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제침략 상흔 제주평화박물관 일본인과 매각각서 '부끄러운 자화상'

입력 2012. 10. 9. 22:32 수정 2012. 10. 9. 22: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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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금난으로 운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제주전쟁역사평화박물관이 일본인의 손에 넘어갈 위기에 처했다. 박물관은 일제강점기 당시 일본군 침략 역사를 담고 있어 일본 측의 왜곡 가능성이 우려되고 있다.

제주평화박물관 이영근 관장은 지난달 29일 도쿄에서 일본 측 한 인사와 평화박물관 매각과 관련한 각서를 체결했다고 9일 밝혔다.

이 관장은 "지속적으로 자금난을 겪으면서 지난 3월 일본에 매각을 추진했으나 문화재청과 제주도가 가마오름 동굴진지에 대한 매입의사를 밝혀 일본매각을 중단한 채 조치를 기다려 왔다"면서 "하지만 구체적인 답변이 없어 결국 일본 측과 매각절차를 진행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됐다"고 설명했다.

평화박물관 측에 따르면 매각 관련 각서에는 일본 측이 평화박물관 자산을 매입하거나 대행할 수 있다는 내용이 담겼다. 대신 일본 측은 평화박물관 측이 처한 경제적 어려움을 해소해주고 자산도 충분히 보상해주기로 했다.

그러나 문화재청은 평화박물관 자산평가 결과 가마오름 일대 토지 1만5800㎡에 대해 2억7000만원의 평가액을 산정했다. 동굴 복원에 투입된 20억원의 10%밖에 되지 않는 금액이다.

평화박물관 측은 "문화재적 가치를 반영해 달라고 문화재청에 요청했지만 문화재청이 지난 8월 '관련사례가 없다'며 토지 매입의사만을 밝혀 왔다"고 아쉬움을 나타냈다.

제주=주미령 기자 lalijoo@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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