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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럽 즐비한 홍대서 '피임약' 외친 그들의 말

장인서 입력 2012. 07. 21. 08:00 수정 2012. 07. 21.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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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임약 재분류, 홍대 거리서도 '논쟁'

[아시아경제 장인서 기자] 20일 저녁 홍대 인근. 주말을 즐기려는 인파로 북적이는 골목 한 귀퉁이로 젊은 남녀들이 삼삼오오 몰려들었다. "피임약 재분류, 여성이 결정의 주체여야 합니다" 이들이 오늘 모인 이유다.

'여성의 결정권과 건강권을 위한 피임약 정책 촉구 긴급행동'은 이날 오후 7시30분 '피임정책과 여성건강권'을 주제로 촛불문화제를 진행했다. 한국여성민우회 소속 회원들을 비롯해 다양한 연대의 관계자들이 모여 진행한 이 행사는 사전피임약의 전문의약품 전환 과정에서의 허점과 진정한 여성 권익에 대한 논의를 마련하기 위해 기획됐다.

현장에서 만난 활동가 정슬아씨는 "이번 사안에 있어 대다수 여성들의 이야기를 들어보았는지가 정말 의문이다"라면서 "한국의 피임현실은 물론 사회문화적 맥락이 전혀 고려되지 않은 정책이다"라고 반발했다.

정씨는 "가임 여성의 약 2~3%만 사전피임약을 복용하는 한국의 현실을 무시한 채 외국의 통계와 일부 '부작용' 사례 보고만을 근거로 이 같은 정책을 마련하는 것은 매우 무책임하다"고 꼬집었다.

이날 이곳에 모인 대다수가 "누구나 필요한 때에 쉽고 안전하게 피임약을 이용할 수 있어야 한다. 문제의 당사자가 빠진 정책은 의미가 없다"며 "사전·사후피임약 모두를 일반의약품으로 허용해 의료접근성을 높이자"고 입을 모았다.

한 활동가는 "이 같은 정책은 피임문제를 사실상 여성의 책임으로 몰아가는 사회적인 분위기 속에서 오히려 여권을 떨어뜨리는 효과를 낳는다"면서 "특히 공론에서 아예 제외된 10대들의 피임문제는 그만큼 더 소외될 수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대학생 김성균(23)씨도 이의 의견도 이와 다르지 않았다. 김씨는 "식약청이 말한 부작용 문제가 잘 납득되지 않는다. 여성 스스로가 피임약 복용의 위험성을 어느 정도 알고 있기 때문에 올바른 복용법에 대한 교육 및 홍보가 중요한 것이지 접근성을 제한할 것은 아니라고 본다"고 말했다.

또 우연히 문화제 소식을 듣고 이곳을 찾은 직장인 김모(25)씨는 "피임약 재분류안은 여성의 자기결정권을 고려하지 않은 결정이다"라며 이로 인한 문화적 파장이 만만치 않을 것임을 지적하기도 했다.

앞서 지난달 7일 식품의약안전청은 "호르몬 수치에 영향을 미치고, 혈전증 등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는 이유로 사전피임약을 의사의 처방전이 필요한 '전문의약품'으로 바꾸는 '의약품 재분류(안) 및 향후계획'을 발표, 7월말까지 의견 수렴 과정을 거치겠다고 밝혔다.

이에 '여성의 결정권과 건강권을 위한 피임약 정책 촉구 긴급행동'은 같은 달 8일 성명서를 내고 "피임약 재분류 결정은 여성의 결정권과 의료접근권을 중심으로 고려해야 한다. 부작용과 오남용을 우려해 전문의약품으로 전환한다는 건 사실상 어불성설"이라며 강도 높게 제지하고 나섰다.

장인서 기자 en1302@<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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