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끊이지 않는 어린이집 폭행.. 법규 허술 탓

입력 2013. 05. 01. 18:46 수정 2013. 05. 02. 14: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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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쇄 1년 지나면 '면죄부'악덕원장 버젓이 재영업

어린이집에서 아동폭행 사건이 빈발하면서 정부의 부실한 관리와 솜방망이 처벌에 대한 비난이 고조되고 있다. 어린이집 설립과 보육교사 자격증 취득 요건이 까다롭지 않아 진입 문턱이 낮다 보니 부실 어린이집이 양산되고, 문제가 생겨도 행정처분이나 불구속 입건처럼 처벌이 약해 사건 재발을 부추긴다는 지적이다.

1일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어린이집 운영자는 아동학대 등의 이유로 폐쇄명령을 받았더라도 1년만 지나면 다시 '영업'을 할 수 있다. 현행 영유아보육법은 어린이집을 운영할 수 없는 결격사유로 ▲폐쇄명령을 받고 1년이 지나지 않은 자 ▲자격정지 중인 자 ▲정신질환자 ▲향정신의약품 복용 전력이 있는 자 등을 꼽고 있다. 폭행 등의 전과는 결격사유에 아예 들어있지 않다.

게다가 일정 요건만 갖추면 누구나 어린이집을 운영할수 있어 부실 어린이집 양산의 원인이 되고 있다. 원장 자격증이 있는 사람을 채용하기만 하면 어린이집을 차릴 수 있어 일단 문을 열었다 수천만원의 프리미엄을 받고 매각하는 일도 허다하다. 지난해 복지부의 평가인증을 받은 어린이집 가운데 3110곳이 평가취소를 받았는데, 이 중 2026곳이 매매로 인한 취소였다.

보육교사 관리도 허술하다. 아동학대로 형사처벌을 받으면 곧바로 보육교사 자격증이 취소되지만 1년 후 재취득이 가능하다.

정부는 뒤늦게 아동학대로 영유아에게 심각한 신체적·정신적 피해를 입혀 자격 정지·취소 처분을 받은 원장과 보육교사 명단을 공개하는 법안을 추진하고 있지만 폭행 전과가 있는 사람은 보육교사 자격을 영구박탈시켜 재취업의 기회를 주지 말아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어린이집 원장이나 보육교사가 아동학대로 경찰조사를 받아도 피해 사실을 입증하기 어려워 대부분 불구속 입건에 그친다.

경찰도 어린이집 폭행사건 수사에는 소극적이다. 2011년 10월 서울시내 7개 구립어린이집의 아동학대 장면이 담긴 폐쇄회로(CC)TV가 언론을 통해 공개된 뒤 경찰은 서울시내 모든 어린이집의 폭력실태를 수사하겠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세계일보 확인 결과 경찰은 당시 문제가 됐던 동대문구 등 7개 구립어린이집을 조사하는 데 그쳤다.

숙명여대 서영숙 교수(아동복지학)는 "어린이집 아동폭행 사건이 터질 때마다 정부는 폭행교사를 영구퇴출하겠다고 했지만 말뿐이었다"면서 "보육교사 채용요건을 강화하고 아동학대 처벌 수위를 높여야 한다"고 말했다.

김수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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