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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락가락 무상보육.. 애꿎은 부모들만 혼란"

김용식기자 입력 2012. 07. 05. 02:47 수정 2012. 07. 05. 02: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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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선 노린 이벤트였나"
갈팡질팡 정책 비난 빗발
"전면 무상 시작부터 잘못"
전문가들, 철회 찬성 분위기

47개월, 34개월, 22개월 된 자녀 3명을 어린이집에 보내고 맞벌이를 하고 있는 김지혜(28)씨는 내년부터 막내 아들에 대한 보육료 지원이 끊길까 걱정이다. "지금까지는 아이 셋을 모두 무상으로 보냈는데 내년부터 막내가 지원을 못 받으면 보육료를 감수하고 아이를 보내야 할지, 아니면 애를 데리고서라도 일(보험설계사)을 해야 할지 고민"이라며 "출산율을 높이려면 보육정책을 장기적으로 시행해야지, 돈이 있으면 주고 없으면 안 주겠다는 식이면 어느 장단에 맞춰야 하느냐"고 비판했다.

정부가 0~2세 영아에 대한 전계층 보육료 지원을 시행한 지 4개월여 만에 말을 바꾸면서 부모들은 불만을 터뜨리고 있다. 8개월 된 아들을 내년 여름부터 어린이집에 보낼 계획인 주부 신나영(29)씨는 "미리 예산을 계산한 뒤 정책을 시행한 것일 텐데 이제 와 돈이 없다니 (지원 발표는) 총선 전에 표를 잡기 위한 전략이었나 싶다"며 "내년에 지원대상이 될 수 있을지도 모르겠고, 이랬다 저랬다 하는 정부를 믿기 어렵다"고 말했다. 경기 성남에서 27개월, 2개월 된 아들 2명을 집에서 키우는 주부 문모(34)씨는 "고소득층을 제외한다는 방향성에는 동의한다"면서도 "지원금을 줬다 안 줬다 하면 부모들의 혼란이 가중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기획재정부가 전면 무상 보육을 철회한 것을 반기는 분위기다. 전문가들은 지난해 말 국회에서 무상 보육안이 통과됐을 때부터 줄곧 반대해 왔다. 박숙자 보육진흥원 원장은 "보육정책이 가장 잘 돼 있는 프랑스도 소득에 따라 보육료를 차등지원한다"고 설명했다. 백선희 서울신학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모든 전문가들이 반대했는데도 정치권에서 전면 무상 보육을 강행하더니 재정부는 다시 재정적인 부분만 고려해 이를 철회했다"며 "'누가 보육서비스를 필요로 하는가'라는 관점에서 맞벌이 부부 등을 지원 대상으로 하고 그 후 소득 등을 고려해 지원액을 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재정부는 3~5세 무상 보육은 예정대로 전계층으로 확대한다는 방침이어서 0~2세만 재검토하는 것은 여전히 전문가들의 견해가 반영되지 않은 셈이다. 박 원장은 "재정부도 국회 통과 당시 찬성했던 만큼 정책 번복에 대한 책임은 져야 한다"고 말했다.

김용식기자 jawohl@hk.co.kr남보라기자 rarara@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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