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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누리 공천 내홍] '쇄신' 갈 길 바쁜데.. 박근혜號 양대 축 '삐거덕'

입력 2012. 02. 27. 18:59 수정 2012. 02. 27. 2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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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누리당 내 친이명박계와 친박근혜계 갈등이 4·11 총선을 앞두고 이번에는 공직후보자추천위원회와 비상대책위의 정면충돌 양상으로 재현되고 있다.

27일 오전 9시부터 국회에서 비공개로 진행된 비대위 전체회의는 처음부터 공천위의 1차 공천자 명단에 대한 비대위원들의 성토가 이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상돈 비대위원 등이 'MB(이명박) 정부 실세 퇴진론'을 다시 꺼내며 "이재오 의원과 윤진식 의원을 공천해선 안 된다"고 주장했다는 것이다.

회의 시작 때 잠시 참석했다 옆방으로 나와 있던 정홍원 공천위원장은 오전 10시쯤 다시 들어가 비대위원들의 반발에 적극 맞섰다. 그는 전날 비대위가 "공천자 명단을 사전보고하라"고 요구한 것에 매우 불쾌해하고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정 위원장은 비대위원들의 공격에 "(이재오 의원은) 도덕성에 아무런 문제가 없고 지역구에서의 경쟁력에서도 그만한 인물이 없다"고 반박했다고 한 참석자는 전했다. 그러나 김종인 비대위원까지 이 위원 주장에 동조하며 친이계 공천에 대한 반대 목소리를 높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래도 정 위원장은 "우리가 확정한 명단을 추호도 바꿀 수 없다"고 버텼고 다른 외부 비대위원 4명이 다시 가세해 '비대위 의결 후 발표'를 요구했다. 당 내부 비대위원 일부도 절차를 지키라고 요구했다.

하지만 정 위원장은 회의 중간에 자리를 박차고 나와 전격적으로 1차 공천자 명단을 언론에 공개했다. 못을 박으려는 의도인 셈이다. 정 위원장은 브리핑에서 기자들이 "어찌 된 것이냐"고 묻자 다소 격앙된 목소리로 "우리는 우리대로, 비대위는 비대위대로 논의하는 것이지"라고 말했다. "갈등이 있었느냐"는 질문에는 "아니, 그게…"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

비대위원들은 정 위원장이 명단을 발표하는 동안 회의를 계속해 단수지역 공천자 전원에 대해 재의를 요구하기로 결의했다. 이 과정에서 한 비대위원은 "공천위가 마음대로 발표하는 게 절차상 맞느냐. 공천위원들은 누가 임명했느냐"고 따지며 흥분했다는 후문이다.

정 위원장은 이 소식이 알려지자 즉각 공천위원 전원을 소집했다. 비대위의 재의 요구 시 공천위가 3분의 2 이상 의결로 원안을 확정할 수 있다는 당헌·당규에 따라 1차 공천자 명단을 확정하기 위해서였다. 공천위는 위원 10명 가운데 9명이 참석해 전원 합의로 공천명단을 재의결해 버렸다.

정 위원장은 재의결 뒤 "(공천위와 비대위가) 의견은 다를 수 있지만 갈등이라는 표현은 적절치 않다"고 말하면서도 비대위와 관계없이 앞으로 공천작업을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친이계 공천을 둘러싸고 당내 양대 축이 화합은커녕, 갈등만 증폭시키자 일각에선 '박근혜호(號)의 쇄신' 전체가 물거품이 될 수 있다는 걱정의 목소리도 나온다.

더욱이 이번 갈등이 단순히 이재오 윤진식 두 친이계 의원 공천 문제에서 비롯된 것이 아니라 공천위 권한을 둘러싼 근본적인 시각차에 따른 것이어서 추가 공천 과정에서도 다시 폭발할 가능성이 다분하다는 관측이다. 한 친박계 중진 의원은 "비대위는 비대위대로 자신들의 입장에 공천위가 따라야 한다 하고 공천위는 권한만 내세우는 꼴"이라며 "박근혜 위원장의 양팔이 돼야 할 두 조직이 서로 뭉쳐도 총선 승리가 어려운데, 지금처럼 분열해선 안 된다"고 말했다.

신창호 기자 procol@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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