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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 쇼핑몰, 카드 무이자 할부 중단 날벼락

김정훈 기자 입력 2013. 01. 03. 03:05 수정 2013. 01. 03. 14: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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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사가 다 내던 무이자 비용, 분담하도록 법 바뀌었으나 가맹점들은 "못 내겠다" 거부 카드사들, 전격 서비스 중단에 연초부터 고객들 큰 불편 겪어

직장인 김모(37)씨는 2일 아이의 기저귀를 주문하기 위해 온라인 쇼핑몰에 들어갔다. 3박스에 5만8000원인 것을 확인한 뒤 언제나처럼 3개월 무이자 할부 버튼을 찾았는데, 눈을 씻고 봐도 없었다. 쇼핑몰 홈페이지를 뒤진 끝에 '무이자 할부 서비스가 중단됐다'는 공지 사항을 찾은 김씨는 어쩔 도리 없이 일시불로 결제했다.

온라인 쇼핑몰뿐만이 아니다. 할인점 매출 1위인 이마트에선 새해부터 삼성카드와 씨티카드 이외의 카드에 대해서는 신용카드 무이자 할부 서비스를 중단했다.

신세계백화점도 새해부터는 신세계 제휴카드만 무이자 할부 서비스를 제공하고, 나머지 카드에 대해선 무이자 할부를 중단했다. 이 두 곳에선 지난해까지만 해도 5만원어치 이상만 사면 대개 2~3개월 무이자 할부가 가능했었다.

카드사들이 새해 들어 '무이자 할부' 서비스를 속속 중단하고 있다. 이는 지난해 12월 22일부터 시행된 '여신전문금융업법 개정안'에 따라 카드사가 무이자 할부에 들어가는 마케팅 비용을 전액 부담하던 관행에 제동이 걸렸기 때문이다. 새 법은 카드사가 고객에게 무이자 할부 구매 혜택을 주려면 가맹점이 마케팅 비용의 절반가량을 분담하도록 규정하고 있는데, 가맹점들이 이를 거부하고 있어 카드사들이 무이자 할부 서비스를 중단하기 시작한 것이다.

A카드 관계자는 "백화점, 할인점, 홈쇼핑, 온라인쇼핑몰, 손해보험사와 같은 거의 모든 대형 가맹점에 더 이상 무이자 할부 이벤트를 하지 않겠다고 지난해 말 고지했다"고 말했다. 이마트·롯데백화점·옥션 등 연 매출 1000억원 이상의 대형 가맹점은 모두 대상이라고 이 관계자는 덧붙였다. 옥션과 같은 오픈마켓에 입점(入店)해 있는 소형 인터넷 쇼핑몰도 대상이다.

◇수만개 온라인 쇼핑몰, 무이자 할부 결제 중단

2만여개 온라인 쇼핑몰에 전자지불대행(PG) 서비스를 제공하는 KG이니시스는 카드사들의 요청에 따라 새해부터 대다수 카드사의 무이자 할부 결제를 중단했다. 예를 들어 지난달엔 KG이니시스의 가맹점인 인터넷서점 예스24에서 5만원 이상 물건을 산 고객은 BC·KB국민·삼성·롯데·현대·신한카드 등 거의 모든 신용카드로 2~3개월 무이자 할부를 할 수 있었다. 하지만 새해부터는 씨티카드 4개월 무이자 할부만 남고, 나머지 카드 무이자 할부는 없어졌다. 다른 전자지불대행업체인 KSPAY, 올더게이트 역시 무이자 할부 결제 서비스를 중단했다.

그러나 현대카드 제로나 삼성카드4처럼 무이자 할부가 기본 서비스로 장착되어 있는 카드로는 계속 무이자 할부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무이자 할부 혜택 주려면 가맹점이 비용 분담해야

그동안 카드사들은 시장 점유율을 높이기 위해 백화점·할인점 등 대형 가맹점을 상대로 경쟁적으로 무이자 할부 이벤트를 했다. 하지만 이 같은 이벤트는 카드사에 큰 부담을 안겨주는 것이었다. 카드사가 고객에게 3개월 무이자 할부 혜택을 주려면 카드 사용 원금의 1.5%에 해당하는 이자를 고객 대신 물어야 한다. 소비자가 10만원짜리 물건을 3개월 무이자로 사면, 은행은 며칠 내에 가맹점에 이 돈을 현금으로 주지만, 고객은 3개월에 걸쳐 원금만 카드사에 갚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카드사의 과열 경쟁 탓에 신용카드 할부 구매액은 연간 90조원(2011년 기준) 정도로 덩치가 커졌다. 이는 신용카드 매출액의 25%에 달하는 것이다. 금융 당국은 할부 이용액 중 70~80%가 무이자 할부 이용액이라고 추산하고 있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카드사와 가맹점에 무이자 할부 관련 비용을 분담토록 한 것은 카드사들이 여기에 들어가는 마케팅 비용을 소형 가맹점이나 일반 회원에 전가할 가능성을 차단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카드사와 대형 가맹점들이 무이자 할부 비용을 분담해 무이자 할부 서비스를 재개하기 위한 물밑 협상을 하고 있지만, 시각차가 커 타협점을 찾기가 쉽지 않을 전망이다. 한 대형 할인점 관계자는 "그동안 카드사들이 필요에 의해 무이자 할부 이벤트를 해 왔고 일방적으로 이벤트 중단을 통보했기 때문에 협상의 여지가 별로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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