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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3만원 운임 중 45만원 떼이는 '다단계 하청'에 질식

입력 2012.06.25. 20:30 수정 2012.06.26. 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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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화물연대 파업 돌입

대형 운송사 27만원·알선업체 18만원 등 37% 챙겨가화물노동자몫 63%서 기름값 등 떼면 연수입 1천만원대작년 운송사 육상운송 매출 32%↑ 노동자 수입 0.2%↑

*123만원 운임 : <부산~서울 왕복 40ft 컨테이너 운반 기준>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가 25일 아침 7시부터 무기한 파업에 들어갔다. 2008년 총파업에 이어 4년 만이다.

노동계는 거듭되는 화물연대 파업의 근본 원인으로, 화주와 운송회사, 운송노동자로 연결되는 화물운송 다단계 하청구조를 꼽는다. 이런 구조에서는 화물운송노동자들이 제대로 운임을 받지 못하는 등 피해를 볼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화물연대가 기름값 등을 고려해 화물노동자의 운임을 매년 법으로 정한 뒤 이를 어길 경우 화주나 운송회사를 처벌하는 내용이 담긴 표준운임제를 요구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실제 국내 한 대형 운송회사 사업보고서와 한국교통연구원 화물운송정보시스템 등의 자료를 보면, 40ft(freight ton, 운임톤) 컨테이너를 부산~서울 왕복으로 운송하기 위해서는 우선 수출입업체(화주)가 대형 운송회사에 123만원을 지불해야 한다. 대형 운송회사는 이 가운데 27만원가량을 가져가고, 운송업무를 알선업체에 맡긴다. 알선업체는 수수료 명목으로 운임의 약 10%인 10만원가량을 챙기고, 이를 다시 영세 운송사나 소규모 알선업체에 넘긴다. 이 과정에서 이들도 10%가량의 수수료를 챙긴다. 결국 운반업무를 맡은 화물노동자가 받게 되는 운임은 78만원으로 수입업체(화주)가 지불하는 돈의 63%가량에 불과하다.

화물운송은 왜 이렇게 복잡한 구조를 거쳐 이뤄질까? 우리나라 육상 화물운송 시장이 독특하게 형성돼 있기 때문이다. 대형 운송사들은 직접 운송업무를 맡지 않고 화주로부터 받은 물량을 화물노동자에게 넘기는 구실만 한다. 한국의 운송회사들이 소유한 화물차는 전체 화물차의 5%도 되지 않는다고 한다. 화물노동자들은 자신의 돈으로 화물차를 구매해 운송회사에서 물량을 따내야 한다.

적정한 운임을 받지 못하는 가운데 기름값·도로이용료 등 직접비용 부담이 늘어나면서 화물노동자들의 수입은 생존권을 위협하는 수준까지 떨어지고 있다. 한국교통연구원 화물운송시장정보센터 자료를 보면, 2011년 기준 화물노동자 월평균 지출액(715만원) 가운데 유류비가 52.2%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고, 차량할부금(7.3%), 수리비(6.7%), 통행료(6.4%) 등이 뒤를 이었다. 화물노동자의 2011년 월 평균 총수입은 862만원(사회진보연대 부설 노동자운동연구소의 '운송사와 화물노동자의 분배 구조 분석' 보고서)으로 조사됐다.

이에 따라 화물노동자가 실제 손에 쥐는 연간 순수입은 지난해 1999만원으로 2005년 2034만원보다도 낮아졌다. 이런 추세라면 올해 수입이 월 100만원 수준까지 떨어질 것이라고 화물연대는 내다봤다.

반면 대기업 운송회사들은 막대한 매출을 올리고 있다. 노동자운동연구소의 '운송사와 화물노동자의 분배 구조 분석' 보고서를 보면, 현대글로비스 등 9개 대형 운송회사들은 2008년에 견줘 지난해 육상운송 부문 매출이 32%나 늘었다. 화물노동자 운임 총수입은 0.2% 증가하는 데 그쳤다. 보고서를 쓴 노동자운동연구소 공성식 연구원은 "화물노동자의 생존 위기는 왜곡된 운송시장구조로 인한 불평등한 소득분배의 누적된 결과"라며 "정부와 업체는 화물노동자의 운임 인상과 표준운임제 도입 요구를 당장 수용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권도엽 국토해양부 장관을 비롯한 5개 정부부처 장관은 이날 '대국민 담화문'을 발표하고, 화물연대의 불법행위에 단호히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권 장관은 "운송을 거부하는 화물운전자에게는 유가보조금 지급을 중지하고 불법행위 양태에 따라 운전면허 및 화물운송종사자 자격을 취소하겠다"고 말했다.

김소연 노현웅 기자 dand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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