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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억울한 옥살이 청년 "하루 100달러 배상" 요구

권훈 입력 2012. 05. 29. 03:21 수정 2012. 05. 29. 0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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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권 훈 특파원 = 미국에서 강간범으로 몰려 억울하게 5년 동안 감옥살이를 한 20대 청년이 주 정부를 상대로 옥살이 하루에 100 달러씩 물어내라는 소송을 내기로 했다.

28일 (현지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 지역 언론에 따르면 최근 강간범이라는 누명을 벗은 브라이언 뱅크스(26)는 변호사를 통해 거짓 증언으로 누명을 씌운 여성이 아니라 주 정부에 보상금을 요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뱅크스의 무죄를 입증하는데 힘을 쓴 시민단체 '캘리포니아 무죄 프로젝트' 소속 변호사이자 캘리포니아웨스턴 법과대학원 교수 저스틴 브룩스는 "캘리포니아주 법률에 따라 부당한 수감 기간 5년 동안 매일 100 달러씩의 보상금을 신청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지난 10년 동안 뱅크스의 인생은 한편의 드라마나 다름없었다.

2002년 16살이던 뱅크스는 이미 로스앤젤레스의 명문 사립대 USC에서 장학생으로 오라는 제의를 받을 만큼 촉망받는 고교 풋볼 선수였다.

그런데 어느날 같은 학교 여학생 워니타 깁슨이 뱅크스가 자신을 납치해 성폭행했다며 경찰에 신고하면서 뱅크스의 삶은 엉망이 됐다.

재판 과정에서 뱅크스는 변호사의 조언을 받아 들여 유죄를 인정하고 말았다.

피해자라는 깁슨의 주장을 반박할 증거를 찾지 못한 변호사는 결백을 주장하다 유죄 평결을 받으면 징역 41년형을 선고받게 되지만 유죄를 인정하면 징역 5년형에 그칠 것이라고 조언했다.

결국 유죄 인정을 선택한 뱅크스는 5년 동안 교도소에 갇혀 있었고 출소한 뒤에도 전자 발찌를 5년 동안 차고 다녀야 했다.

성범죄자의 신원을 공개하는 법률 탓에 취직도 할 수 없었다.

깁슨은 '교내에서 납치와 성폭행 사건이 발생하도록 주의 의무를 게을리 했다'면서 교육청을 상대로 소송을 걸어 150만 달러의 합의금을 받아냈다.

뱅크스의 결백도 극적으로 밝혀졌다.

뱅크스는 어느날 페이스북에서 깁슨에게 '친구 신청'을 받았다. 깁슨은 "지난 일은 지난 일"이라고 쪽지를 보냈다.

뱅크스의 요청으로 만난 깁슨은 거짓말한 사실은 인정했다. 하지만 검찰에 사실을 고백하지는 못하겠다고 말했다.

깁슨은 사실이 드러나면 교육청에서 받아낸 합의금 150만 달러를 되돌려줘야 할지도 모른다면서 뱅크스의 거듭된 요청을 거부했다.

다시 깁슨을 만난 뱅크스는 이번엔 몰래 대화 내용을 녹음했다.

녹음한 둘의 대화 내용에는 깁슨이 뱅크스에게 성폭행당했다는 신고가 거짓이었다는 고백이 담겨 있었다.

'캘리포니아 무죄 프로젝트'의 도움을 받아 뱅크스는 재심을 청구했고 검찰은 뱅크스가 녹음한 깁슨의 고백을 증거로 인정했다.

법원은 지난 24일 뱅크스가 무죄라고 최종 판결을 내렸다.

뱅크스는 "누명을 벗어 기쁘다"면서 어릴 때 꿈이었던 미국프로풋볼(NFL) 무대를 향해 다시 뛰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한편 거짓말로 뱅크스의 인생을 망가뜨리고 150만 달러의 거금을 챙긴 깁슨은 돈을 모두 탕진한 채 어렵게 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kh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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