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경향신문

[국정원 직원 게시글 파장]누리꾼·시민들 "감시 당한다는 생각에 글을 더 쓰지 않게 돼"

박순봉 기자 입력 2013. 01. 31. 23:05 수정 2013. 02. 01. 00:39

기사 도구 모음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o i

번역할 언어 선택
글자 크기 조절 레이어

국정원 여직원 김모씨가 진보 성향 누리꾼들이 모이는 '오늘의 유머(오유)' 사이트에 정치·사회와 관련된 글을 쓴 것이 확인되고, 국정원이 이를 정상적인 업무라고 밝히자 누리꾼과 시민들이 반발하고 있다.

국정원의 감시를 받은 것으로 확인된 '오유' 사이트 회원들은 충격이 컸다. 이날 한 회원은 사이트에 '오유 담당 국정원 직원 필독'이란 제목으로 "국가를 위한다는 사명감이 눈곱만큼이라도 있다면 유머 사이트에 글 쓰지 말고 북한 동향을 살피라"는 글을 올렸다.

일부 누리꾼들은 국정원이 온라인에 쓴 자신의 글을 감시할까 걱정된다는 반응을 보였다.

트위터에는 "찝찝해라… 정말 국정원 직원이라도 우리 뒤끝은 없는 거죠? 요즘은 글쓰기도 무서워서" "국정원 직원의 오유 감시를 보니 종북 감시라는 미명하에 누군가 내 트윗도 보고 있을 것 같아 자판 누르는 손가락이 사시나무 떨 듯한다" 등의 글이 올라왔다.

한 인터넷 커뮤니티에는 "국정원의 포털, 커뮤니티 게시판 추적·감시는 민간인 사찰이다" "대북 선전전이라는 미명 아래 개인의 사상과 표현의 자유를 제한하는 일을 하고 있다" 등의 글이 올라왔다. 서울의 한 중학교 교사인 최모씨(31)는 "나는 준공무원이라 인터넷에 정치적인 의견을 표현하는 것을 조심해왔는데, 이번 국정원 사건을 계기로 실제로 감시를 당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어 (인터넷에) 글을 더 쓰지 못하겠다"고 말했다.

국정원에 대해 실망감을 표하는 의견들도 있다. 회사원 조모씨(26)는 "국정원이 본연의 역할인 대북 정보 수집은 제대로 하지 못하면서 알바들이나 하는 일을 업무시간에 하고 있으니 세금이 아깝다"고 말했다.

경찰을 믿지 못하겠다는 반응도 있었다. 트위터에는 "경찰에 국정원 여직원의 수사를 더 이상 맡겨서는 안된다" "특검팀을 구성하여 전반적인 재조사가 이루어져야 국민들의 의혹이 풀릴 것이다" "글을 쓰지 않았다던 경찰의 발표는 거짓이었다. 경찰 개입 의혹이 드러난 것이다" 등의 글이 올라왔다.

국정원 여직원이 선거에 개입한 것으로 보기 어렵다는 누리꾼들도 있었다. 한 인터넷 커뮤니티에는 "(국정원 여직원이) 개인적으로는 그 정도 글을 쓸 수 있는 것 아니냐" "4개월간 글 91개 쓴 걸로 어떻게 여론 조작을 할 수 있냐" "쓴 글 중에도 대선이나 정치 관련된 글은 거의 없다" 등의 글이 올라오기도 했다.

<박순봉 기자 gabgu@kyunghyang.com>

ⓒ 경향신문 & 경향닷컴(www.khan.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포토&TV

    이 시각 추천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