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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가산점제는 악법?"..형평성 우려 '논란'

입력 2013. 04. 17. 19:02 수정 2013. 04. 18. 13: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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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들 재기 기회 열어" vs "불임·미혼 역차별"
법안 발의되자 포털·SNS 형평성 논란 가열
일부 남성 "군 가산점 성차별이라더니.." 비판

출산이나 육아 등으로 사회생활을 중단한 여성들이 재취업에 나설 경우 2%의 가산점을 주는 이른바 '엄마 가산점제' 도입을 둘러싸고 형평성 논란이 일고 있다. 미혼여성, 불임여성 등을 고려하지 않은 '악법'이라는 지적과 함께 남성에 대한 역차별이라는 비판이 거세다.

17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에 따르면 환노위는 여성들이 임신과 출산, 육아 등으로 사회생활을 중단했다가 재취업할 때 가산점을 주는 것을 골자로 한 '남녀 고용평등과 일·가정 양립 지원법'을 제정하기 위해 심의 중이다. 법안은 국가 등 취업지원 실시기관에 응시하는 경우 과목별 득점의 2% 내에서 가산점을 주도록 하는 게 주된 내용이다.

이를 두고 인터넷 등에서는 찬반 논란이 뜨겁다. 다음 아고라 게시판에는 '엄마 가산점제 실시간 토론방'이 개설된 지 하루 만인 이날 오후까지 네티즌 1200여명이 참여해 찬반 의견을 쏟아냈다. 트위터와 페이스북 등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에서도 설전이 벌어졌다.

아이디 'was****'는 "아이를 낳는 여성은 대인관계나 일, 사회적 경험 모두 경력이 단절돼 복귀를 엄두조차 못 내는 경우가 많다"며 "이런 제도를 통해 엄마들이 재기할 수 있는 기회가 많아져야 한다"고 찬성의견을 내놨다.

이에 맞서 역차별이라며 반대의 목소리 또한 높다. 이들은 "유산하는 여성, 아이를 못 낳는 여성 등은 어떻게 하라는 말이냐", "결혼이 아닌 다른 이유로 회사를 그만둔 여성들에 대한 역차별"이라는 의견을 쏟아냈다.

한국여성민우회는 성명을 통해 "극히 일부에게만 혜택이 돌아갈 수 있는 이 제도는 여성뿐만 아니라 남성까지 역차별 소지가 높아 혜택적 접근이 아닌 보편적 방식의 정책 접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군대서도 취업 걱정 17일 경기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 '2013 국방부 전역(예정) 장병 취업박람회'를 찾은 군인들이 취업적성검사를 받고 있다.남제현 기자

일부 남성들은 18대 국회 당시 여성계의 반대에 부딪혀 법안 상정이 무산됐던 '군 가산점제'를 거론하며 비판했다.

엄마 가산점제와 함께 논란을 불렀던 군 가산점제 도입을 위한 병역법 개정안은 이날 국회 국방위 법안심사소위에서 논의됐지만 위헌 논쟁, 형평성 침해 등이 우려돼 의결되지 못했다. 새누리당 한기호 의원이 대표 발의한 이 개정안은 1999년 헌법재판소의 위헌 군가산 결정을 받은 군 가산점을 부활하되 가산 비율을 당시 3∼5%에서 2%로 낮췄다.

아이디 'jor****'은 "군 가산점은 남녀차별이라는 주장을 폈던 여성들이 이제 와서 엄마 가산점제를 찬성한다는 건 어불성설"이라며 "이런 거 만들 시간에 취업 못하고 결혼하지 못하는 청년들을 구제할 방안을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두 법안이 모두 성 역차별 요소를 담고 있어 대안 마련이 우선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아이디 'cha****'는 "한창일 나이에 군 복무를 해야 하는 남성이나 사회에서 능력을 뽐낼 시기에 출산으로 사회생활을 접어야만 하는 여성 모두 혜택의 대상이 된다는 데 공감해야 한다"며 "다수의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도록 제도를 보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창호 숭실대 교수(정보사회학)는 "재취업 등을 높일 수 있는 제도적인 장치를 마련하지 않고 특정 부류에 한정된 법안을 마련하려고 하다 보니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며 "형식에 그치지 않도록 철저한 검토단계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오영탁 기자 oyt@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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