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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카드4, 현대카드 제로 베껴" 소송 예고

금원섭 기자 입력 2012. 03. 26. 03:21 수정 2012. 04. 02. 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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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인율 등 카드 서비스 놓고 법적 다툼 하는 건 업계 처음 8년간 이어온 브랜드 경쟁, CEO 자존심 싸움까지 번져 삼성의 '인력 빼가기' 논쟁도 신경전 불 붙는데 한몫

비(非)은행계 카드 1위 자리를 놓고 공방하고 있는 삼성카드와 현대카드가 마케팅을 둘러싼 신경전을 넘어 법적 소송 전초단계에 진입했다.

25일 현대카드 관계자는 "삼성카드가 현대카드의 특화(特化) 서비스를 표절한 것에 항의하고 시정되지 않으면 법적 조치를 하겠다는 취지의 내용증명 우편을 26일 발송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내용증명은 재판에서 증거로 사용될 수 있기 때문에 이를 발송한 것은 소송을 예고하는 것이다.

작년 11월 현대카드는 업계 최초로 전월(前月) 사용액, 할인한도, 할인횟수, 가맹점 등에 제한 없이 '무조건 0.7% 할인' 혜택을 주는 '현대카드 제로'를 출시해 히트를 쳤다. 이달 중순 삼성카드가 '어디서나 무조건 알아서 0.7% 할인'을 앞세운 '삼성카드4'를 내놓자 현대카드는 "경쟁사 히트상품을 무차별적으로 베꼈다"며 반발했다.

그동안 카드업계에서는 신상품 베끼기를 이유로 소송까지 나간 전례가 없었다. 할인·포인트적립 등 서비스 내용이 법적 권리로 보호되지 않기 때문에 재판을 걸어도 얻을 것이 없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대카드가 이번에 삼성카드를 향해 법적 조치를 공식 선언한 이유에 대해 카드업계에서는 "오랜 브랜드 경쟁과 CEO 자존심 싸움이 한 단계 악화한 것"으로 풀이하고 있다.

삼성카드와 현대카드는 지난 2003년 정태영 현대카드 사장이 취임, 공격적인 경영을 시작한 이후 8년간에 걸쳐 다양한 영역에서 한치의 양보도 없이 격돌해왔다.

최초 다툼의 시작은 2004년 현대카드의 신문광고. '삼성카드라는 라이벌이 있어 행복합니다'라는 문구에 삼성카드가 격분했다. 시장점유율로 삼성카드(17%)의 4분 1도 안 되는 현대카드(4%)의 비교 대상이 되는 것 자체가 불쾌하다는 것이었다. 삼성카드는 '광고 자제'를 요구했고 현대카드는 광고를 내렸다. 당시 카드업계에선 "후발업체인 현대카드가 선두업체인 삼성카드를 상대로 '노이즈 마케팅'에 성공했다"는 평가가 나왔다.

5년 뒤 현대카드의 2분기 카드 취급액이 삼성카드를 처음으로 앞질렀다. 그 뒤 두 회사는 은행계인 신한·KB국민카드를 제외한 전업계 카드사 1위 자리를 놓고 엎치락뒤치락하고 있다.

작년 11월 '숫자카드' 공방은 삼성카드 최치훈 사장과 현대카드 정태영 사장 간의 CEO 자존심 싸움으로 확대됐다. 삼성카드가 카드 이름 뒤에 숫자가 붙은 '삼성카드2' '삼성카드3' 출시를 알리는 TV 광고를 내기 하루 전 현대카드 사장이 트위터를 통해 역시 숫자카드인 '현대카드 제로' 출시를 밝혔다. 삼성카드는 "최치훈 사장이 취임한 뒤 숫자카드로 브랜드 구축을 한다고 이미 밝힌 상황에서 현대카드가 뒤늦게 베끼기로 따라온 것"이라고 공격했다. 이에 대해 현대카드는 "정태영 사장이 2003년부터 영어 알파벳, 카드 색상, 숫자를 3대 기둥으로 브랜드 구축을 해왔는데 삼성이 기둥 하나를 빼내갔다"며 받아쳤다. 삼성카드가 숫자카드 출시에 앞서 브랜드 전략 담당으로 영입한 임원이 현대캐피탈 브랜드 팀장 출신이라는 사실을 두고 두 회사는 '인력 빼가기' 논쟁을 벌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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