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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님 도박사건' 어떻게 세상에 나왔나

입력 2012. 05. 10. 20:40 수정 2012. 05. 11.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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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멸빈' 당한 스님의 고발…조계종 곪은 상처 터졌다

*멸빈: 승적박탈

종회의원 포함된 승려 8명49재 참석했다 억대 도박조계종 간부 6명 총사퇴

고발스님, 평소 총무원과 갈등최대 불교종단 내분 '속세로'

국내 최대 불교종단인 대한불교조계종이 스님들의 '도박 몰카' 사건으로 발칵 뒤집힌 가운데, 조계종의 내분이 '막장'으로 치닫고 있다며 개탄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10일 조계종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하면, 최근 전북 진안 금당사의 전 주지인 성호 스님이 승려 8명을 도박 혐의로 검찰에 고발한 사건은 성호 스님과 현 조계종 총무원과의 뿌리 깊은 갈등에서 터져나온 것으로 보인다. 2010년 조계종 호법부는 33대 총무원장 선거를 앞두고 당시 후보였던 자승 스님(현 총무원장)의 승적에 문제가 있다는 내용의 문서를 전국 주요 사찰에 뿌린 행위 등을 문제 삼아 성호 스님의 승적을 박탈(멸빈)했다. 이에 반발한 성호 스님은 징계무효 확인소송을 냈고, 지난해 8월 1심에서 승소한 상태다.

이후에도 성호 스님은 조계종 총무원을 상대로 잇따라 고소·고발을 했고, 성호 스님은 지난해 11월부터 조계사 앞에서 1인시위를 하며 자승 스님의 도덕성에 문제가 있다고 비판해왔다. 이 과정에서 이번 도박 사건에 등장하는 ㅌ스님과 폭행 시비 논란이 불거지기도 했다.

조계종 관계자는 "ㅌ스님이 도박을 하는 장면이 카메라로 찍혔다는 정보를 입수한 성호 스님이 문제제기를 하기 위해 언론에 공개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또다른 관계자는 "도박 당사자들은 모두 백양사 문중의 특정 파벌에 속한 이들"이라며 "몰카는 백양사 내부 알력다툼 과정에서 촬영된 것"이라고 전했다. 누군가 호텔방에 일부러 몰래카메라를 설치했다는 주장이다. 실제로 백양사는 전 방장 수산 스님의 열반 이후 새 방장 추대 문제로 심각한 내분을 겪고 있다.

동영상 입수 경위에 대해 성호 스님은 <한겨레>와의 통화에서 "우연히 한 사찰의 부처님 앞에서 동영상이 담긴 유에스비(USB)를 발견했다"며 "그동안 승려들 사이에서 도박이 다반사로 벌어진 나쁜 관행을 이번 기회에 바로잡아야 한다고 생각해 검찰에 고발했다"고 밝혔다.

앞서 성호 스님이 서울중앙지검에 낸 고발장을 보면, ㅌ스님 등 승려 8명은 지난 4월23일 저녁 8시부터 이튿날 아침 9시까지 전남 장성의 한 관광호텔 스위트룸에서 술을 마시고 담배를 피우며 13시간 동안 포커 도박판을 벌였다. 다음날 아침에 있을 백양사 전 방장 수산 스님의 49재에 참석하기 위해 모인 자리였다. ㅌ스님은 ㅈ사찰 주지 겸 조계종 중앙종회 의원이다. 중앙종회는 불교계의 국회의원에 해당하는 고위직으로, 중앙종회 의원은 중앙종회의 동의를 받지 않으면 교계의 호법부를 통한 징계가 불가능하다. ㅌ스님은 지난 5일 일신상의 이유로 사의를 표명했다.

조계종 총무원 관계자는 이날 <한겨레>와의 통화에서 "불미스러운 일이 발생한 데 대해 책임을 지는 차원에서 부·실장 등 간부 스님 6명이 총사퇴하기로 했다"며 "그러나 성호 스님이 제기한 총무원장 선거 무효 소송 등 나머지 6건은 모두 혐의 없음으로 결론나는 등 성호 스님이 불필요한 갈등을 일으킨다"고 말했다. 조계종 종정 진제 스님은 지난 9일 부처님 오신 날 봉축 기자회견에서 "시줏밥 먹을 자격이 없다. 먹물 옷 입을 자격도 없다"고 질책한 바 있다. 참여불교재가연대는 논평을 내어 "도박은 승속을 떠나 사회적으로 용납할 수 없는 문제이며 계획적으로 이뤄진 불법촬영 역시 도덕적으로나 법적으로 큰 문제"라며 "도박과 비밀촬영 모두 엄중한 처벌을 받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경미 황춘화 기자 km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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