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면산 산사태 1년> ②"끝나지 않은 악몽" (끝)

김효정 2012. 7. 25. 04: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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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상 문제 미해결.."서울시, 공식사과 해야" 피해 주민 심리적 고통 여전..서울시 최근에야 심리치료 제안

보상 문제 미해결…"서울시, 공식사과 해야"

피해 주민 심리적 고통 여전…서울시 최근에야 심리치료 제안

(서울=연합뉴스) 김효정 이슬기 기자 = "물리적인 복구는 거의 마무리됐지만 정신적인 복구는 'F학점'이에요."

서울 서초구 방배동 전원마을에 사는 임방춘(66)씨는 일년 전 34살 한창나이의 아들을 불의의 사고로 잃었다.

총 17명의 목숨을 앗아간 우면산 산사태다. 임씨의 아들 중경씨도 기습 폭우에 집 앞 나무가 쓰러지면서 변을 당했다.

"억장이 무너지는 그날 이후로 살아갈 의욕이 없어지고 생활도 파탄났다"는 임씨는 "명백한 '인재(人災)'를 '천재(天災)'라며 시에서 나 몰라라 한 지가 벌써 1년"이라며 눈시울을 붉혔다.

연합뉴스 기자가 24일 찾은 전원마을은 그동안 대폭 복구가 진척돼 비교적 깨끗하고 평화로운 모습이었지만 임씨와 피해 유가족들은 "마음속 상처는 낫지 못한 채 방치되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

◇해결되지 않은 보상 문제 = 서울시는 유가족들에게 소방방재청의 지급 기준에 따라 구호금 명목으로 소정의 액수를 지급했지만 시가 산사태의 책임을 공식적으로 인정한 보상금은 아니었다.

사망자가 세대주인 경우 1천만원, 세대원인 경우에는 500만원이 지급됐다.

서울시는 지난해 9월 '우면산 산사태는 기록적인 폭우로 불가피하게 발생한 천재지변'이라는 조사 결과를 내놓아 논란을 빚었다. 현재는 원인 규명을 위한 2차 조사가 진행되고 있다.

임씨는 "시에서 산사태 책임을 인정하지 않기 때문에 보상 얘기도 끊겼다"며 "시와 서초구가 공적으로 잘못을 인정하고 사과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우면산 산사태와 관련해 서울시를 상대로 제기된 법적 분쟁도 마무리되지 않았다.

손해보험사의 구상금 청구소송 2건을 제외하면 유가족과 피해 주민들이 낸 손해배상청구소송은 6건으로 모두 1심에 계류 중이며 총 50억원이 넘는 규모다.

피해자들은 재조사 결과가 현재 계류된 소송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대형 법무법인을 통해 서울시와 서초구를 상대로 집단소송을 벌이는 한 유가족은 "우리 소송은 산사태 예방요구 민원을 수차례 무시하고 재난경보도 제대로 울리지 않은 서초구와 서울시에 '인재'의 책임을 묻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상처로 남은 '산사태 그날' = 산사태가 난지 1년이 된 지금도 피해 주민들이 느끼는 정신적 고통은 여전하다.

유가족들의 가정에는 쉽게 지워지지 않는 그늘이 졌고 침수 현장을 목격한 어린이들은 내리는 비에도 공포에 떤다.

산사태로 남편을 잃은 김모(55)씨는 "몸이 딱 반으로 나뉘어 한쪽이 시린데 병원에서 온갖 검사를 해봐도 병명이 나오지 않더라"며 "가족 모두 말이 없어졌다"고 호소했다.

반지하 방에서 침수 피해를 당한 전원마을 주민 A씨는 "방안에 물이 2미터까지 차올랐던 그날 이후로 아이들이 천둥 번개 치고 비만 오면 유치원에 가다가도 숨는다"고 전했다.

서울시는 피해 주민의 심리 문제에 대해 1년간 별다른 대책을 내놓지 않다가 최근에서야 이들에게 심리상담 및 치료를 제안해 왔다.

유가족 15명이 이달 9일 박원순 시장을 만나 고통을 호소한 결과였다.

유가족들은 오는 27일 오전 우면산 산사태 복구공사 2공구 현장에서 1주기 추모식을 가질 예정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작년에는 물리적 타격을 복구하느라 심리 쪽에는 신경을 잘 쓰지 못했다"며 "올해에는 심리치료뿐 아니라 일자리 지원 등도 진행해 지금이라도 유가족들의 생활 안정을 돕겠다"고 말했다.

곽금주 서울대 심리학과 교수는 "우면산 사건은 기관이 책임을 미루느라 재난으로 인한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위험에 빠르게 대응하지 못하고 결국 주민ㆍ유가족들의 심리적 피해가 더 심해진 사례"라고 지적했다.

kimhyoj@yna.co.kr

wis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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