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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동딸 성폭행 父 법정구속..뒤집힌 '걸림돌 판결'

입력 2013. 03. 17. 04:38 수정 2013. 03. 17. 04: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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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고법, 1심 무죄 깨고 징역 7년 선고 재판부 "친족간 성폭력 범죄 특수성 고려"

서울고법, 1심 무죄 깨고 징역 7년 선고

재판부 "친족간 성폭력 범죄 특수성 고려"

(서울=연합뉴스) 한지훈 기자 = "사랑받지 못하고 자라서 어른한테 관심을 끌고 싶어하는 피해자가 다른 사람에게 잘 보이고 싶어 연극을 했다."

작년 10월, 의지할 데 없는 하나뿐인 딸을 성추행·성폭행한 혐의로 구속기소된 A(40)씨에게 법원이 무죄를 선고한 이유다.

당시 재판부는 공소사실을 뒷받침하는 유일한 직접 증거인 피해자의 진술이 자꾸 바뀌어서 온전히 믿을 수 없다고 판단했다.

전국성폭력상담소협의회가 '2012년 걸림돌 판결'로 꼽기도 한 이 판결이 최근 항소심에서 정반대로 뒤집혔다.

서울고법 형사9부(김주현 부장판사)는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깨고 A씨에게 징역 7년을 선고하고 법정구속했다고 17일 밝혔다.

또 A씨에게 성폭력 치료 프로그램 80시간 이수를 명하고 개인정보를 10년 동안 공개키로 했다.

재판부는 "A씨는 비슷한 방법으로 1년 넘게 수차례 범행했다"며 "피해자가 범행 시점을 정확히 모른다고 해서 신빙성을 부인할 수 없다"고 판시했다.

특히 "피해자의 진술 태도로 미뤄 도저히 연극을 하고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친족간 성폭력 범죄는 다른 성폭력 범죄와 달리 피해자가 범행을 사진처럼 띄엄띄엄 기억하는 경우가 많다"고 전제했다.

이어 "어린 피해자가 오랜 기간 친족간 성폭력 범죄를 당한 경우 피해자 진술의 신빙성을 판단할 때 이런 특수성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재판부가 유죄로 인정한 공소사실에 따르면 A씨는 피해자가 잠든 사이 옷 안으로 손을 넣어 몸을 더듬거나 강제로 성행위를 했다.

부모가 이혼한 후 모친 쪽에 맡겨진 피해자는 상습 폭행을 당하다 버려졌고, 친척 집을 전전하던 중 간혹 찾아오는 A씨에게 성폭력을 당했다.

피해자는 대질조사에서 "아빠 불쌍해서 말 안 했는데, 할 말 없어요? 자꾸 그러면 아빠 벌 더 쌓일 것 같은데…"라고 호소했으나 A씨는 끝까지 혐의를 인정하지 않았다.

hanj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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