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새누리당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이 28일 "박근혜 비대위원장의 태도가 굉장히 모호하다"고 비판한 뒤 박 위원장에게 사의를 밝혔다. 다른 비대위원들도 전날 이재오 의원 공천 결정 과정에서 비대위가 무력화됐다며 집단행동을 논의 중이어서 여당 내 갈등이 깊어지고 있다.
김 위원은 경향신문과의 통화에서 "비대위 회의에서 표결을 했는데 (정홍원 공천위원장이) 회의 중에 나가서 발표하는 식의 당 운영은 용납하지 못한다"며 "단시일 내에 내 입장을 정리하겠다. 내 할 일은 끝났다"고 말했다.
그는 이날 오전 비대위 정책쇄신분과 회의에 참석해 "오늘 마지막 회의라고 생각한다. 나의 소임은 이것으로 그친다"고 말했다.
김 위원은 회의에서 박 위원장을 정면 공격했다. 그는 "어제 같은 회의는 이해가 안 간다. 미리 각본을 정해놓은 걸 뭐하러 회의를 하는가. 박 위원장 의중은 공천위원회 의중과 같은 거 아닌가"라며 "공천 1차 내용을 보니깐 방향이 잘못됐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 위원의 '반기'에는 친이계 핵심인 이재오 의원 공천에 반대한다는 뜻이 담겼지만, 전날 공천위가 비대위 결정을 4시간 만에 뒤집은 행동에 대한 불만도 깔린 것으로 해석된다. 이 과정에 박 위원장의 의지가 담겼다고 보는 것이다.
다른 비대위원들도 '식물 비대위'로 남아 있을 수 없다며 동참할 의사를 내비쳐 집단행동 가능성도 예고되고 있다.
이상돈 비대위원은 경향신문과의 통화에서 "비대위가 우스워진 게 아니라 당이 우스워졌다"며 "여러 가지 고민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비대위원도 "(대응 문제를) 이야기하고 있는 중"이라고 전했다.
박 위원장은 서울 여의도에서 열린 2012 핵안보 정상회의 개최 기념 국제학술대회 참석에 앞서 비대위와 공천위 갈등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오늘은 좀…"이라며 언급을 피했다. 권영세 사무총장은 기자간담회에서 비대위와 공천위가 위상·권한 문제로 충돌한 데 대해 "당헌·당규상에도 그렇고 공천위에서 결정되면 (비대위 보고에 앞서) 바로 발표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 임지선 기자 vision@kyunghyang.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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