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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동생' 상대로 성매수.. '기성세대 도덕적 타락' 度 넘었다

박준희기자 입력 2012. 09. 04. 12:01 수정 2012. 09. 04. 1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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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특정 성매수남자들 '손쉬운 행위'로 인식.. 지난해 1608명 검거

아동·청소년 성폭행 등 강력 성범죄가 빈발하는 가운데 성인들이 돈으로 청소년의 성을 사는 성매수 사건이 끊임없이 발생해 심각한 사회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청소년 성매수는 가출 청소년 등 사회의 보호를 제대로 받지 못하는 청소년을 상대로 벌어지는 데다 관대한 처벌이라는 요인까지 더해져 성범죄의 한 원인이 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 죄의식 없이 청소년 성매수 만연 = 지난 8월 서울 구로경찰서는 돈을 주고 가출 청소년인 A(15) 양과 성관계를 가진 혐의로 회사원 김모(27) 씨 등 성매수 남성 43명을 무더기 입건했다. A 양은 남자친구인 백모(16) 군과 동거하면서 남자친구의 협박으로 생활비 등을 벌기 위해 김 씨 등과 성관계를 가진 것으로 나타났다. 앞서 광주지방경찰청은 지난 8월 초 스마트폰 채팅을 통해 알게 된 B(15) 양에게 10만 원을 제시하며 성매수를 제안한 초등학교 기간제 교사 등 성매수 남성 6명을 입건하기도 했다.

4일 경찰청에 따르면 지난해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중 성매수 등의 조항을 위반한 사건은 모두 385건으로 이 가운데 경찰에 검거된 사건은 374건, 인원은 1608명에 달했다. 알선영업행위 등 조항 위반, 즉 포주 역할을 한 사건도 47건이 발생해 153명이 경찰에 검거됐다.

경찰에 적발된 단속건수 외에 서울시 등 관계기관 자료를 통해 확인한 청소년 성매수 범죄 규모는 훨씬 많다. 최근 서울시 등의 설문조사 결과 가출한 10대 여성 청소년 중 성산업에 종사했거나 성매매 경험이 있다고 답한 이들은 25%에 달했다. 가출 10대 여성청소년 4명 중 1명이 성매매를 경험한 셈이다. 지난해 경찰에 접수된 청소년 가출 신고건수가 2만 건 이상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청소년 성매수 범죄 규모는 훨씬 늘어날 수 있다는 지적이다.

경찰 관계자는 "가출 청소년들은 대부분 잠자리와 식비 등을 감당할 수 없어 생활고에 시달리기 마련"이라며 "생활비와 유흥비 등을 마련하기 위해 가장 쉽게 할 수 있는 범죄가 절도나 성매매일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청소년 성매수로 검거된 성인들의 직업이 대학교수, 회사원, 자영업자 등 불특정 다수의 일반인들이라는 점도 청소년 성매수가 '쉽게 접할 수 있는 일'이라는 인식을 확산시키고 있다.

◆ 관대한 처벌도 성매수 증가 원인 = 청소년 성매수범에 대한 관대한 처벌은 관련 범죄 증가의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지난 7월 서울남부지법은 인터넷 채팅으로 만난 C(15) 양과 D(15) 양에게 10만 원을 주고 성관계를 가진 남모(26) 씨 등 4명에 대해 각각 벌금 500만 원을 선고했다. 청소년 성매수범에 대해 상대적으로 가벼운 벌금형을 선고하는 데 그친 것이다.

현재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제10조에는 '아동·청소년의 성을 사는 행위를 한 자는 5년 이하 징역 또는 30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고 명시돼 있지만 실형이 선고되는 경우는 많지 않고 벌금형이나 집행유예에 그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하창우 전 서울지방변호사회 회장은 "청소년 성매수는 아동 및 청소년과 성에 대한 우리사회의 저급하고 부끄러운 인식을 보여주는 자화상"이라며 "아동·청소년 성매수 사범은 엄벌에 처해야 하며 특히 반복적으로 성매수를 한 사람에 대해서는 반드시 실형을 선고해 사회적으로 경종을 울릴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박준희·이재동 기자 vinkey@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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