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 인력대란 온다..2020년 3만명 이상 부족"

의대정원 축소 여파..의료비 상승 우려 서울대 간호대 김진현 교수, 의사 수급추세 분석

의대정원 축소 여파…의료비 상승 우려

서울대 간호대 김진현 교수, 의사 수급추세 분석

(서울=연합뉴스) 하채림 기자 = 의과대학 정원을 현 수준으로 유지한다면 앞으로 극심한 의사 부족 현상과 의료비 상승을 초래할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됐다.

서울대 간호대 김진현 교수는 30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남윤인순(민주통합당) 의원실이 주최한 '의사인력 부족, 이대로 좋은가'라는 주제의 토론회 발제문에서 2020년 우리나라의 의사 인력이 적정 규모에 비해 최소한 3만여명 모자랄 것이라고 예측했다.

김 교수는 또 이에 따른 의료비 팽창도 억제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우려했다.

김 교수는 의대 정원이 현 수준으로 유지된다는 가정 하에 의사 인력 수급 예상치를 계산한 후, 이를 작업량, 노동시장 수요공급, 의료이용량 추세, 국제 권고 등 다양한 관점에서 산출한 의사 인력의 적정 규모와 비교했다.

그 결과 2020년 우리나라의 의사 인력 규모가 분석 관점에 따라 최소 3만3천명, 최대 16만1천명 부족할 것이라는 추산이 나왔다.

이 중 가장 낙관적인 '3만3천명 부족' 시나리오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연구자료에 따른 2020년 한국의 의사 인력 적정 수준(인구 1천명당 3.2명)을 반영한 것이다.

다른 분석 기준으로 따진 의사 인력 부족은 더욱 심각할 것으로 예상됐다.

작업량 기준으로 분석하면 6만1천명∼9만5천명, 노동시장 수요공급 모델을 적용하면 3만4천∼6만명이 각각 모자랄 것으로 나왔다.

또 의료 이용량의 증가 추세를 반영하면 무려 13만7천∼16만1천명이 부족할 것으로 분석됐다.

2009년 기준 우리나라 인구 1천명당 의사수는 1.9명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 3.1명의 61% 수준이며 독일(3.6명), 프랑스(3.3명), 영국(2.7명), 미국(2.4명), 일본(2.2명)에 비해서도 훨씬 낮다.

게다가 인구 10만명당 의대졸업생수가 8.8명으로 OECD 평균 9.9명보다 낮아 다른 선진국과의 격차는 갈수록 커지는 구조다.

현재 정원을 유지할 경우 2020년 국내 의사수는 1천명당 2.13명에 머무르게 된다.

OECD 권고대로 2020년 인구 1천명당 의사 수를 3.2명으로 맞추려면 의대 입학정원을 현재의 3천58명에서 6천명으로 늘려야 한다고 김 교수는 지적했다.

그러나 김 교수는 지나친 증원은 이후 인력 과잉을 불러오므로 바람직하지 않다며 의대 입학정원을 4천∼6천명으로 일시적으로 증원한 후 다시 줄이는 방안이 타당하다고 제안했다.

김 교수는 "의약분업 도입 당시 의료계의 불만을 무마하기 위해 의대정원을 10%나 줄인 결과 의사 부족이 심화했다"며 "정원을 늘리지 않으면 공공의료 위축, 지방병원 인력난, 전공의 수급 불균형 등이 해소될 수 없다"고 주장했다.

tr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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