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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우스푸어 대책' 한달간 달랑 1명 신청..우리지주 - 은행 '옥신각신'

입력 2012. 11. 29. 03:46 수정 2012. 11. 29. 0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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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신문]우리은행이 금융권 최초로 만든 하우스푸어(빚을 내 집을 샀다가 원리금 상환에 허덕이는 계층) 대책인 '트러스트 앤드 리스백'(Trust&Lease back·신탁 후 재임대) 신청자가 '드디어' 나왔다. 제도를 시행한 지 한 달 만이다. 그런데 달랑 1명이다. 초라한 실적 앞에 제도를 짠 우리금융지주와 실제 시행주체인 우리은행의 갈등이 깊어지고 있다. 머리와 손발이 따로 노는 상황인 것이다.

우리은행 측은 28일 "'최근 고객 한 명이 신탁 후 재임대 제도를 신청해 와 29일이나 30일쯤 공식 신청서를 작성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지난 1일부터 신청을 받기 시작해 거의 한 달 만에 1명이 신청했다는 것은 제도 자체에 문제가 있다는 시각이 많다. 지주나 은행도 여기에는 동의한다. 그런데 원인과 해법에 대한 생각이 다르다.

제도를 기획한 우리금융지주 측은 애초 신청 대상자를 잘못 추정했다는 입장이다. 우리금융은 신탁 후 재임대 제도의 신청 자격을 우리은행에만 대출이 있는 고객으로 제한했다. 그런데 신청 가능하다고 파악한 1300여 가구 가운데 500여 가구의 대출 상황을 다시 분석해 보니 우리은행뿐 아니라 제2금융권에도 대출이 있는 다중채무자가 대부분이라는 게 지주 측의 주장이다. 이에 따라 지주 측은 나머지 800여 가구의 대출 상황도 살펴보는 중이다. 이를 토대로 대상 가구수를 다시 추산할 방침이다.

우리금융지주 관계자는 "우리은행의 자체 대출 조회 시스템으로는 우리은행 대출 상황만 파악된다."면서 "다른 금융사 대출 현황을 알아보려면 상대 회사의 허가를 받아야 해 어려움이 따른다."고 해명했다. 이어 "대상자 재파악이 끝나는 대로 금융당국에 제도 수정안을 제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우리은행의 생각은 다르다. 약 1만명을 대상으로 하는 신한은행의 하우스푸어 대책과 달리 우리은행의 신청 대상자는 1300여 가구밖에 안 되기 때문에 더 두고 보자는 태도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처음부터 신청 대상자를 적게 잡았기 때문에 신청자가 더디게 나오는 것일 뿐"이라면서 "적어도 두 달은 시행해보고 문제점이 있으면 그때 가서 보완하는 게 낫다."고 말했다. 또 "영업점을 통한 상담 문의는 매우 많다."면서 "집 소유권을 은행에 넘긴다는 부담 때문에 상담이 신청으로 선뜻 이어지지 않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당초 6개월쯤 시행해 보고 확대 여부를 검토하기로 했는데 '실패론'이 대두되자 지주 측이 성급하게 제도 수정을 추진하고 있다는 볼멘소리도 나온다. 처음부터 하우스푸어 대책에 소극적이었던 우리은행이 "일이 커지는 것을 기피한다."는 얘기도 들린다.

하우스푸어의 모럴 해저드(도덕적 해이)를 지적하는 목소리도 있다. 한 시중은행 부행장은 "대부분의 하우스푸어들이 다중채무자인데 이 점을 간과한 우리금융 측의 실책도 있지만 그보다는 좀 더 버티면 자신들에게 좀 더 유리한 파격적인 구제책이 나올 것이라고 기대하는 하우스푸어들의 심리 때문에 신한은행이나 우리은행의 (하우스푸어 대책 신청) 실적이 저조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진아기자 ji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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