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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소서 못쓰는 대학생 수두룩..대학가 글쓰기 교육 열풍

이정혁 입력 2013. 03. 15. 07:01 수정 2013. 03. 15. 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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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입 위한 주입식 교육이 글 쓸 기회 뺏어가"대학마다 특화된 글쓰기 강화 프로그램 선보여

[이데일리 이정혁 기자]서울의 한 대학에서 인문학을 가르치는 김모 교수는 최근 신입생들이 제출한 독후감을 보고 기가 막혔다. 학생들이 쓴 서평의 수준이 형편없어서다. A4 용지 한 장을 채 못 채운 학생들도 수두룩했다.

김 교수는 "학생들이 대학에 입학하기 전까지 책을 읽고 글을 써 본 적이 거의 없어 글쓰기 강의를 진행하기 힘들다"며 "특히 이공계 학생들의 경우 대학에 입학해도 연구나 실험 때문에 글을 가르칠 기회가 많지 않다"고 말했다.

최근 서강대와 한국외국어대 등 주요 대학들이 '글 못쓰는' 학생을 위해 글쓰기 교육 프로그램을 개설, 학생들의 문장력을 끌어올리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일부 대학은 글쓰기 소양이 부족한 학생들에게 교수들이 개인교습을 실시하기도 한다.

건국대는 지난해 2학기 교수가 학생들의 글쓰기를 개인지도 하는 '글쓰기 클리닉'을 개설했다. 국어국문학과 교수 7명 전공 관련 글쓰기와 보고서, 실험보고서, 논문, 프로젝트 보고서 등 이 대학생활에 필요한 모든 종류의 글쓰기를 구상단계에서부터 실제 문서 작성까지 개인지도한다. 지난 2학기에만 900명이 넘는 학생이 참여할 정도로 인기가 뜨겁다.

김정호 건국대 국문과 교수는 "트위터와 페이스북 같은 SNS가 활성화되면서 자기표현 수단으로 글을 쓸 기회가 많아졌지만 학생들이 글쓰기를 제대로 배울 기회는 줄어들고 있다"며 "제대로 글쓰기를 할 수 있도록 가르치고 자신감을 갖게 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서강대는 지난해 '서강글쓰기센터'를 개소하고 연구교수 3명과 연구원 2명 등 총 5명의 전담 인력을 따로 채용했다. 글쓰기 과목은 인문학을 중심으로 이공계열까지 다양하다.

수업은 학생들이 학교 홈페이지를 통해 인문과 경영, 공학 등 듣고 싶은 분야의 글쓰기 과목을 선택 후 과제를 제출하면 연구교수와 연구원이 첨삭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서강대 관계자는 "지난해에만 2000명의 학생이 글쓰기 과정을 신청했다"며 "이공계 학생들에게 제대로 된 글쓰기를 가르칠 수 있는 것이 장점"이라고 말했다.

글쓰기 강의를 의무적으로 듣도록 못 박거나, 독후감 평가를 통해 장학금을 지급하는 방식으로 학생들의 자발적인 글쓰기를 이끌어 내는 대학들도 있다. 한국외국어대는 글쓰기를 아예 정규 교과목으로 편성해 전교생이 졸업하기 전까지 수강해야 졸업할 수 있게 했다. 부경대는 학생들이 제출한 독후감 심사를 바탕으로 장학금을 지급한다. 지난 2010년 시행 후 올해까지 1046명이 참가해 6652편의 독후감을 제출했다.

한국외대 터키어과 3학년에 재학 중인 이원중씨는 "글쓰기 강의지만 딱딱하지 않고 보고서와 자기소개서 작성법 등 실용적 글쓰기를 배우기 때문에 학생들의 반응이 좋다"며 "그동안 글쓰기에 막연했는데 이제는 자신감이 생겼다"고 말했다.

김인섭 숭실대 문예창작학과 교수는 "학생들이 대입 위주의 주입식 교육에 익숙해져 글쓰기 실력이 갈수록 떨어진다"며 "단순하게 글쓰기만 가르치는 것보다 먼저 많은 책을 읽을 수 있게 장려하는 방식으로 운영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정혁 (utopia@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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