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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잠실보 철거 꺼낸 박원순.."녹조 원인일수도"

입력 2012. 08. 13. 18:32 수정 2012. 08. 14. 02: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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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강 사업으로 만든 洑 탓에 녹조 발생 시사

"철거땐 취수·홍수 조절에 문제" 반대 만만찮아

박원순 서울시장이 13일 한강에 설치된 보(洑)가 녹조 현상을 부를 수 있는 만큼 철거를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 시장이 한강 수중보 철거를 언급한 것은 지난해 10·26 선거 이후 처음이다. 하지만 수중보 철거 문제는 찬반 의견이 팽팽히 맞서는 사안이어서 향후 거센 논란이 일 전망이다.

◆박 시장, "보 철거 검토해야"

박 시장은 이날 오전 SBS라디오에 출연해 "한강 자체가 보에 갇혀 강보다 호수 같은 성격이 있다. 강물은 흘러야 하는데 댐이나 보로 가둬놓으면 이번처럼 녹조 사태가 일어날 가능성이 있다"며 "보를 철거하는 게 어떤가 충분히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해 보궐선거 때 수중보 철거 방침을 시사했다가 논란이 되자 "전문가 의견 청취일 뿐"이라며 한발 물러선 바 있다. 또 박 시장은 지난 5월29일 한강 청책(聽策) 투어에도 나서 수중보 철거에 대한 전문가들의 의견을 들었으나 당시에는 철거주장 등을 듣기만 했다.

그는 4대강 사업에 따른 보가 이번 녹조의 한 원인이라는 판단을 한 것처럼 내비쳤다. 박 시장은 "이번에 녹조 현상이 심화한 건 북한강의 여러 댐 때문인데 강의 연안에 생겨나는 오염물질을 최대한 막아야 한다"고 말했다. "녹조는 4대강 사업에서 비롯됐다"는 야당과 일부 환경단체들의 주장에 힘을 실어준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박 시장은 한강을 자연형 하천으로 복원하겠다고 강조해 왔다"며 "(이날 발언도) 원론적인 입장을 재확인한 것일 뿐"이라고 해명했다.

박 시장은 지난 7일 팔당댐을 방문한 자리에서 시 관계자들에게 한강 녹조현상에 대해 보고받았다. 당시 그는 "남한강은 4대강 사업으로 보가 만들어졌지만 녹조가 발생하지 않았다"는 담당자의 설명을 들었으나 이에 대해 특별한 언급은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보 철거 놓고 찬반 의견 팽팽

수중보 철거는 한강 수질 및 홍수 조절 등 시민 생활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게 많은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수중보 철거를 놓고 찬반 의견이 팽팽히 맞서는 이유다. 시 내부에서도 수중보 철거에 대해 '신중론'이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5월 한강 청책투어 때도 수중보 철거를 주장하는 전문가들의 지적에 대해 시 관계자들은 "신중하게 여러 가능성과 대안을 면밀히 검토해야 한다"며 사실상 반대의 뜻을 나타냈다.

잠실의 수중보가 철거될 경우 취수원 문제가 가장 큰 쟁점이다. 박 시장의 핵심 브레인으로 꼽히는 박창근 관동대 교수는 "취수장이 모두 잠실수중보 상류 위쪽 한강 상류로 이전했기 때문에 취수엔 문제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시 상수도사업본부 관계자는 "보가 철거되면 수위 하락으로 취수가 사실상 힘들다"며 "수도관 등을 이전하는 데도 1조원이 넘는 비용이 소요된다"고 반박했다. 홍수 조절 기능도 논란거리다. 환경연합 등 환경단체들은 "보가 철거되면 한강에 습지와 모래밭이 생성돼 자연적으로 홍수 조절이 가능하다"고 주장한다. 이에 대해 시 한강사업본부 관계자는 "한강은 여름과 겨울철 강수량 차이가 커 (보가 철거되면) 수량 조절이 힘들다"고 지적했다.

박 시장이 수중보 철거에 나서더라도 단시일에 추진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지적이 많다. 시 관계자는 "반대의견이 있을 경우 충분히 설득하겠다는 게 박 시장의 평소 지론"이라며 "적지 않은 예산도 소요되는 만큼 (추진한다 해도) 다소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강경민 기자 kkm1026@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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