송을 제기했다.

그러나 1996년 결국 재임용 탈락이 확정됐고 이듬해 항소와 상고도 기각됐다.

당시 서울중앙지법 민사27부(부장판사 장준철)는 "대학 총장이 조교수로 임용된 자를 부교수로 승진 임용하는 행위는 단순한 승진발령 행위가 아니라, 부교수인 교원을 새로 임용하는 것으로서 새로운 신분관계를 설정하는 행위"라며 "이같은 승진 임용 행위가 있었던 때라야 비로소 피임용자에게 부교수의 지위가 발생한다고 봐야 한다"고 판단했다.

대법원 1부(주심 서성 대법관)도 "임용기간이 만료된 자를 다시 임용할 지 여부는 결국 임용권자의 판단에 따른 재량행위에 속한다"며 "임용권자에게 해당 교원을 승진임용할 의무가 있다고 볼 수 없다"고 판시했다.

그러나 김 전 교수의 지루한 법정 다툼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그는 2005년 교수직위확인 소송을 또 다시 제기했다.

하지만 결과는 다르지 않았다. 서울중앙지법 민사23부(부장판사 이혁우)는 "재임용 거부 결정이 위법한 것이거나, 피고에게 주어진 재량권을 일탈·남용한 것으로서 무효임을 전제로 한 김 전 교수의 사건 청구는 모두 이유가 없다"며 대학 측의 손을 들어줬다.

서울고법 민사2부(부장판사 박홍우)와 대법원 2부(주심 박일환 대법관)도 "김 전 교수의 청구는 모두 이유가 없어 기각한다"며 원고 패소 판결한 1심과 2심의 판단과 맥을 같이 했다.

◇"석궁테러 사건, 사법부에 테러…중대 범죄"

이 과정에서 2007년 1월12일 박 부장판사의 항소심 판결이 나온 뒤 사흘만인 같은 달 15일 이른바 '석궁 테러사건'이 발생했다.

재판부에 따르면 김 전 교수는 2006년 11월10일 40만원을 주고 구입한 석궁과 화살로 1주일에 1회 정도 수십발씩 쏘는 연습을 했다.

또 다음 달 28일부터 이듬해 1월11일까지 박 판사의 거주지인 서울 송파구 잠실동 모 아파트를 7번 찾아가는 등 범행현장을 사전답사했다. 8만원을 주고 구입한 회칼 1개도 석궁가방에 넣어다녔다.

김 전 교수는 1월15일 박 부장판사가 거주하던 아파트 현관 승강기 앞에서 석궁 1개를 장전한 채 귀가하던 박 판사에게 항소 기각 이유를 묻는 등 재판 결과에 불만을 품고 석궁 한 발을 발사했다.

이에 김 전 교수는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집단·흉기 등 상해) ▲총포·도검·화약류 등 단속법 위반 ▲명예훼손 ▲정보통신망 이용 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위반(명예훼손) 등의 혐의로 검찰에 기소됐다.

형사 재판으로 넘겨진 뒤 1심을 담당했던 서울동부지법 형사1단독 김용호 판사는 2007년 10월15일 "법치주의의 최후 수호자인 사법부가 재판 결과에 따라 불법적인 위해를 당할 가능성을 현격하게 증대시킨 중대한 범죄"라며 김 전 교수에 징역 4년을 선고했다.

석궁 테러 의혹에 대해선 "김 전 교수는 자신의 주장에 반하는 재판 결과에 불만을 품고 판사들에 대해 명예를 훼손하거나 모욕하는 1인 시위를 하고, 인체에 치명적인 상해를 가할 수 있는 흉기인 석궁을 미리 구입해 연습까지 한 다음 재판장의 자택을 찾아가 귀가하던 판사를 석궁으로 쐈다"고 혐의를 인정했다.

화살이 복부 근육층까지 침투해 전치 3주의 부상 등을 입혔고 고의성이 인정된다는 것이다. '범행에 사용된 화살 1발'이 제출되지 않았던 점을 들어 증거능력을 인정해선 안된다는 김 전 교수 측의 주장은 인정되지 않았다.

이후 2007년 11월부터 2008년 3월까지 항소심 공판이 5차례에 걸쳐 열리는 등 치열한 법정 공방이 이뤄졌다.

그러나 항소심을 맡은 서울동부지법 형사1부(부장판사 신태길)와 상고심을 맡은 대법원 3부(주심 이홍훈 대법관)가 각각 원심의 판단을 인정, 김 전 교수는 4년간 복역을 해야 했다.

한편 영화에서는 다른 화살에서 혈흔이 발견되지 않은 점과 박 판사에게 발사됐다는 화살의 행방, 박 판사의 와이셔츠에 혈흔이 없었던 점 등을 들며 증거 조작 논란을 제기하고 있다.

이 때문에 실제 재판 내용과 영화 속 픽션과의 경계선상에서 관객과 사법부가 위험한 줄다리기를 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사법부에 대한 대중의 공분이 쏟아지면서 '제2의 도가니'로 확산될 가능성도 내놓고 있다.

jwshin@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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