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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애플엔 예외인 '국내법'.. 토종업체만 잡는다

입력 2013. 01. 27. 17:21 수정 2013. 01. 27. 2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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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계 IT기업 '경제민주화' 무풍

#1. 애플에 이어 구글도 이달부터 이모티콘, 게임 아이템 등 '인앱 결제(in App Purchase)'를 하는 과정에서 30%의 수수료를 받는다. 인앱 결제는 구글 플레이스토어에서만 가능하도록 전환, 수수료가 저렴한 국내 결제대행사(PG) 서비스를 이용할 수 없게 됐다. 국내 PG인 다날은 그동안 카카오톡의 가상화폐인 초코(1초코=100원) 등 결제 시 10%의 수수료를 받고 서비스를 제공했지만 이번에 밀려난 것이다. 이로써 사용자도 안드로이드 단말기에서 휴대폰.상품권 소액 결제를 못하고 달러 결제, 비자 등 해외카드만 사용하는 불편을 겪고 있다.

#2. 올해부터 시행된 소프트웨어산업진흥법은 상호출자제한집단에 속하는 대기업이 공공부문 SI 시장에 참여하지 못하게 해 국내 중견업체가 성장할 수 있게 한 제도다. 하지만 다수 국내 중견 IT 서비스 업체들이 이 같은 대규모 사업 경험이 부족해 국내 공공부문 정보화 시장을 외국계 기업에 넘겨줄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실제 미국계 AT커니가 인수한 중견기업 대우정보시스템과 일본 태평양시멘트가 최대주주인 쌍용정보통신은 최근 공공사업 경험이 많은 인재 영입에 열을 올리며 공공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새 정부가 경제민주화 등 대·중소기업의 상생을 부르짖고 있지만 글로벌 기업이 패러다임을 장악한 모바일 업계에서 중소개발사들은 애플과 구글의 정책에 휘둘리고 있다. 또 국내 IT기업에만 적용되는 갈라파고스적 규제가 만연해 중소개발사, IT 서비스 업계 등이 역차별을 받고 있다.

애플과 구글이 인앱 결제 시 수수료 30%인 구글 플레이스토어 결제를 강요하며 고수익을 챙기지만 앱 개발사들은 '울며 겨자먹기'로 받아들이는 실정이다. 글로벌 유통망을 가진 구글플레이와 애플의 앱스토어 없이 수익창출이나 해외시장 진출이 어렵기 때문에 양사의 눈밖에 나는 것이 부담스럽다는 것.

한 개발사 관계자는 "앱은 지속적인 관리를 해줘야 하는데 구글과 애플의 정책에 벗어날 경우 업데이트 승인을 받지 못한다"면서 "향후 새로운 앱을 내놓을 경우에도 애플과 구글 마켓에 등록하지 못할까봐 정책을 잘 따를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토종업체만 국내법 적용 역차별

글로벌 업체들은 국내법 규제를 상대적으로 덜 받으면서 역차별 논란도 발생하고 있다. 음란.폭력성이 강한 스마트폰 앱에 별도의 성인인증 조치를 의무화한 '콘텐츠산업진흥법개정안'이 그것.

익명성을 빌려 욕설과 음란한 대화 등이 일어나는 스마트폰 '랜덤채팅'에 제동을 걸겠다는 취지이지만 국내 앱 서비스만 규제 대상이다. 모바일게임 셧다운제와 토종 오픈마켓의 전자상거래법, 부가가치세법 등 규제도 국내 업체만 적용을 받고 있다.

3조원 규모의 국내 공공부문 정보화 시장도 개정된 법률 때문에 해외업체들만 좋은 일 시키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낳고 있다. 올해부터 시행된 소프트웨어산업진흥법에 따라 삼성SDS, LG CNS, SK C & C 등 55개 IT 서비스 업체들은 공공기관이 발주한 IT 서비스 입찰에 참여하지 못한다. 정책 실효성을 위해 국내 중견 IT 서비스 업체들이 대기업의 빈 자리를 채워 공공사업을 시행해야 하지만 이 같은 대규모 사업에 대한 경험이 부족하다. 이 때문에 국내외에서 다양한 경험을 갖춘 외국계 기업이 국내 공공부문 정보화 시장을 주도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IT 서비스 업계 한 관계자는 "공공부문 정보화 시장은 기술력과 다양한 경험을 필요로 한다"면서 "법 통과 이후 외국계 기업들이 국내 공공정보화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조직정비를 마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대우정보시스템을 인수한 미국계 AT커니, 쌍용정보통신 최대주주 일본 태평양시멘트, 글로벌 기업인 오라클 등이 국내 공공사업 공략에 돌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IT 서비스 업계 한 관계자는 "외국계가 공공사업 업계 인재들을 대거 영입하는 등 시장 공략이 본격화될 전망"이라며 "소프트웨어산업진흥법을 우회한 외국계의 국내 공공 정보화 시장 주도가 우려된다"고 말했다.

■도 넘는 '묻지마식 경영'

글로벌 IT기업들의 '묻지마식 경영'도 갈수록 우리 사회의 병폐로 지적되고 있다. 불투명한 기업방식인 '유한회사'가 가장 많은 곳이 바로 IT업종이다. 대부분 외국계 기업들이다. 한국 마이크로소프트(MS), 한국 휴렛팩커드, 애플코리아, 페이스북코리아, 구글코리아, 야후코리아, 그루폰코리아 등이 대표적이다.

외국계 기업들이 유한회사를 선호하는 건 주식회사나 합작회사에 비해 기업경영이 자유롭고 비용 절감 효과가 높기 때문이다. 외부 회계감사나 공시 의무가 없다. 애플코리아는 주식회사로 운영하다 2009년 유한회사로 전환한 경우다. 이 때문에 유한회사인 글로벌 IT기업 한국법인들의 매출이나 배당금 등 영업자료는 일체 베일에 가려져 있다.

외국계 포털업체 전 직원은 "유한회사는 배당금 송금이나 국내 사회공헌 등 외국계 기업의 약점이 드러나는 공시를 피하는 수단으로 활용되는 측면이 있다"고 털어놨다.

실제로 애플코리아나 구글코리아 등 국내 모바일 시장을 장악한 글로벌 기업은 수익 대부분을 본사에 배당금 형식으로 송금하고 재투자는 거의 없는 실정이다. 국내 스마트폰 제조사 한 임원은 "애플은 지난해 국내 시장 매출이 2조원 정도로 추정되는데 법인세 등 세금과 운영비를 제외한 수익은 국외로 빼간다"며 "하다못해 사회공헌이나 기부금조차 한 푼 내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폐쇄적 경영방식은 사업 철수 이후에도 부작용을 낳고 있다. 모토로라와 야후코리아는 지난해 국내 사업 철수를 결정하면서 '일방통보식' 발표로 반발을 샀다. 발표 전날까지 철수 소식을 직원들에게 함구했던 것. 이 때문에 모토로라 400여명, 야후코리아 200여명의 직원들이 '마른 하늘에 날벼락'을 맞았다.

모토로라에서 10년을 근무한 한 직원은 "외국계 기업이 냉정한 건 알고 있지만 이 정도로 배신감을 줄지는 몰랐다"며 "10% 정도의 직원을 제외한 나머지는 다음 달까지 다른 직장을 구해야 하는데 암울하다"고 하소연했다.

lkbms@fnnews.com 임광복 최갑천 이설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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