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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후피임약 의사처방 4개국뿐, 한국은 왜?

입력 2012. 09. 08. 09:13 수정 2012. 09. 08. 0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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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개국 < 獨·日·伊·韓 > 만 사후피임약 의사처방美·加는 마트서도 藥구입 가능佛에선 학교 양호실에 비치도선진국 69% "산모 원할땐 낙태허용"임신 기간·배우자나 제3자 동의 등절차적 조건 통해 실질적으로 규제하기도佛·獨·벨기에 등 유럽 대부분 낙태 합법화美·캐나다·남아공·북한 등도 전면허용칠레·엘살바도르·니카라과·몰타·바티칸시티종교적 색채 강한 5개국선 예외없이 불법

사후피임약은 전세계적으로 의사 처방전이 필요 없는 일반의약품으로 분류되고 있다. 미국 캐나다 등에서는 18세 이상 성인이면 마트에서도 구입할 수 있다. 낙태 허용 기준도 계속 완화되고 있다. 1996년에서 2009년 사이 46개국이 낙태 규제를 완화했다. 2009년 기준 전세계 국가 중 97%가 산모의 생명을 구하기 위한 낙태를 허용하고 있다.

낙태에 대한 법적 규제는 선진국보다 개발도상국이 더 엄격한 편이다. 선진국 가운데 80%가 경제적ㆍ사회적 이유로 낙태를 허용하고 있고, 69%는 산모가 희망할 경우 낙태할 수 있다. 반면 개도국 가운데 16%만 전면적으로 허용해 산모가 희망할 경우 낙태할 수 있다. 법적으로는 완화했지만 절차적 조건을 둬, 실질적으로는 규제하는 나라도 많다. 이 경우 임신기간, 배우자 동의, 제3자 동의 등 절차적 조건으로 까다롭게 제한한다.

낙태를 금기시하는 가톨릭이나 이슬람권 국가 가운데 낙태를 금지하는 경우가 많다. 칠레 엘살바도르 니카라과 몰타 바티칸시티 5개국은 예외 없이 낙태가 불법이다.

사후피임약 처방전 필요 없다=미국 영국 캐나다 스페인 등 대부분의 국가에서 사후피임약은 처방전이 필요 없다. 의사처방전이 필요한 나라는 독일 일본 이탈리아 등 3개국(한국 포함땐 4개국)에 불과하다. 프랑스는 학교 양호실에서도 사후피임약을 구입할 수 있다. 사후피임약은 일반의약품으로 분류된다. 하지만 사전피임약은 다르다. 장기간 복용해야 하는 점을 고려해 대부분의 선진국은 처방이 필요한 전문약으로 분류한다. 그런데 우리는 사후피임약은 전문약, 사전피임약은 일반약으로 분류돼 거꾸로다. 강력한 산아제한 정책으로 피임을 쉽게 하도록 일반약으로 풀어놓은 잘못된 유산 때문이다.

▶대부분 허용된 유럽

=인권 수준이 높고 부유한 유럽에서는 낙태 합법화가 대세다. 프랑스 독일 헝가리 라트비아 등 많은 나라에서 심각한 경우가 아니더라도 임신부의 요구에 따라 낙태가 허용된다. 물론 사전 상담 등은 필수다.

낙태를 제한하고 있는 나라는 가톨릭 국가인 폴란드 아일랜드 몰타 등이다. 폴란드는 성폭행이나 근친상간 등으로 인해 임신한 경우나, 여성의 건강과 목숨을 지키는 목적에 한해 임신 12주 이내의 낙태를 허용하고 있다.

아일랜드와 모나코 등은 산모의 생명이 위독할 때만 낙태를 허용하는 등 법적으로 엄격히 제한하고 있다. 가톨릭 국가로 강간, 산모건강 등 낙태 조건이 까다로웠던 스페인은 지난 2010년 낙태를 합법화했다. 스페인에서는 임신 14주까지는 낙태를 제한 없이 할 수 있고, 의사 2명의 소견을 첨부하면 22주까지 낙태가 가능하다. 16~17세 미성년자도 부모 동의 없이 낙태가 허용된다. 이탈리아에서는 심각한 상황에 처하지 않더라도 임신 12주 내 낙태가 가능하다.

아메리카 대륙에서는 캐나다와 미국 등 북미 국가들이 낙태를 전면 허용하고 있다. 반면 중남미 국가들은 건강문제에 한해 낙태를 허용한다. 특히 칠레 엘살바도르 니카라과 세 나라는 가톨릭 국가로 낙태를 불법으로 규정하고 있다. 멕시코 쿠바 가이아나 세 곳에서만 낙태가 전면 허용된다.

▶아랍에선 죄악=

이슬람 문화가 지배하는 아랍권에서 낙태 자유도는 반반이다. 인위적으로 출산을 조절하는 산아제한과 낙태 등은 이슬람 문화에서는 죄악시된다. 아프가니스탄 방글라데시 이란 이라크 레바논 시리아 카타르 등에서는 산모의 목숨이 위험할 경우에만 낙태가 허용되는 등 엄격히 제한된다. 카타르 등에서는 무슬림인 국민들이 콘돔 등 피임기구를 사용할 수 없어, 카타르 여성 중엔 7~8 명의 자녀를 출산하는 경우도 흔하다.

반면 카자흐스탄 키르기스스탄 우즈베키스탄 터키 등은 낙태를 전면 허용하고 있다. 아프리카 역시 산모의 건강 문제에 한해 낙태를 허용하고 있다. 남아프리카공화국과 카보베르데 등은 낙태를 전면 허용했다. 튀니지는 인구 1000만명 중 98%가 무슬림이지만 낙태에 관대하다.

▶낙태 자유도 다양한 아시아=

아시아에서는 낙태 자유도가 다양하다. 미얀마 필리핀 인도네시아 등 종교적 색채가 강한 나라에서는 산모의 생명이 위독한 경우를 제외하고 낙태가 허용되지 않는다. 중국 북한 베트남 네팔 등은 낙태가 합법화돼 있다.

사진=중국에서 산모 펑젠메이가 7개월 된 태아를 강제낙태 당한 사진이 인터넷에 공개되면서 거센 인권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사진출처=중국 포털' 바이두']

중국이 낙태를 합법화한 것은 산아제한 정책을 강력하게 시행하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은 인구 억제 차원에서 1979년부터 '한 자녀 정책'을 기본 국책으로 정하고 있다. 공식 집계에 따르면 철저한 시행 덕분에 지난 30여년 동안 인구 4억명이 덜 태어났다.

문제는 이 같은 산아제한 정책을 지키기 위해 자발적인 낙태뿐만 아니라 강제 낙태가 비일비재하다는 것. 지난 6월 인터넷에 올라온 한 장의 사진은 중국의 강제 낙태 문제를 세계적인 이슈로 부상케 했다.

사진 속에는 핏덩이 태아와 젊은 임산부가 기진맥진한 채 누워 있었다. 이 여성은 산시(陝西)성 안캉(安康)시 전핑(鎭坪)현에 사는 펑젠메이(馮建梅·23)로, 둘째를 임신했다가 벌금을 내지 않아 강제로 끌려가 낙태당했다.

이어 7월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푸젠(福建)성에 사는 임산부 판춘옌(30)도 지난 4월 한 자녀 정책을 위반했다는 이유로 임신 7개월이 넘은 상태에서 강제 낙태 시술을 받아 정부와 법정 소송을 벌이고 있다고 전했다. 중국에서 초과 출산의 대가는 너무 크다. 설사 강제 낙태를 면했다 할지라도 무거운 벌금과 함께 각종 혜택에서 제외된다. 심지어 농촌에서는 이를 면하기 위해 아이를 호적에 올리지도 않는다. '헤이하이쯔(黑孩子)'라 불리는 이들은 1300만명이 넘을 것으로 추정된다.

< 한희라ㆍ권도경ㆍ김현경 기자 > /kong@heraldcorp.com- 헤럴드 생생뉴스 Copyrights ⓒ 헤럴드경제 & heraldbiz.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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