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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립의 협동조합, '통제의 나라'에서도 꽃피운 이유

김정훈 입력 2012. 10. 24. 06:03 수정 2012. 10. 24. 0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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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동조합, 민관 조합의 황금률을 찾다] ③'통제의 나라' 속 협동조합 성장기

[CBS 김정훈 기자]

오는 12월 '협동조합기본법' 시행으로 자본주의나 사회주의를 넘어서는 대안경제의 모색이 가능해졌다. 협동조합은 민간 조직임에도 공익성을 띄는 경우가 많아 정부나 자치단체와의 협조가 빈번하지만, 그 관계를 놓고는 우려와 기대가 함께 나오고 있다. CBS는 5차례에 걸친 '협동조합, 민관 조합의 황금률을 찾다' 연속 기사를 통해 양자간 바람직한 관계를 모색해 본다. [편집자 주]

< 글 싣는 순서 >

①'협동조합'이 사라진 농업 협동조합②사회적 협동조합, 민관의 손잡기 ③'통제의 나라' 속 협동조합 성장기④"Want to do good? Do well!"⑤민관 조합의 황금률, '불가원불가근'

'성공한 독재국가'

1인당 국민소득 5만 달러를 기록하는 싱가포르에 대한 압축적 평가다.

싱가포르가 20세기 후반 비약적으로 성장한 배경에는 독재에 가까운 정부 리더십이 있었다는 데 이의는 없다.

국부로 추앙받는 리콴유 전 총리는 1965년부터 1990년까지 집권했고, 이후 14년간의 고촉통 집권기 이후 다시 리 전 총리의 아들 리셴룽이 총리를 맡고 있다.

그 사이 싱가포르는 강력한 통제력을 바탕으로 각종 산업을 발전시켜왔다.

신기한 점은 그와 같은 통제의 나라에서 자립과 자조를 강조하는 협동조합이 꽃을 피웠다는 점이다.

전체 인구의 3분의 1인 140만 명이 협동조합 회원이고, 협동조합의 활동범위는 주택·보건·보육·노인·구직 분야 등을 넘나든다.

특히 싱가포르 전국노동조합(National Trade Union Congress, NTUC)이 운영하는 생활협동조합 형태의 슈퍼마켓 체인 '페어프라이스(FairPrice)'는 전체 소매업의 60%를 차지할 정도로 성장했다.

이와 같은 협동조합 발전의 원동력은 뭘까.

싱가포르협동조합연합회(SNCF) 찬티셍(Chan Tee Seng) 회장은 우선 "어떤 서비스를 제공할 것인가 결정하는 과정이 가장 중요하다"며 "사회적 요구가 있는 분야에서 서비스가 제공될 수 있는 것이어야 한다"고 말했다.

협동조합의 가치도 중요하지만 시민들의 요구를 수렴하는 조합을 세워야 한다는 취지다.

정부와 협동조합 사이의 관계 설정도 중요하다.

정부는 협동조합 관련 규정을 마련하고 활동 상황을 점검하는가 하면 잘못된 행위에 대해서는 조사 후 엄단한다.

협동조합 발전을 논의하는 국가 차원의 위원회도 마련돼 있는데, 정부 대표도 팀원으로서 참여한다.

그러나 협동조합에 대한 재정 지원은 않는 것이 원칙이고, 그러니 정부가 협동조합의 사업이나 인사에 관여하지도 않는다.

찬티셍 회장은 "정부의 역할은 조정자"라면서 "정부는 협동조합의 운영에 관여하지 않은 채로 규정을 만들고 기초적 가버넌스(다원적 운영방식) 기준을 공유하지만, 협동조합 그 자체는 독립적"이라고 밝혔다.

다만, 취약계층을 대상으로 한 병원 등 공익적 성격이 짙은 협동조합의 경우 선별적으로 정부 보조금이 지원되기도 한다.

이처럼 정부 개입 여지를 최소화하면서 정부와 협동조합은 대등한 파트너 관계로 이어진다.

찬춘싱(Chan Chun Sing) 싱가포르 지역개발·청년·스포츠부 장관은 "미래 지향적 관점에서, 정부는 협동조합 운동의 발전을 위해 SNCF나 그 조합원들과 손을 맞잡고 함께 일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협동조합의 독립성은 반드시 유지돼야 한다는 사회적 합의, 통제의 나라에서도 협동조합이 꽃을 피운 이유다.

(* 이 기사는 한국언론진흥재단의 지원으로 취재, 작성되었습니다.)report@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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