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출 400억 가치는 4000억 "한컴, 땡큐"

2012. 6. 20. 1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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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국산 소프트웨어의 경제적 효과

공공기관서 한컴 사용 23만원 싸 절감액 1169억

MS오피스 소비자도 미·일 절반값에 사 2570억 아껴

매출 400억 존재가치는 4000억 "한컴, 살아줘서 고마워"

여러 해 전부터 '지금은 하드웨어가 아닌 소프트웨어 시대'라는 말이 회자돼 왔지만, 국산 소프트웨어 시장은 아직 미약하기만 하다. 특히 패키지 소프트웨어(독립된 상품으로 거래되는 소프트웨어)는 규모의 영세함 등으로 인해 디지털 콘텐츠나 인터넷 서비스 등에 비해 별로 주목받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국산 패키지 소프트웨어는 그 존재 자체만으로도 국민경제에 엄청난 도움을 줄 수 있다. 20일 아침 국회에서 열린 '미래 아이티(IT)강국 포럼'에서 그 생생한 사례가 소개됐다. 외환위기 직후인 1998년 마이크로소프트에 인수될 상황에 처했다가 온 국민의 응원 속에 진행된 '한글 살리기 운동' 덕분에 되살아난 한글과컴퓨터 이야기다.

■ 매출 400억원 한컴 오피스의 외화절감액은 10배

이날 포럼에서 노규성 부활아이티(IT)강국운동연합 상임대표(선문대 교수)는 '국산 패키지 소프트웨어 사례 분석과 육성 방안'이라는 발표문에서 '한컴 오피스'(아래아한글 등 한컴의 오피스 제품군 소프트웨어)의 존재가치(외화절감액)를 계산해 발표했다.

2010년 말 현재 우리나라의 오피스 소프트웨어 시장은 마이크로소프트(MS)의 '엠에스 오피스'가 82%를, 한컴 오피스가 18%를 점유하고 있다. 국내 인터넷 쇼핑몰에서 엠에스 오피스는 18만원에 판매된다. 미국과 일본에서는 각각 295.54달러와 2만4509엔에 판매되는데, 우리 돈으로 환산하면 35만원쯤 된다. 한컴 오피스의 시중가는 15만원가량이고, 정부 조달 가격은 11만9000원이다.

한컴 오피스의 1차적인 외화절감액은 비싼 엠에스 오피스 대신 한컴 오피스를 선택한 부문(주로 공공부문)에서 비롯된다. 한컴 오피스 한 해 매출액이 400억원임을 고려하고, 구매자들이 모두 35만원가량을 주고 엠에스 오피스를 샀다고 가정하면, 추가 지출액은 1169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계산됐다. 2차 외화절감액은 엠에스 오피스 이용자들 몫이다. 한컴 오피스라는 경쟁상품 때문에 엠에스 오피스는 우리나라(18만원)에서 미국이나 일본(35만원)의 거의 반값 수준에 판매된다. 우리나라 소비자들이 미국에서 판매되는 가격으로 엠에스 오피스를 샀을 경우 추가 지출액은 2570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결국 한컴 오피스는 매출액의 10배에 가까운 3739억원가량의 외화 절감 효과를 가져오는 셈이다.

어도비포토샵 맞설국산 이지포토는공공기관서 문전박대"SW생태계 회복 관심을"

■ "공공기관 적극적 구매로 경쟁력 키워나가야"

이날 포럼에서는 그래픽 소프트웨어인 '이지포토'를 만든 필소굿소프트의 사례도 소개됐다. 2009년 100% 국내 기술로 개발된 국산 포토샵 프로그램인 이지포토는 정부구매에서 우선권을 부여받는 지에스(GS) 인증을 받았으며, 지난해 말 현재 3만개(카피)가 팔려 1%의 시장점유율을 보이고 있다. 시장의 99%는 미국 어도비시스템이 내놓은 '어도비 포토샵'이 차지하고 있다.

노 대표는 어도비 포토샵 가격의 10분의 1 수준인 이지포토가 2010년 경찰청과 5억여원에 모든 컴퓨터에서 프로그램을 사용할 수 있도록 계약을 맺었는데, 이듬해엔 어도비 쪽이 절반 가격으로 경찰청 계약을 가져갔다고 소개했다. 국산 프로그램을 의식해 덤핑 수주를 했다는 것이다. 또 한국생산성본부에 이지포토를 어도비 포토샵처럼 그래픽 자격시험 과목으로 채택해 달라고 건의했으나 거절당했으며, 초·중등학교 방과후 수업 등에서 어도비 포토샵만 가르치는 행위와 관련해 업체 쪽이 교육부, 행정안전부, 지식경제부, 문화부 등을 찾아다녔으나 서로 내 일이 아니라며 미루기만 했다고 발표했다. 노 대표는 "기업이나 개인이 어려운 만큼 우선은 공공부문이 나서서 적극적으로 국산 소프트웨어를 구매해야 업체들이 최소한의 자생력을 갖게 된다"며 "여러 분야에서 국산 소프트웨어가 국내 시장을 지키고 있으면 외화 지출액도 크게 줄이고, 시장 생태계 회복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순혁 기자 hyu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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