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대아파트에 '투명한 유리 현관문 설치'..찬반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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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 현관문이 투명한 유리문이라면 입주민들은 어떤 생각이 들까. 국내에 이런 곳이 처음으로 선보일 예정이어서 아파트 주거문화에 파격적인 실험무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저소득층을 대상으로 하는 임대아파트에 첫 적용되는데다 보안문제, 사생활 노출 우려 등으로 찬반논란이 뜨거워지고 있다. 임대아파트는 시설물 변경을 엄격히 규제하고 있어 입주민이 철제문 등으로 바꿀 수 없다.
■"고급스러운 이미지"
23일 서울 강남구 세곡동 '서울강남보금자리지구' A3블록 국민임대아파트의 입주자모집공고에 따르면 일부를 제외한 대다수 가구에 투명한 접합복층유리 도어가 설치된다. 접합복층유리는 필름을 접합시켜 강도를 높인 3중유리라는 게 공급 주체인 한국토지주택공사(LH)의 설명이다. 전용면적 36㎡·46㎡ 총 873가구중 46Tb타입 64가구를 제외한 809가구에 유리현관문이 적용된다. 유리현관문을 설치하는 것은 아파트가 국내에 공급된 이래 처음이다. 이처럼 새로운 실험이 시도된 사연은 2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LH는 천편일률적인 성냥갑아파트의 답답한 이미지에서 벗어나 강남권 고급이미지를 부각시키기 위해 지난 2010년 서울강남보금자리지구 총 7블록 중 3개 블록(A3∼A5)의 단지 설계를 국제 공모했다. 국민임대아파트가 지어지는 A3블록에는 당시 일본의 '야마모토 리켄' 건축가가 '이웃과의 소통'을 콘셉트로 유리현관문을 적용한 작품이 당선됐다. 서울강남보금자리지구 7개 블록 중 유리현관문이 설치되는 단지는 A3블록이 유일하다. 지난해 미분양으로 고전한 LH의 '판교월든힐스'(일본형)도 그의 작품이다. 이 타운하우스 역시 유리현관문으로 설계됐다.
LH 관계자는 "현관문이 유리로 돼 사생활문제나 보안상 문제를 우려할 수 있으나 현관문 상부에 커텐박스가 설치돼 사생활 보호가 가능하다"며 "필름접합 3중유리 처리로 강도가 강해 보안 등 현관 기능에 전혀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이어 "노약자나 장애인에게 위급한 상황이 발생하면 이웃에게 도움을 요청하고 도움을 줄 수 있는 새롭고 열린 주거시스템이 A3블록 단지의 설계개념"이라고 설명했다.
■"설계수정 반영 안돼"
하지만 지난 20∼21일 일반공급 1순위에서 청약접수가 마감된 이후 입주신청자들의 찬반논란이 거세지고 있다. 국민임대아파트와 관련된 인터넷 카페에는 강남보금자리지구 A3블록에 유리현관문이 설치된다는 사실을 미처 몰랐던 입주신청자들이 올린 댓글로 채워지고 있다. 전반적으로 "임대아파트가 트루먼쇼(30년간 텔레비전 쇼 프로그램에 노출돼 살아가던 한 인간이 정체성을 찾는 과정을 그린 영화)냐"는 사생활침해를 우려하는 분위기가 강하지만 "고급스러운 이미지로 꾸미기 나름"이라는 긍정적인 반응도 만만치 않다.
LH도 국내 처음으로 시도되는 만큼 초기에 부담이 컸던 것으로 보인다. 당초 의도와 달리 일부에서 우려가 일 수 있다고 판단해 건축가인 야마모토 리켄의 건축설계사무소에 수차례 현관문 설계수정을 요구해왔던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이견을 좁히지 못해 결과적으로 LH 의견이 반영되지 않았고 지난해 11월 착공에 들어갔다. 대외적으로 내건 국제 공모에서 당선된 야마모토 리켄에게 A3블록의 설계권이 부여돼 LH가 임의로 설계를 바꿀 수도 없는 상황이다. 강남보금자리지구 국민임대아파트는 내년 11월 입주 예정이며 현재 공정률은 15% 선이다.
winwin@fnnews.com 오승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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