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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하의 날씨에 바깥에서 낮잠 자는 아기들

조인경 입력 2013. 03. 02. 08:01 수정 2013. 03. 02. 0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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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유럽에선 영하 15도에도 유모차 탄 채 야외에서 낮잠"신선한 공기 마실수록 건강해" 전통 육아방식 인기

[아시아경제 조인경 기자]# "스웨덴 북부 지방에서 태어난 나는 사슴가죽이 덮인 유모차에 앉아 겨우내 쌓인 눈이 녹아 물방울이 돼 떨어지는 모습을 지켜봤던 기억이 난다. 영하의 날씨는 그다지 문제가 되지 않았고, 오히려 낮잠을 자는 동안 햇볕을 쬔 덕분에 비타민D가 생성됐을 것 같다."(퍼, 영국 리치몬드)

# "1950년대 네덜란드에서 태어나 일년내내 정원 한쪽에 마련된 '하치(네모난 상자처럼 생긴 요람)'에서 지냈다. 여름에는 아랫도리를 벌거벗은 채 일광욕을 즐겼고, 겨울에는 담요와 모자, 장갑을 낀 채 그곳에서 낮잠을 자곤 했다. 70년대 후반에 낳은 내 아이들 역시 서리가 내리는 날을 제외하고는 담요를 덮은 채 유모차에 태워 바깥에서 재웠다."(마야 던, 영국 케인즈)

영하의 날씨에도 실외에서 아기를 재우는 북유럽의 육아 방식이 눈길을 끌고 있다. 스웨덴과 핀란드, 노르웨이 등에서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기온과 상관 없이 아기를 신선한 공기에 자주 노출시킬수록 더욱 건강하게 자란다고 여기는데, 영국 BBC방송은 이것이 최근 생겨난 유행이 아니라 상당히 오랜 기간 전해내려온 전통 육아법이라고 강조했다.

BBC에 따르면 스웨덴 스톡홀름 거리에서는 영하 5도의 날씨에도 인도에 줄지어 서 있는 유모차를 자주 목격할 수 있다. 유모차에는 아기가 낮잠을 자고 있고, 아기엄마는 바로 옆 카페에 들어가 커피를 마시고 있다.

대부분의 보육시설에서도 낮잠 시간에 아이들을 실외에서 재운다. 심지어 눈이 오는 날에도 여러 대의 유모차가 밖에 나와 있다.

물론 아기들은 철저하게 두꺼운 옷과 담요로 덮여 있다. 보습 크림을 바르고, 따뜻한 벙어리장갑을 끼고, 모자를 쓰고, 거위털이나 양털을 채운 침낭 속에서 안락하게 잠을 잔다. 아주 추운 날에는 15분쯤, 그렇지 않은 날에는 3시간까지 밖에서 자도 괜찮다는 게 현지인들의 설명이다.

유치원 교사 브릿 칼슨 씨는 "만 3세가 되기 전까지 모든 아이들을 밖에서 재운다"며 "영하 15도 아래로 내려가면 유모차에 커버를 씌운다"고 설명했다.

핀란드에서는 아기들이 바깥에서 낮잠을 자면 실내에서 잘 때보다 더 오래 잘 잔다는 통계도 나왔다. 부모들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밖에서 낮잠 자는 아기는 평균 1시간 반~3시간을 잔 반면 실내에서는 1~2시간을 자는 것으로 집계됐다. 아기들이 밖에서 자기에 적당한 온도는 영하 5도라는 연구 결과도 있다.

현재 아기를 키우고 있는 부모는 물론 어린 시절 바깥에서 낮잠을 자며 자란 중장년층 독자들의 다양한 사연도 이어졌다.

스웨덴에 사는 안나 릭홀름 씨는 "생후 7개월된 딸을 매일 바깥에서 재우는데 보통 영하 10~20도의 기온에서도 3시간씩 잘 잔다"며 "양가죽으로 덧씌운 유모차에 슬리핑백(유모차 전용 침낭)까지 넣으면 아기는 실내복만 입혀도 된다"고 전했다.

60년대 생인 닐 허버트 씨는 "어머니가 추운 날씨에도 나와 동생을 집 뒤뜰에서 재우곤 했다"며 "덕분에 50세가 넘도록 싸이클을 즐기고 건강에도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조인경 기자 ikjo@<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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