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간 일주일밖에 못쉬었는데..기상 예보국장의 안타까운 죽음

2012. 6. 4. 1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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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장마비로 숨진 故 진기범 前국장 사연

지난달 초 급성심근경색(심장마비)으로 숨진 고(故) 진기범 전 기상청 예보국장(향년 55세)이 2009년 3월 11일부터 지난 1월 9일까지 기상청 예보국장 재직 시절 사용한 휴가는 일주일에 불과했다. 지난해 365일 중 실제로 출근한 날짜만 333.5일이다.

예보국장직에서 물러난 후 고위공무원 교육 파견으로 잠시 휴식 기간을 보내던 진 전 국장은 4월 7일 새벽 잠을 자는 도중 심장마비로 갑자기 세상을 등졌다.

진 전 국장은 1981년 연세대 천문대기과학과를 졸업한 후 교육 파견을 가기 전까지 30여 년간 예보정책과장, 광주지방기상청장을 거쳐 예보국장직을 맡으며 기상청에만 몸담아 왔다.

많은 기상청 직원들은 그래서 진 전 국장의 죽음을 과로사로 보고 있다. 폭우와 폭설로 가히 살인적일 수밖에 없었던 예보국장 업무량 때문이다.

기상청 예보국장은 단기ㆍ중기 예보, 주의보ㆍ경보 등 한반도 날씨 전망에 대한 전반적 업무를 모두 관할한다. 특보가 발령되는 비상근무 때는 24시간 동안 시시각각 변화 상황을 예보관들에게 보고받고 브리핑을 해야 하기에 한두 시간 이상의 수면은 생각하기 힘들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통상 예보국장 임기는 길어야 2년을 넘기지 않는다. 하지만 진 전 국장이 역대 최장 기간인 2년10개월간 예보국장을 역임한 이유는 악몽과도 같았던 지난해의 극단 기후 때문이었다. 하루가 멀다 하고 하늘이 변덕을 부리는 상황에서 예보국장 교체로 정상적인 예보에 차질을 빚지 않을까 하는 우려에 진 전 국장은 자리를 뜰 수 없었다.

2008년까지 단기 예보 정확도는 80% 중후반대였으나 진 전 국장이 맡기 시작한 2009년부터 2011년까지 3년 동안 예보 정확도는 평균 90%를 넘었다.

문제는 살인적인 업무 강도였다. 2010~2011년 겨울 기록적인 한파로 사나흘에 한 번꼴로 집에 들어가기가 다반사였다. 지난해 3월에는 동일본 대지진이라는 '업무 쓰나미'를 맞았다.

방사능 물질의 한반도 유입 우려 탓에 기류 상황을 수시로 체크해야 했다. 같은 해 여름에는 집중호우ㆍ태풍으로 석 달 중 한 달 반을 비상근무 체제에 돌입했다.

유희동 기상정책과장은 "지난해 여름 진 전 국장은 엿새 동안 집에 들어가지 못한 적도 있다"고 말했다.

한쪽 다리가 불편한 진 전 국장은 밤을 새울 때 퉁퉁 부어오르는 다리에 얼음찜질을 하고 파스를 붙여가며 일했다고 동료 직원들은 전했다.

하지만 진 전 국장은 아직 과로사 인정을 받지 못한 상태다. 교육 파견 기간 중에 세상을 떠났다는 이유다.

유 과장은 "진 전 국장의 죽음과 업무 연관성에 대한 자료를 충분히 준비해 순직을 인정받을 수 있도록 행안부와 협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미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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