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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현의 자유 후퇴.. SNS 선거 푼 헌재 맞나"

입력 2012. 02. 23. 10:43 수정 2012. 02. 23. 1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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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김시연 기자]

진보넷, 언론개혁시민연대, 참여연대 등 시민단체는 23일 오후 종로구 재동 헌법재판소 정문 앞에서 방통심의위 통신 심의 및 시정 요구에 대한 헌재의 합헌 결정을 규탄했다. 서울고등법원을 통해 위헌법률심판제청을 이끌어냈던 최병성 목사(맨 왼쪽)가 헌재 규탄 발언을 하고 있다.

ⓒ 김시연

[최종신: 23일 오후 5시 30분]

"표현의 자유 후퇴... SNS 선거 푼 헌재 맞나"

'인터넷 표현의 자유' 확대 추세를 사실상 뒤집는 헌재 결정에 이날 방청석을 메웠던 시민단체 활동가들은 실망과 우려가 뒤섞인 반응을 쏟아냈다.

진보넷, 언론개혁시민연대, 참여연대, 언소주 등 시민단체는 23일 오후 종로구 재동 헌법재판소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날 방통심의위 인터넷 심의에 대한 헌재의 합헌 결정을 규탄했다.

최병성 목사 법률대리인인 장주영 법무법인상록 대표 변호사는 "민주 사회의 핵심적 기본권인 표현의 자유 제한은 최소한에 그쳐야 하고 명확한 법적 규정으로 해야 하는데도 방통심의위는 모호한 규정으로 시정 요구 권한을 남용해 왔다"면서 "헌재가 여기에 제동을 걸길 바랐는데 오히려 인터넷 표현의 자유를 사문화시킨 실망스런 판결이라고 개탄했다.

또 장 변호사는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는 인터넷 심의 제도의 위헌적 요소를 인정해 위헌법률심판을 제청한 서울고등법원 견해와도 배치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행정법원을 거치지 않았다는 이유로 헌법소원 '각하' 결정을 받은 이태봉 언소주 회원은 "헌재는 9인 전원 합의부에서 결정해야 하는데 야당 추천 재판관이 빠져 1석이 공석이 상황에서 중요한 결정을 한 것에 의구심이 든다"면서 이날 헌재 결정 시점 자체에 의혹을 제기했다.

'표현의 자유' 오락가락 판결에 시민단체 '의구심'

장여경 진보넷 활동가는 "헌재가 2002년 6월 불온정보 단속에 대해 위헌 결정할 때와 달리 이번엔 '건전한 통신윤리'가 명확하고 과잉금지도 아니라고 결정했다"면서 "헌재가 10년 만에 후퇴한 것이 아닌지 의구심이 든다"고 꼬집었다.

한 참가자 역시 "작년 연말 (SNS 선거운동 금지 위헌 결정 때는) 인터넷의 장점을 그렇게 강조하더니 오늘은 규제를 많이 해야 한다고 해 과연 재판관들이 제대로 된 생각을 갖고 있는지 의구심이 든다"고 비판했다.

이에 전상현 헌재 헌법연구관은 "SNS 선거 운동 관련 판결은 선거 운동의 자유, 정치적 표현의 자유가 기본 원칙이며 예외적으로 제한해야 한다는 것"이라면서 "이번 결정은 정치적 의사 표현이 아닌 사회 질서나 도덕률에 반하는 정보가 인터넷에 유통되는 것을 심의하고 시정 요구하는 것이어서 방향이 다르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밝혔다.

전 연구원은 "(방통심의위) 시정 요구를 지키지 않는다고 바로 제제나 처벌이 들어가지 않고 그 다음 단계로 이행 명령 불응 시 처벌 규정이 있어 (직접적인 표현의 자유 침해로 보기엔) 약하다고 판단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영선 언론개혁시민연대 대외협력국장은 "미네르바법과 인터넷선거운동 금지 위헌 결정으로 혹시나 하고 왔는데 역시나 였다"면서 "방통심의위는 오늘 헌재 결정에 부화뇌동해 올해 선거 과정에서 정치적 심의, 표적 결정을 해선 안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지난해 12월 6일부터 방통심의위 앞에서 SNS 등 인터넷 심의 중단을 촉구하는 1인 시위를 진행해온 이들 시민단체들은 앞으로 관련 법 개정과 방통심의위 해체에 계속 힘을 싣기로 했다. [2신: 23일 오후 2시 35분]

헌재, 방통심의위 통신심의 시정요구 '합헌'

헌법재판소가 23일 오후 2시 대심판정에서 방송통신심의위원회 인터넷 심의 관련 위헌 심판 결정 내용을 발표하고 있다. 조용환 헌법재판관 후보자 임명동의안이 국회에서 부결돼 재판관 9명 가운데 8명 체제로 진행됐다.

ⓒ 김시연

헌법재판소(소장 이강국)는 23일 오후 재판관 5(합헌) 대 3(위헌) 의견으로 '방송통신위원회의 설치 및 운영에 관한 법률' 제 21조 제 4호가 '합헌' 결정을 했다. 이는 최병성 목사가 방통심의위의 '쓰레기 시멘트' 관련 포털 다음 게시글 삭제에 맞서 지난해 2월 서울고등법원을 통해 위헌법률심판제청을 신청한 데 따른 것이다.

방통심의위는 '건전한 통신윤리의 함양을 위하여 필요한 사항으로서 대통령이 정하는 정보의 심의 및 시정요구'를 규정한 해당 법률에 따라 통신 심의를 통해 인터넷 게시글 차단을 포털 등에 요청해왔다.

"'표현의 자유'보다 불건전 정보 규제 '공익' 더 중요"

헌재 다수 재판관은 "'건전한 통신윤리'라는 개념이 다소 추상적이기는 하나 우리 사회가 요구하는 최소한의 질서 또는 도덕률을 의미한다고 볼 수 있고, 정보통신영역의 광범위성과 빠른 변화 속도를 감안할 때 함축적 표현이 불가피한 면도 있으므로, 명확성 원칙, 나아가 포괄위임입법금지 원칙이나 과잉금지 원칙에 위배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특히 "이 법률조항은 불건전 정보에 대한 규제를 통해 온라인 매체의 폐해를 방지하고 전기통신사업의 건전한 발전을 도모하기 위한 것으로 입법 목적의 정당성이 인정"된다면서 "인터넷 정보의 복제성, 확장성, 신속성을 고려할 때 시정요구 제도를 통해 건전한 통신윤리의 함양이라는 공익을 보호할 필요성은 큰 반면, 정보 게시자의 표현의 자유에 대한 제한은 해당 정보의 삭제나 해당 통신망의 이용 제한에 국한되므로 법익 균형성도 충족한다"고 밝혀 '표현의 자유'보다 '불건전 정보 규제'란 공익을 앞세웠다.

"건전한 통신윤리, 행정기관이 확정하기 어려워"

반면 김종대 송두환 이정미 재판관은 "법률유보원칙 및 포괄위임입법금지 원칙에 위배되어 위헌"이라고 반대 의견을 밝혔다.

송두환 재판관은 "입법자가 표현의 자유를 제한하는 시정요구 제도를 하는 데 있어 시정요구의 상대방, 내용, 효과에 대해 법률에 명확히 규정하거나 구체적으로 범위를 정하여 대통령령에 위임하였어야 한다"면서 "방통심위위의 직무 하나로 '정보의 시정요구'를 규정하는 것은 법률유보 원칙에 어긋난다"고 밝혔다.

또 "어떠한 표현 행위가 '건전한 통신윤리'의 함양에 필요한 사항인지에 관한 판단은 사람마다의 가치관, 윤리관에 따라 크게 달라질 수 있고 행정기관으로서 그 의미 내용을 객관적으로 확정하기 어렵다"면서 포괄위임금지원칙에 위반한다고 밝혔다.

합헌 결정이 나온 직후 최병성 목사는 "있을 수 없는 결정"이라면서 "이미 서울고등법원에서 위헌이라고 판단해서 제청한 건데 헌재에서 정권의 안위를 위해 봉사한 것으로 볼 수밖에 없다"고 반발했다.

한편 헌재는 방통심의위가 국가행정기관인지 민간기관인지 논란에 대해 "심의위의 설립, 운영, 직무에 관한 내용을 종합하면 공권력 행사의 주체인 국가행정기관"이라고 규정하고 '시정요구'에 대해서도 "단순한 행정지도로서의 한계를 뛰어넘어 규제적 구속적 성격을 갖는 것으로서 헌법소원 또는 항고소송의 대상이 되는 공권력 행사"라고 밝혔다.

언소주 헌법소원은 각하... 정보통신망법 불법정보 규정도 '합헌'

이날 헌재는 언론소비자주권국민캠페인(언소주) 회원들이 지난 2008년 7월 같은 방통위설치법 등에 대해 방통심의위를 상대로 제기한 헌법 소원은 직접성이 없거나 보충성이 없다는 이유로 재판관 전원 일치로 각하했다.

다만 정보통신망법 제44조 7 제1항 제9호 불법정보 부분('그밖에 범죄를 목적으로 하거나 교사 또는 방조하는 내용의 정보' 등에 대해서는 역시 재판관 5(합헌)대 3(위헌)으로 합헌 결정을 했다. 앞서와 마찬가지로 김종대 송두환 이정미 등 세 재판관은 언소주 회원이 헌법소원이 제기한 정보통신망법 조항은 명확성 원칙 및 과잉 금지 원칙을 위반하여 표현의 자유를 침해한다고 반대 의견을 냈다.

[1신: 23일 오전 10시 40분]

'쓰레기 시멘트' 편든 '통신심의' 막 내리나

참여연대가 지난해 12월 3일 오후 서울 세종로 방송통신위원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의 SNS와 모바일 앱 심의 전담팀 구성 철회를 요구하고 있다.

ⓒ 선대식

국가의 잣대로 포털 글들을 임의로 삭제해온 '인터넷 검열'이 도마에 올랐다.

헌법재판소는 23일 오후 2시 방송통신심의위원회 인터넷 심의 제도 위헌 여부를 결정한다. 2010년 12월 이른바 '미네르바법(허위통신죄)' 위헌 결정과 지난해 12월 '인터넷 선거운동 금지(공직선거법)' 한정위헌 결정에 이어 헌재에서 '인터넷상 표현의 자유'를 보장하는 전향적인 결정이 나올지 주목된다.

< 오마이뉴스 > 시민기자인 최병성 목사가 다음 블로그에 올린 '쓰레기 시멘트' 글이 발단이 됐다. 방통심의위가 2009년 4월 한국시멘트협회 쪽 요구를 받아들여 시멘트 제조 과정의 문제점을 지적한 글들을 삭제 조치(임의조치)하자 최 목사는 서울행정법원에 소송을 제기해 '행정처분 취소' 판결을 이끌어냈다.

서울고등법원은 한 발 더 나가 지난해 2월 '방송통신위원회의 설치 및 운영에 관한 법률(방통위설치법)' 제21조 제4호가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고 과잉금지의 원칙, 포괄위임입법금지 및 법률유보의 원칙 등에 위배될 수 있다며 헌재에 '위헌법률심판'을 제청했다. (관련기사: 인터넷 '국가검열' 위헌성 불지핀 시민기자)

해당 법률은 '전기통신회선을 통하여 일반에 공개되어 유통되는 정보 중 건전한 통신윤리의 함양을 위하여 필요한 사항으로서 대통령이 정하는 정보의 심의 및 시정 요구' 할 수 있다고 규정해 방통심의위에서 포털 등을 상대로 인터넷 게시물을 삭제하도록 하는 근거가 돼왔다.

'조용환 임명 동의 부결'로 헌재 8명 체제 파행 운영 변수

이에 앞서 언론소비자주권국민캠페인(언소주) 회원들도 2008년 7월 방통심의위가 포털 다음에 '조중동 광고 불매 운동' 게시물 삭제 요구 결정을 하자 헌법소원을 제기했다. 당시 언소주 회원들은 방통위설치법뿐 아니라 정보통신망법(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제44조의7 제1항 제9호 '그밖에 범죄를 목적으로 하거나 교사 또는 방조하는 내용의 정보'라는 규정과 관련 정보통신윤리심의규정 또한 명확성의 원칙과 과잉금지의 원칙에 위배된다고 지적했다.

이날 헌재 결정에 따라 방통심의위 '인터넷 심의' 존폐가 달려있어 파장이 클 전망이다. 다만 조용환 헌법재판관 후보자 임명 동의안이 국회에서 부결되면서 헌재가 파행 운영 중인 게 변수다. 위헌 정족수는 헌법재판관 9명 가운데 2/3인 6명이어서 3명이 합헌 결정을 해도 위헌이지만, 8명 체제에선 2명만 합헌 결정을 해도 위헌 결정을 할 수 없다. 더구나 그 모자란 1표가 상대적으로 진보적인 야당 추천 몫이란 것도 문제다.

진보넷, 참여연대 등 시민단체는 지난해 12월 6일부터 목동 방통심의위 건물 앞에서 통신심의 폐지를 요구하는 1인 시위를 매일 벌이고 있다. 이들 단체는 "방통심의위는 지난 2008년 발족한 이후 수많은 인터넷 검열을 자행해 왔다"면서 "특히 지난해 SNS 등 뉴미디어 심의를 강행해 국민들의 분노를 자아냈고 유엔 표현의 자유 특별보고관과 국가인권위원회도 방통심의위의 통신심의를 폐지할 것을 정부에 권고했다"면서 헌재의 위헌 결정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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