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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이영호, 김정은 비방하다 도청 걸려 숙청

입력 2012. 07. 25. 03:31 수정 2012. 07. 25.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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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式 개방? 자기 아버진 몰라서 안 했겠나".. 여권 고위 관계자 밝혀

[동아일보]

이영호 전 북한군 총참모장이 15일 전격 숙청당한 것은 최고지도자인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의 개방 인식을 비판했기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비판은 최룡해 인민군 총정치국장 측이 경쟁자인 이영호를 도청하는 과정에서 확인된 것으로 전해졌다.

여권의 고위 관계자는 24일 "김정은은 지난해 말 권력을 세습한 뒤 '북한이 세계 흐름을 무시한 채 생존하기 어렵다'는 생각을 주위에 밝혔다"며 "이영호가 김정은의 이런 태도에 불만을 표시하다가 도청에 걸렸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에 따르면 김정은은 최근 최측근들에게 "세계가 조선 속에 있는 게 아니라 조선이 세계 속에 있다"고 말했다. 이영호는 김정은의 발언을 전해들은 뒤 "자기 아버지(김정일 전 국방위원장)는 바깥세상을 몰라서 개방을 안 한 줄 아느냐. 우리 현실에서 개방하면 공화국이 어떻게 될지 모르고 하는 소리"라고 했다는 것이다.

또 이 관계자는 "최룡해는 평양 권부의 주도권을 군에서 당으로 가져와야 한다는 생각을 하고 있던 차에 최고지도자를 비판한 경쟁자의 발언을 문제 삼았던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두 사람은 김정은 체제에서 군 2인자 자리를 다퉈 왔다.

그러나 여권 관계자는 "김정은이 최근 모란봉 악단 시범 공연 관람 등에서 개방에 대한 긍정적 언급을 한 것을 개방 노선의 정립으로 보기엔 다소 이르다"며 "어린 시절 유학 경험 등이 개인적 취향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정부의 한 관계자도 "김정은은 아직 현실인식이 나이브한 측면이 있다"면서 "개방과 관련된 복잡한 문제가 경험에 의해 생각으로 정리돼 있지 않은 상태로 보인다"고 했다.

일례로 그는 "아버지(김정일)는 우리 쪽이 휴전선 근처에서 대규모 기동훈련을 하면 맞대응하는 듯하다가 기름 소모를 생각해 적당히 그만뒀는데 김정은은 다르다"면서 "우리가 5분간 비행기를 띄우면 5분을, 30분을 띄우면 똑같이 30분을 띄운다"고 말했다. 현실의 복잡한 측면을 종합적으로 보기엔 아직 너무 어리다는 것이다.

김정은은 그러면서도 올 5월부터 군 관련 활동을 대폭 줄이는 대신 경제 회생에 정성을 쏟아 왔다. 이런 흐름 속에 최룡해의 언론 노출 빈도도 높아졌다. 한편 류우익 통일부 장관은 이날 이영호 해임과 관련해 "선군(先軍) 정치가 선민(先民) 정치로 넘어가는 징후인지, 개혁·개방을 의미하는지 속단할 일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용환 채널A 기자 zumba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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