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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가정에 보조금.. '보육대란' 풀릴까

입력 2013. 01. 02. 03:10 수정 2013. 01. 02. 14: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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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

만 2세 아들을 둔 직장인 김미은 씨(33·여)는 2년 전 서울 마포구 관내 어린이집 6곳에 입소 신청을 했지만 아직도 아들을 친정에 맡기고 있다. 입소 1순위인 맞벌이인데도 구립 어린이집은 순번이 100번대, 사설 어린이집은 20∼40번대에서 줄어들지 않았다. 심지어 지난해에는 순번이 뒤로 밀리기까지 했다. 보육시설에 보내야만 지원을 받을 수 있는 시스템 탓에 어린이집 입소 폭주 사태가 벌어졌기 때문이다.

무상보육을 전면 확대하는 2013년도 보건복지부 예산안이 1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함에 따라 올해는 김 씨처럼 어린이집 입소를 '해바라기'하는 워킹맘이 감소할지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 아이를 집에서 키워도 보조금을 지원받기 때문이다.

○ 올해 70만∼80만 명 혜택

1일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3월부터 0∼5세 아이를 둔 모든 가정이 보육비 또는 양육보조금을 받게 된다. 지난해까지는 보육시설에 맡겨야만 보육비를 지원받을 수 있었다. 집에서 자녀를 키운다면 차상위계층이나 장애아동만 양육보조금을 받을 수 있었다.

올해부터는 0∼2세 영유아를 보육시설에 보내면 지난해처럼 종일반 기준 보육비를, 보내지 않으면 양육보조금(0세 20만 원, 1세 15만 원, 2세 10만 원)을 받는다. 양육보조금을 지원받는 아동 수는 지난해 약 11만 명에서 올해 70만∼80만 명으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이렇게 되면 적지 않은 전업주부들이 아이를 집에서 키울 수도 있어 지난해 상당수 직장여성들이 겪었던 '보육 대란'이 완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보건복지부와 교육과학기술부 관계자들은 "이제 아이를 집에서 길러도 보조금이 나오니까 아무래도 전업주부들은 아이들을 어린이집에 덜 보내지 않겠느냐"고 예상했다.

○ 일부 걸림돌은 여전

지난해 보육 대란 사태를 악화시켰던 일부 어린이집의 전업주부 자녀 선호 현상이 가라앉을지는 불투명하다. 하루 종일 아이를 맡기는 직장여성보다는 한나절, 심지어 한두 시간만 맡기는 전업주부가 어린이집 운영자로서는 편하기 때문이다. 어린이집 교사 4년 차인 신모 씨는 "원장이 대기 순번을 어겨 가면서 저녁밥에 간식까지 챙겨 먹여야 하는 워킹맘 아이보다 점심밥만 먹고 가는 전업주부 자녀를 먼저 받더라"라고 털어놨다.

또 전업주부들이 느낄 수 있는 상대적 박탈감도 문제로 꼽힌다. 양육보조금은 나이에 따라 보육비의 4분의 1∼2분의 1 수준인 월 10만∼20만 원에 그친다. 0세 아이를 어린이집에 맡기면 보육비로 75만5000원을 지원받지만 집에서 키우면 20만 원밖에 못 받는 셈이다.

전업주부들의 반응은 엇갈린다. 지난해 8개월 된 아들을 어린이집에 보냈다는 A 씨는 "너무 어린 아이를 보냈더니 전염병에 자주 걸렸다"며 "올해는 양육보조금을 받고 집에서 키울 생각"이라고 말했다. 반면 2세 아이가 있는 B 씨는 "오전에 아이를 어린이집에 맡기고 집안일을 하는 생활에 익숙해졌다"며 "10만 원을 받고 집에서 키울 마음은 없다"고 말했다.

김희균·이샘물 기자 foryou@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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