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가수 문희준씨에겐 지금도 미안.. 5년간 기다린 팬에 이제야 보답"

채지은기자 2013. 2. 19. 2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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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면제받지 못한 자' 2편 낸 장석조씨3월부터 플래시 애니 '연예인 지옥' 업데이트"청소년도 볼 수 있게 이번 책은 욕설 배제병장편까지 펴낼 것"

"문희준씨한테는 지금도 미안하죠. 여러 차례 인터뷰 등을 통해서 밝혔는데 전달은 안 됐을 거예요. 원하기만 한다면 무료로 뮤직비디오라도 만들어 주고 싶습니다."

2002년 6월 연예인들의 군대 회피 등을 풍자한 플래시 애니메이션 '연예인 지옥'으로 혜성같이 등장한 애니메이션 창작집단 '오인용'은 장안의 화제였다. 당시 가수 문희준을 연상시키는 주인공으로 내세웠다가 경찰조사를 받는 등 소동도 있었지만, 예비역들의 열광적인 반응을 얻었다. 성인인증이 필요한 공식홈페이지 회원만 57만명이나 됐고, 인터넷 팬카페 회원도 60만명이 넘을 정도였다.

최근 만화책 <면제받지 못한 자> 2편을 내며 5년 만에 오인용 활동을 재개한 장석조(34)씨를 19일 만났다. 오인용의 리더인 그는 "책뿐 아니라 오인용 공식홈페이지를 통해 3월 초부터 다시 '연예인 지옥'을 업데이트한다"고 밝혔다.

계원조형예술대 애니메이션학과 97학번 동기 다섯이 만든 오인용은 당시 '돈은 못 벌더라도 하고 싶은 작업을 해보자'고 의기투합해 시작됐다. 지하방을 얻어 함께 작업을 하며 '중년탐정 김정일', '연예인 지옥', '이웃집 오인용' 등 그동안 내놓았던 작품들은 너무 폭력적이라는 반응도 있었지만 가히 열광적이었다. '연예인 지옥'은 600만 명이 본 걸로 추산되며, 가장 많이 본 편의 조회수는 2억 건에 이를 정도다. "다시 그런 부담스러운 인기를 바라지는 않습니다. 그저 3개월에 한편이라도 꾸준히 올리면서 오래 기다린 팬들에게 보답해야죠. 결혼도 하고 아이도 낳고 오인용 멤버들도 나이가 들었지만 예전만 못하다는 얘기는 절대 안들을 겁니다."

원년멤버들은 현재 유아용 콘텐츠를 만드는 회사원, 산림청 공무원, 유학생 등 다양하게 진로를 바꿨고, '연예인 지옥'의 무식하고 폭력적인 정지혁 병장의 목소리를 더빙한 정지혁씨와 장씨만 다시 뭉쳤다. 성우로 활동하고 있는 최창후씨도 어리바리 이병으로 녹음을 돕는다.

<면제받지 못한 자>는 어리바리 이등병의 자대 적응기로 폭력적인 장면과 욕설이 가득한 '연예인 지옥'과 달리 욕설도 거의 없는 교본형식이다. 장씨는 "플래시 애니를 본 분들은 싱겁다고 말하기도 하지만 청소년들도 볼 수 있는 책을 만들고 싶었다"고 했다. "2010년쯤 DMZ 근처 군 부대를 가봤는데 내무실마다 책이 한 권씩 꽂혀 있더라고요. 책임감을 느끼게 됐죠." 장씨 스스로 '빽 없고, 건강하고, 잔 머리 굴리지 않는 이들을 위한 군대 지침서'라고 평가하는 이 책은 그가 애니메이션 감독 등 다른 일로 바빠 출간까지 6년이나 걸렸지만 이병의 생활을 다룬 데 이어 일병, 상병, 병장편으로 후속편을 낼 계획이다.

채지은기자 cj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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