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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 스토리] '중국 노동절' 연휴 특수 누린 제주

제주 입력 2013. 05. 10. 03:36 수정 2013. 05. 12. 1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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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 中 관광객 폭증.. "중국으로 착각할 정도"

"펑징, 전 퍄오량!(풍경이 정말 아름답다)."

9일 제주도의 대표적 관광지인 제주시 용두암 해안. 용두암 전용 주차장에는 중국 관광객을 태운 전세버스들이 쉴 새 없이 드나들었다.

관광버스에서 내린 중국 관광객들은 용두암 전설에 대한 관광 가이드의 설명이 끝나자마자 넓게 펼쳐진 바다를 사진기에 담기 시작했다. 일부는 해안으로 내려가 바닷물에 손을 씻기도 하고, 수학여행을 온 한국 학생들과 기념 촬영을 하며 즐거워했다. 상하이에서 온 중국인 관광객 우훙샤(吳紅霞·47)씨는 "푸른 바다와 검정 돌이 어우러져 한 폭의 그림 같다"며 "자연이 빚어낸 걸작"이라고 말했다.

용담공원관리사무소 관계자는 "용이 중국인에게 특별한 의미를 지니다 보니 하루 평균 2000명 이상이 찾는다"며 "이곳이 중국인지 한국인지 착각이 들 정도"라고 말했다.

2011년 1만2000명이 넘는 중국인 인센티브 관광단이 온 것을 기념하기 위해 조성된 제주시 연동의 바오젠(寶健) 거리. 횟집마다 '鮑(전복)' '章魚(문어)' 등 중국어로 표기된 안내판이 설치됐고, 종업원이 나와 중국어로 안내했다. 최근 화장품 가게를 열었다는 박모(44)씨는 "예전엔 이 거리에서 술집과 식당이 주로 영업했는데 중국 관광객이 몰려오면서 중국인을 상대로 영업하는 화장품, 홍삼류, 의류, 액세서리 등 가게가 늘었다"며 "이곳에서 영업하기 위해서는 중국어가 필수"라고 말했다.

반면 바오젠 거리 주변 상인들은 불만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상인 박모(38)씨는 "관광객들이 바오젠 거리를 벗어나지 않고, 도민들까지 바오젠 거리 상권으로 몰리다 보니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지속되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중국인 관광객 덕에 제주도에 관광 비수기가 사라졌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중국인 관광객이 제주도로 몰려들고 있다. 지난 6일까지 제주를 찾은 외국인 관광객은 51만9000여명에 이른다. 이 중 중국인이 36만1000여명이다. 이는 작년 같은 기간보다 74%가량 늘어난 수치다.

특히 지난 중국 노동절 연휴 기간(4월 27~5월 5일) 동안 국내에 들어온 중국인 관광객은 7만3000명으로 집계됐고, 이 중 제주공항을 통해 제주를 찾은 중국 관광객은 2만9500여명이다. 작년 같은 기간 1만5800명보다 갑절 가까이 늘어난 숫자다. 하루 평균 방문객도 3300명으로 평소 1000여명에 비해 3배가량 늘었다.

관광객 증가는 면세점 등 중국 관광객들을 상대로 영업하는 상권의 매출 증가로 이어졌다. 신라호텔 면세점 관계자는 "3월 이후 매출이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인데, 특히 노동절 기간 매출이 작년에 비해 50%가량 늘어났다"고 말했다.

제주와 중국을 연결하는 항공 노선이 급증한 것도 중국 관광객 증가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한국공항공사에 따르면 지난 1월부터 4월까지 제주 기점 중국 노선 항공기 운항 횟수는 모두 1763회로 작년 같은 기간 1040회보다 70% 가까이 증가했다. 취항 도시의 경우 정기편은 작년 같은 기간 6개 도시에서 9개로 늘었고, 부정기편은 11개 도시에서 올해 24개 도시로 2배 이상 많아졌다.

반면 야간 관광 시설과 먹거리, 대단위 쇼핑 시설에 대한 아쉬움도 제기되고 있다. 중국어 가이드인 김모(43)씨는 "중국 관광객들이 감옥에 갇힌 기분이 든다고 표현할 정도로 야간에는 찾아가서 즐기고 돈을 쓸 곳이 없다고 하소연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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