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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녀시대에게 옷 입히는 여자, 스타일리스트 서수경 [인터뷰]

입력 2013. 04. 29. 18:33 수정 2013. 04. 29. 18: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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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경닷컴 MK패션 송혜리 기자] "올해로 딱 10년째네요" 고작 스물을 넘긴 나이에 스타일리스트 한혜연 씨의 제자가 됐다. 제 몸 보다 더 큰 옷 보따리를 이고, 지고 찍었던 첫 화보가 도배된 명동 거리를 걸으면서 그는 눈물이 날 것만 같았단다. 그렇게 10년이 지나, 그는 6명의 어시스턴트가 있는 '실장님'이 됐다. 게다가 제 손으로 단추를 채워주고 옷을 입히는 연예인은 무려 '소녀시대'다.

"대부분은 3년에서 4년 어시스턴트 일을 하거나, 실장으로 독립하지 않고 팀장을 맡는 친구들도 있어요. 전 다른 사람에 비해서 빨리 독립을 한 편이에요. 운이 좋은 편이죠" 견습생에서 스타일리스트로 어엿한 명함을 만들고 이름을 알리게 된 계기는 화장품 브랜드 '에뛰드'의 광고촬영을 하면서다. 당시 배우 송혜교에서 고아라로 전속모델이 교체되면서 그에게 기회가 왔던 것. 다양한 광고 화보를 통해 쌓아왔던 실력은 유감없이 발휘됐다. 이후 모델이 박신혜로 교체 되고도 그는 3년 동안 이 브랜드의 얼굴을 책임졌다.

"좋은 일이 한꺼번에 터졌죠. 당시 함께 맡고 있던 정혜영 언니가 기부천사로 부각되면서 광고가 봇물 터지듯 밀려들었고, 신혜 매니지먼트 측이 전속 스타일리스트를 의뢰해서 '미남이시네요'부터 같이 일하게 됐으니까요" 다른 것과 재지 않고 자신의 직업만 보며 달려온 7년의 세월은 그에게 최고의 주가를 올리고 있던 '소녀시대'로 화답했다. 2011년 '더 보이즈'로 소녀들과 만난 그는 특유의 밝고 행복한 느낌을 주는 스타일링 실력을 발휘해 고풍스러운 명화를 연상시키는 티저를 선보였고, 이는 연일 화제를 모았다.

특히 올해 그는 소녀시대에게 '패셔니스타'의 얼굴을 선물했다. 단체복으로 상징되던 그들에게 비비드한 저지, 데님, 키치한 커스텀 주얼리 등 각자의 개성에 맞는 자유로운 옷을 입혀 멤버 개개인이 패션아이콘으로도 손색없는 이미지를 갖게 됐다. 수영, 제시카, 서현 등은 모 핸드백 브랜드와 화장품 브랜드의 광고모델이 됐고, 활동을 하지 않는 지금도 그들의 화보는 공개될 때마다 화제를 낳고 있다.

이렇게 그 존재만으로도 엄청난 파급력을 발휘하는 소녀시대의 옷을 책임지는 만큼 서수경 실장은 '패션산업'에 대한 책임감도 남다르다.

"단편적으로 '뉴트럴 컬러가 세련된 것'이라는 생각하는 것처럼 패션에 대한 고정관념을 버려야 해요. 스타일은 없고 유행만 있으니, 패션시장이 다양한 방면으로 클 수가 없는 거죠. 그래서 일부러 소녀시대에게 밝고 화사한 옷을 입히기도 해요. 소녀시대니까 입어줘야 한다고 생각해요"

'제일 잘하고, 빨리 할 수 있는 것을 찾아오라'는 고등학교 선생님의 지시에 옷 리폼을 해갔던 그. 앞만 보며 달려온 10년, 아직도 그는 이 일을 오래 하고 싶어 고민한다.

"하루에 열 두 번씩도 더 이 일을 어떻게 하면 오래 할 수 있을까 하고 고민해요.(웃음) 한 번도 이 일은 지겨운 적이 없었거든요" 게다가 함께 일하는 후배들이 생기기 시작하면서 그는 스타일리스트들의 처우에 대한 생각도 많이 하게 됐다. 내 식구들 잘 챙겨야 한다는 책임감이 생겨날수록 근본적인 문제에 대한 고민은 깊어졌다.

"해외와 달리 우리나라의 연예산업은 스타를 '발굴'하기보다는 '만들어'내는 구조라서 그 '만들어'내는 과정에 대한 비용은 발생하지 않아요. 만약 그 연예인이 대박을 치거나 그야말로 '떠'야 수익이 발생하는 거죠. 즉 건당 수당으로 계산되지 않는 겁니다. 그러니 신입 스타일리스트들이 돈을 벌수가 없죠. 게다가 우리나라 대부분의 방송이 그렇듯 의상준비기간도 턱없이 짧아요. 늘 일 주일 만에 옷 몇 십벌을 만들어 내야 해서 밤새는 건 부지기수니 몸이 힘들어 그만두는 사람도 많아요" 이렇게 체력적으로 못 견디고 하루 만에 그만둔 사람도 있었고, 혼자서도 잘 할 수 있어야 한다는 생각에 잔소리를 하면 마음도 몰라주고 그만둬 버려서 혼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할 때도 있었다.

"세상에 쉬운 일이 없듯, 이일도 공부한다고 생각하고 시작해야 해요. 특히 이 직업은 전문직이기 때문에 현장에서 배우고 공부하는 과정이 필요하거든요. 그런데 이런 사정을 모르고 뛰어들었던 사람들은 일반 직장 다니는 친구들의 상황과 자신을 비교하면서 금방금방 그만두니 마음이 아프죠. 시간이 지나면 월급이 오르고, 승진을 하는 체계가 아니라 다들 불안해하는 것 같아요" [매경닷컴 MK패션 송혜리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 진연수 기자, SM엔터테인먼트, 에뛰드]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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