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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법사찰, 초기부터 늑장 압수수색 '부실수사'.. 장 전 주무관 폭로로 재수사 주목

조미덥 기자 입력 2012. 03. 05. 03:01 수정 2012. 03. 05. 0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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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리실 불법사찰 사건과 관련한 증거인멸에 청와대가 개입했다는 관련자의 진술이 나오면서 검찰이 수사를 다시 벌여야 할지 모르는 상황에 처했다.

검찰의 민간인 불법사찰 수사는 시작부터 '부실수사' '봐주기 수사'라는 의혹을 받았다.

서울중앙지검은 2010년 7월5일 특별수사팀을 꾸려 수사에 착수했다. 하지만 나흘이 지난 같은 달 9일에야 국무총리실 공직윤리지원관실에 압수수색을 나갔다. 수사팀이 발표되자마자 강제수사에 나서는 통상의 수사에 비해 매우 더뎠다.

검찰 관계자는 "공무원들이 조직적으로 증거를 인멸하리라고 생각하기는 힘들었다"고 했다. 그러나 공직윤리지원관실에서는 특별수사팀이 꾸려진 5일 이미 '이레이저'라는 프로그램으로 컴퓨터의 하드디스크를 지우고 있었다. 장씨는 청와대 민정수석실과 검찰이 사전에 압수수색 날짜를 조율했으며, 검찰이 증거인멸이 이뤄진 것을 알고 있는 상태에서 압수수색에 들어갔다는 정황도 제기했다. 부실수사의 각본을 짜는 데 검찰도 개입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수사 발표 당시 신경식 서울중앙지검 1차장은 "수사에서 필요한 것은 다 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그렇게 보기에는 미심쩍은 부분이 많다.

검찰은 최종석 당시 청와대 행정관이 장 전 주무관에게 '대포폰'을 건넸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최 전 행정관이 장 전 주무관의 직속상관이었던 진경락 과장과 여러 차례 통화한 기록도 있었다. 장 전 주무관에게 이를 캐물었으면 최 전 행정관의 혐의가 드러났을 터이지만 검찰은 최 전 행정관을 용의선상에서 제외했다. 그리고 증거인멸 혐의로 진 전 과장과 장 전 주무관만 기소했다.

청와대 행정관에 불과한 최 전 행정관에게 서울시내의 한 호텔에서 방문조사를 하는 혜택을 준 것도 상식에 어긋난다. 검찰이 청와대로 이어지는 윗선을 애초에 차단하고 수사를 한 것 아니냐는 의문이 나오는 이유다.

결국 검찰은 두 달간이나 수사를 벌이고도 불법사찰은 물론 증거인멸에 대해서도 배후는 전혀 밝혀내지 못하고, 총리실 직원들만 사법처리하는 것으로 수사를 끝냈다.

<조미덥 기자 zorr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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