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면 쓴 혁신 아이콘, 애플 실체는] 애플바라기 이어 구글 종속 심화도 문제
취재과정에서 인터뷰에 응한 한 전자업계 최고경영자(CEO)는 "2~3개 플레이어가 글로벌 전자시장을 장악하고 있고 이 과정에서 LG와 삼성 등 우리나라 전자산업이 부지불식간에 애플향이 돼버렸다"고 지적했다. 그는 애플발 도산이 일본에서 현실화됐고 우리나라 역시 예외는 아니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더 큰 문제는 따로 있다는 것이 이 CEO의 설명이다. 그는 "국내 전자업계가 '애플바라기'가 돼가는 사이 구글에 종속되고 있다"며 "애플이 지금 우리 기업에 위협을 가하고 있다면 머지않아 구글이 그 자리를 차지하게 될 것"이라고 우려를 표명했다.
실제로 구글은 모토로라 특허 1만7,000여개와 IBM 특허 등을 단계적으로 매입하며 영역을 넓히고 있다. 이에 맞춰 우리나라 전자업계는 휴대폰에 이어 이제 TV까지 구글TV를 만들며 구글의 플랫폼을 사용하고 있다. 구글TV의 선봉은 세계 TV시장 1, 2위인 삼성전자와 LG전자다. 클라우드 분야 역시 한국 전자업계는 자체 시스템을 만들어내지 못하고 구글에 의존해야 하는 상황이다.
구글은 한발 더 나아가 자동차 분야로까지 진출하며 전기차 등 차세대 자동차시장을 놓고 국내 자동차 업계와의 경쟁을 예고했다. 구글은 현재 오는 2015년 상용화를 목표로 포드와 미래형 자동차를 개발하고 있다.
창의자본주식회사 고위관계자는 "구글은 이미 특허보유 등에서 특허괴물처럼 행동해도 손색 없을 정도가 됐다"며 "만약 한국 기업이 구글에 위협이 된다면 구글도 제2의 애플이 될 것"이라고 우려를 표명했다. 한국 전자업계가 탈구글을 본격 추진하는 순간 구글은 이를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애플은 안드로이드 진영을 공격하기 위해 삼성전자와 HTC 등을 상대로 소송을 걸었지만 정작 당사자인 구글에는 아무런 행동도 하지 않고 있다. 구글도 안드로이드 진영을 보호한다고 하지만 주요 경쟁 대상인 애플을 지켜보고만 있을 뿐이다. 이면에 숨겨진 의미를 읽어야 한다는 뜻이다.
다른 업계 관계자는 "혁신이 멈추면서 애플은 특허괴물화됐다"며 "구글도 혁신이 멈추는 순간 비슷한 길을 걸을 것이고 결국 구글 종속이 심할수록 우리 기업의 타격도 클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종배기자 ljb@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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