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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항도, 죽을 생각도 못하고 시키는 대로.."

입력 2013. 03. 04. 19:40 수정 2013. 03. 05. 1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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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357건.. 4년새 2.6배↑ 신고 어려워.. 건수 더 많을 듯"사회적 관심 높아져야 치유"

[세계일보]

"반항할 생각도, 죽을 생각도 못하고 시키는 대로 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중학교 2학년 때 시작된 친아버지의 성폭행은 4년 가까이 계속됐다. 경찰조사에서 A(17)양은 "자포자기 상태였다"고 진술했다. 악몽 같은 시간이 거듭되는 동안 신고는커녕 알릴 사람이 없었다. A양은 지난달 인터넷 카페에서 만난 얼굴도 모르는 '채팅 친구'에게 이 같은 사실을 털어놨다.

친딸을 강간하는 등 친족 성폭행 범죄가 잇따르고 있다. 이 같은 범죄는 보호자라는 가족 내 지위를 이용하기 때문에 피해자의 신고가 어렵고, 가정이라는 공간에서 은밀히 자행돼 적발도 쉽지 않다.

서울 동작경찰서는 친딸을 폭행하고 흉기로 위협해 상습적으로 성폭행한 혐의(성폭력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로 최모(54)씨를 구속했다고 4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최씨는 친딸인 A양이 중학교 2학년이던 2009년 5월부터 최근까지 일주일에 1∼3차례씩 때리거나 흉기로 위협한 뒤 강간한 혐의를 받고 있다. 15년 전 아내와 이혼하고 아들과 딸을 양육해온 최씨는 2009년 4월 아들이 가출한 직후부터 자신이 유일한 보호자임을 내세워 A양을 지속적으로 성폭행한 것으로 조사됐다.

A양 사건과 같은 친족 성폭행 범죄가 해마다 늘어나고 있다. 대검찰청 '2012년 범죄분석'에 따르면 2011년 한 해 동안 발생한 친족 성폭행 사건은 357건으로 4년 전인 2007년 137건에 비해 2.6배나 증가했다. 그러나 친족 성폭행 범죄의 폐쇄성을 고려할 때 실제 건수는 이보다 훨씬 더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경찰대 박지선 교수(범죄심리학)는 "친족에 의한 성폭행 범죄자는 자녀를 자신의 소유물로 생각하는 경우가 많고, 범행이 드러나지 않을 것이라는 심리 탓에 범행이 장기간 지속된다"면서 "외국의 경우처럼 제삼자라도 성범죄 피해가 의심될 때 적극 신고할 만큼 친족 성폭행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높아져야 한다"고 말했다.

박영준 기자 yjp@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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