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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사이비 인터넷 언론에 '협박 몽둥이' 쥐여준 네이버·다음

입력 2012. 06. 15. 23:39 수정 2012. 06. 18.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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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광고주협회가 14일 인터넷 포털사이트 '다음' 측에 기업들 약점을 잡아 협박을 일삼는 인터넷 매체들로 인한 피해를 막을 대책을 세워달라고 요청했다. 협회는 작년 11월 포털 '네이버' 측에도 같은 요청을 했었다. 협회는 일부 인터넷 매체들이 "포털에 기사를 올리겠다"며 가하는 협박 때문에 기업들이 울며 겨자 먹기식으로 광고·협찬비를 뜯기고 있다고 밝혔다.

사이비(似而非) 인터넷 매체들은 자기들 사이트만 갖고는 별 영향력을 행사하지 못한다. 기사를 써봐야 소비자들에게 노출되기 어렵기 때문이다. 그러나 사이비 매체가 생산한 뉴스가 일단 포털에 오르면 그 뉴스는 순식간에 증폭돼 퍼져나간다. 기사에 선정적인 제목을 달아 몇 사람이 집중적으로 클릭하는 방법으로 조회 수와 추천 수를 조작하면 '주요 기사'로 유포시킬 수 있다. 그래서 기업들은 포털과 제휴한 사이비 매체를 두려워하고 그들 협박에 굴복하고 마는 것이다. 네이버와 제휴한 매체는 270여 곳, 다음과 제휴한 매체는 600여 곳이다.

피해를 본 기업들이 포털이나 인터넷 매체를 상대로 소송을 하는 일은 드물다. 판결이 나오기까지 시간이 오래 걸리는 데다 시비를 다투는 과정에서 악의적 기사가 추가로 퍼져나갈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오너나 CEO와 관련된 기사의 경우 기업에선 사실 여부에 관계없이 우선 돈을 주고라도 기사를 막는 경우가 태반이다. 언론중재위를 이용하면 기사를 바로잡기까지 시간은 단축할 수 있지만 받아낼 수 있는 손해배상 금액은 그다지 많지 않다. 지난해 언론중재위의 손해배상 조정 평균액은 215만원으로, 2009년 359만원, 2010년 274만원보다 더 줄었다.

포털이 사이비 매체들에 기업을 협박하는 몽둥이를 쥐여줘서는 곤란하다. 포털들은 스스로 사이비 매체들이 제공한 기사의 신빙성을 심사하는 절차를 거치도록 해야 한다. 포털이 사이비 매체와 제휴를 맺는 단계에서 기사의 생산량과 품질(品質)에 관해 엄격한 조건을 붙이면 헐뜯기식 기사는 상당히 걸러낼 수 있을 것이다. 정부도 인터넷 언론 등록 기준을 강화하고 퇴출(退出) 요건을 마련해 사이비 매체들을 걸러낼 장치를 만들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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