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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신고 진위확인하는데만 2시간 날렸다

윤정아기자 입력 2012. 04. 10. 14:01 수정 2012. 04. 10. 1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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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 10시50분 신고받고도 신고자 신원 확인하느라 새벽 1시까지 조치안해

경기 수원에서 벌어진 엽기적 살해사건의 희생자인 20대 여성이 112신고센터에 사건을 정확히 신고했는 데도 경찰은 신고의 진위를 확인하는 데만 2시간 이상의 시간을 날린 것으로 나타났다. 그 금쪽 같은 2시간여 동안 20대 여성은 서서히 죽음으로 내몰렸다.

10일 문화일보 취재 결과 경찰은 지난 1일 밤 10시50분쯤 처음 112신고를 받고도 허위신고일 수도 있다고 여겨 별 대응을 하지 않다 2일 오전 1시가 넘어 허위신고가 아닌 것을 확인한 뒤에야 수색 인력을 증원하는 등 뒷북 대처를 했다. 경기지방경찰청 등에 따르면 112신고가 접수된 후 경찰이 이 여성의 이름, 나이, 주소, 실제 거주지 등 신원을 파악하는 데에만 2시간10분이 걸린 것으로 확인됐다.

수원 중부경찰서는 112신고를 받고 '장난전화'임을 우려해 신고 지역 인근을 순찰 중이던 순찰차 6대와 형사기동대 1개팀만 투입했다. 신고 접수 1시간이 지난 자정에서야 당직 강력팀장은 과장에게 사건 내용을 보고했고, 오전 0시28분 경찰청을 통해 통신사에 긴급통신자료를 요청했다.

경찰은 이 여성의 주소지가 전북 군산지역으로 되어 있는 것을 확인하고 군산 경찰에 공조를 요청, 오전 0시55분 여성의 아버지 등 가족과 접촉했다. 이에 경찰은 오전 1시쯤 여성의 수원 거주지를 확인, 이 여성이 집 안에 없자 '진짜 신고'였음을 뒤늦게 확인했다. 당시 피해여성의 거주지는 이 여성이 112를 통해 지목했던 못골놀이터 인근, 사건 장소에서 약 800m 떨어진 곳이었다.

중부경찰서 관계자는 "성폭행 사건의 경우 허위 신고가 많아 매번 전 인원이 출동하는 데 한계가 있어 지휘관 판단에 따라 대처하고 있다"고 설명했지만, 경찰의 '늑장 판단'에 대한 비판은 피할 수 없게 됐다.

이와 함께 경찰의 보고체계도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서울지방경찰청의 경우 살인, 강도, 성폭력, 아동 실종 등 강력범죄에 대한 112신고가 접수될 경우 바로 관할지역 경찰서 형사과장, 강력계장에게 신고 내용이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를 통해 전달된다. 지휘부가 신속히 발생사건 내용을 전달받아 빠른 판단을 내려 경찰의 체계적인 대응을 유도하기 위한 시스템인 것이다. 하지만 경기지방경찰청 등 지방경찰청에는 이러한 시스템이 갖춰지지 않은 상태다.

윤정아·장병철기자 jayoon@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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