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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삐 풀린 사립유치원비] 정부는 예산 쏟아붓고, 유치원은 냉큼냉큼 챙기고.. 26곳은 100만원 넘어

입력 2013. 03. 07. 18:30 수정 2013. 03. 07. 2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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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보육을 국가가 책임지겠다며 막대한 예산을 쏟아붓고 있지만 사립유치원은 이를 다른 나라 얘기로 받아들이는 모습이다. 국민일보가 7일 교육과학기술부의 공시사이트 '유치원알리미'를 분석한 결과, 서울 강남·서초·송파·용산·양천구 사립유치원 133곳 가운데 올해 교육과정교육비(일반 원비)를 조금이라도 내린 곳은 14곳(10.5%)에 불과했다. 동결은 27곳(20.3%)이었다.

◇일반 원비 내리고 다른 데서 인상=양천구는 사립유치원 38곳 가운데 31곳이 일반 원비를 인상했다. 31곳의 평균 인상액은 4만989원이었다. 일반 원비를 내린 곳은 딱 한 곳이었다. 겨우 월 3000원을 내렸다. 이 유치원은 대신 방과후과정비를 월 8만원에서 12만원으로 올렸다.

강남구도 27곳 사립유치원 가운데 17곳이 일반 원비를 인상했다. 일반 원비를 내린 유치원은 한 곳이었는데, 마찬가지로 일반 원비는 6만원 찔끔 내리고, 방과후과정비를 11만원이나 올리는 '꼼수'를 썼다. 송파구는 39곳 가운데 27곳이, 서초구는 17곳 중에 9곳이, 용산구는 12곳 중에 8곳이 일반 원비를 인상했다.

◇원비 많이 올린 유치원은=강남의 묘동유치원의 일반 원비 인상폭이 가장 컸다. 이 유치원은 지난해 월 41만7000원을 받다가 올해는 월 62만원으로 20만3000원을 인상했다고 공시했다. 같은 구 초원유치원도 일반 원비를 14만4000원이나 올렸다. 이 밖에 서초구 반포성모·송파구 정일·양천구 세화·강남구 신우주·송파구 삼성유치원 등이 10만원 이상을 인상했다.

방과후과정비를 가장 많이 올린 곳은 송파구 잠실밀알유치원으로 지난해 13만원에서 29만7000원으로 16만7000원 인상했다. 방과후과정비는 유치원 정규과정이 끝난 뒤인 오후 2시부터 오후 5∼6시까지 아이를 유치원에 맡기는 데 드는 비용이다. 송파구 애림·강남구 세리·양천구 아란유치원 등에서도 방과후과정비가 10만원 이상 올랐다.

입학비를 가장 많이 올린 곳은 양천구 샘터유치원으로 11만원이나 올렸다. 묘동유치원도 입학비를 지난해 25만원에서 33만6000원으로 대폭 올렸다.

◇천차만별 유치원비=같은 사립유치원끼리도 원비는 큰 차이가 났다. 잠실밀알유치원의 경우 올해 입학을 한 아이가 방과후과정까지 들으려면 120만8000원을 첫 달에 내야 한다. 입학비가 34만원, 일반 원비 57만1000원, 방과후과정비 29만7000원이다. 입학 때 처음 내는 비용이 100만원 이상인 유치원은 26곳이나 됐다. 반면 강남구 소망유치원은 입학비, 일반원비, 방과후과정비를 모두 포함한 비용이 45만6400원으로 잠실밀알유치원의 반도 안 됐다.

국공립 유치원은 거의 받지 않는 입학비도 사립은 유치원마다 천차만별이다. 용산구 일민유치원의 입학비는 45만원인 반면 양천구 사슴·신일·양동유치원은 10만원에 불과하다. 방과후과정비도 7만원에서 31만원까지 유치원마다 제각각이다.

이런 현상은 유치원비를 각 사립유치원의 원장이 정하도록 돼 있어 벌어지는 일이다. 유아교육전문가들은 정부가 사립유치원 원비를 사실상 방치해왔다고 말한다. 육아정책연구원 최은영 누리과정연구팀장은 "일단 원비를 부모와 상의하도록 한 유치원운영위원회 제도와 유치원알리미 사이트의 정책적 효과를 지켜본 뒤 정책 대안을 세울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권기석 김수현 기자 keys@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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