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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부강간..아내는 부녀자인가 아닌가?

입력 2013. 04. 18. 18:03 수정 2013. 04. 18. 1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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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호인, "이혼사건마다 강간 주장할 것" VS 검사, "항거 불가능하면 강간"

[CBS 정영철 기자]

18일 대법원 대법정에서 열린 부부강간 사건 공개변론에서는 검사와 변호사가 팽팽한 논리싸움을 벌였다.

논쟁의 핵심은 타인간이 아닌 부부간에도 강간죄가 성립하느냐였다. 강간죄의 객체인 '부녀'에 제3자가 아닌 아내도 포함되는 지를 놓고 양측은 치열한 공방을 주고받았다.

문제의 사건은 지난해 경기도 안산에 사는 남편 A(45) 씨가 흉기로 부인(41)을 위협한 뒤 강제로 성관계를 갖는 등 2차례에 걸쳐 강간한 것이다.

1심은 징역 6년에 전자발찌 10년착용을 선고했지만, 2심 재판부는 징역 3년 6월로 형량을 낮췄다. 그동안 대법원은 실질적으로 부부생활이 파탄된 상태였다면 강간죄를 인정했지만, 정상적 부부관계에서는 이를 인정하지 않았다.

◈ 변호인 "이혼사건마다 부부강간 주장할 것"

피고인의 법정 대리인인 신용석 변호사는 변론에서 "사회통념에 따라 일반 국민이 자신의 처를 부녀라고 하지는 않는다"며 "대법원은 1970년에 이미 실질적 부부관계가 있는 경우 강간죄가 성립하지 않는다고 판결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우리나라처럼 강간주체를 한자 '부녀'(婦女)를 쓰는 일본에서도 여기에 아내를 포함하지 않고 있다는 논리를 폈다.

그는 이어 "60년간 법률조항 변경이 없는데 갑자기 부부강간이 성립한다고 하는 것은 부당하다"며 "부부강간이 인정된다면 대부분의 이혼사건에서 강간이 주장될 것이고 실제적 진실발견이 어려워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변호인 측 참고인으로 나선 윤용규 강원대 교수는 지난 2009년 부부강간죄 항소심 도중 피고인이 자살한 사례를 언급하며 "원심이 심리하지 않은 실질적 부부관계의 존재여부가 신중히 검토돼야 한다"고 말했다.

변호인 측은 "당시 밤늦은 귀가가 잦아지는 등 부인의 남자문제로 갈등이 시작됐다"면서 "피고인은 그동안 아무런 전과도 없었다"며 원심의 형량이 너무 무겁다고 호소했다.

◈ 검사 "부부강간도 인간의 존엄성 침해"

검찰 대표로 나선 이건리 대검찰청 공판송무부장은 항거할수 없는 '위협'에 의한 성관계에 초점을 맞추며 변호인측의 논리에 반박했다.

이 부장은 "형법 297조는 강간죄 객체를 부녀로 제한하고 있다"며 "부녀는 모든 여자를 의미한다고 해석해야 한다"고 맞섰다.

이어 "민법상 동거의무는 항거가 불가능한 상태에서의 강간수준까지 포함하지 않는다"며 "헌법상 보장되는 인간의 존엄과 행복추구권, 양성평등은 침해할 수 없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부장은 특히 "부부강간이 일반 강간보다 더 중한 폭행협박을 요구하는 견해도 있을 수 있다"며 "부부관계를 이유로 처를 강간죄 객체에서 제외한다면 사회가 보호의무를 저버리는 것"이라고 말했다.

검찰측 참고인인 김혜정 영남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아무리 혼인에 성적 충실의무가 포함됐다고 하더라도 강압적 성교가 포함된다고 볼 수 없다"며 "외국에서도 국민의식이 달라지면서 비판이 일고 부부간 강간을 인정하는 입법과 판례가 등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강간죄 요건에서 '혼인 외'라는 단서를 뺀 독인뿐 아니라 영국, 미국, 프랑스에서는 부부강간을 인정하고 있다.

김 교수는 또 "(부부강간을 인정하는 것은) 여성의 인권을 보호하고 가정내 양성평등이 이뤄지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양측은 "형벌은 최후수단이 돼야 하는데도 장래를 제시하지 못하는 보복형이 돼가고 있다. 국가가 혼인관계 파탄을 막아야 할 의무도 있다"(신용선 변호사), "부부강간을 인정하자는 것은 남편 모두를 강간으로 처벌하자는 것은 아니다. 가정유지라는 형사정책적 목적은 가폭법상 보호처분 등을 통해 달성할 수 있다"(이건리 부장)는 말로 변론을 마쳤다.

양승태 대법원장은 "대법원은 여러 사정을 모두 종합해서 최선의 결론을 내도록 하겠다"면서 선고일은 확정하지 않았다.steel@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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