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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부 "유도수사기법 법제화 검토" 논란 예고

입력 2013. 03. 29. 14:02 수정 2013. 03. 29. 1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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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폭력 대책의 하나로 대통령 업무보고..사실상 함정수사

(서울=연합뉴스) 공병설 기자 = "유도수사 기법 활용을 법제화하는 건 문제가 많지 않습니까?"

"유도수사를 통해 성인 대상 성범죄자까지 잡는 건 사회적 합의가 어려울 듯합니다. 그렇지만 새 정부 국정과제에도 포함돼 있고…."

대통령 업무보고를 하루 앞둔 28일 여성가족부의 언론브리핑에서 기자와 담당 공무원 사이에 오간 질의응답이다.

여성부가 대통령에게 보고할 성폭력 대책의 하나로 경찰의 유도수사기법 활용을 법제화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혀 논란이 예상된다.

'유도수사'는 포장만 했을 뿐이지 사실상 함정수사다.

수사기관이 실적을 올리려고 쓰는 방법으로, 원래부터 범행 의도가 있었는지 확인되지 않은 사람들까지 범죄에 이르게 할 수도 있다.

정당한 수사기법이 아님은 물론, 무고한 시민까지 범죄자로 만들 수 있어 인권침해 논란이 많다. 실제 입법이 추진되면 위헌 가능성도 다분하다. 법원이 함정수사로 붙잡힌 사람들에게 종종 무죄를 선고하는 것은 이런 면을 반영하는 것이다.

여성부 관계자는 "전체 성범죄에 대한 유도수사는 사회적 합의가 쉽지 않겠지만 적어도 어린이,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범죄는 유도수사가 필요하고 여론도 다를 것으로 생각한다. 주무부처인 법무부는 신중한 입장이다"라고 전했다.

함정수사의 문제점과 법제화가 사실 어렵다는 점을 알면서도 대통령 업무보고에 포함시킨 것이다.

'관계기관과의 협력'이란 단서를 달았지만 충분한 사전협의 없이 어린이·청소년 대상 성범죄에 대해 집행유예 선고가 불가능하도록 법정형 상향을 검토한다는 것도 경솔했다는 지적을 피할 수 없다.

대국민 여론수렴과 법조계, 국회 등과의 협의 등을 통해 세밀히 검토해야 할 부분이 많기 때문이다.

여성들이 많이 찾는 여성의류·액세서리 매장, 커피숍 등에서 성폭력 예방 캠페인을 벌이겠다는 계획도 효율성은 뒷전으로 미룬 전시행정이란 비판의 목소리가 있다.

여성부는 조윤선 장관이 직접 발표에 나선 이날 브리핑에서 '국제 성평등지수 관리'를 부처 간 협업 과제 중 하나로 꼽았다.

세계경제포럼(WEF)의 성격차 지수(GGI) 같은 성평등지수는 각국 정부의 통계를 인용해 작성하는데 일부 부처의 통계가 부정확하기에 '지수 관리'를 더 철저히 하겠다는 것이다.

여성정책 주무부처로서 실질적으로 성평등을 이뤄 나가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할 것인지에 관한 내용은 없었다.

최근 조 장관이 일부 언론에 도입 계획을 밝힌 '손주 돌보미 사업'도 업무보고 계획에는 명시적으로 언급되지 않았다.

이 사업은 손자·손녀를 돌보는 친할머니와 외할머니에게 정부 예산으로 매월 40만원의 수당을 준다는 것이다.

여성부는 사업 자체가 무산됐느냐는 질문에 "그런 건 아니다. 전문가 자문, 의견수렴, 관계부처 협의를 거쳐 계속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k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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